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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잘나가는 월급쟁이가 부동산으로 간 까닭은?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20년 넘는 세월을 성실한 월급쟁이로 살고 있는데 이것만큼 미련한 짓이 없다 싶어요.”

 

최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에서 만났던 A씨의 전언이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최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A씨처럼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50대 직장인들이 몰리고 있단다.

 

일종의 '상실감' 때문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수많은 경쟁을 뚫고 대한민국에서 한손에 꼽히는 회사에 착실히 다녀온 이들이 왜 이토록 상대적 빈곤감에 허덕일까?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며 앞서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똘똘한 집 한 채’로 3~5년만에 수 억원대 이익을 낸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늘 쫓기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단다. 

 

이들 중 대부분은 3~4년 전에 '조금 무리해서라도 대출 받아 집을 샀어야 했다'고 후회하면서 집값이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냐고 묻는다고 한다. 집을 안사면 나중에 더 큰 자괴감이 밀려올까 두려운 것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들이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찾고 있는 시점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추진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 이후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에서 제외된 부산 해운대는 엿새째 만에 프리미엄이 1억씩 올라가는 아파트도 생겨났다.

 

분양가상한제 대상지역 발표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집값이 안잡히면 더 강한 규제를 내놓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규제가 만능열쇠일 수는 없다. 집값을 잡기를 위해서는 근본적이고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집 한 채가 인간의 삶의 질과 행복을 좌우하는 나라가 돼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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