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대한민국은 2025년 1분기의 연이은 악재로 정신없는 상반기를 보냈습니다.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탄핵 사이에서 환율의 불안,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 거기에 역대 최악의 산불 재해와 신안산 터널 붕괴사건 등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기본불안이 깔려있던 터였는데 예상치 못했던 가지각색의 재난 앞에서 서민들의 삶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리스트의 ‘위로(Consolation)’ 인생에서 어려운 일이 닥칠 때 떠올라 주는 음악이 있다면 그나마 삶이 좀 덜 힘들겠지요. 낭만주의의 문을 열었던 리스트가 주는 위로의 음악을 맛보려 합니다. 리스트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입니다. 원래 그는 혼을 쏙 빼놓을 만큼 화려한 곡들을 작곡하고 연주하며 기량 뽐내기를 좋아했습니다. 기절할 정도로 어렵고 속주의 연속인 그의 ‘초절기교’와 같은 곡들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6개의 피아노 솔로 모음곡인 ‘위안’ 중 3번 D♭장조(Lento Placido)는 그런 리스트의 여러 화려한 곡들 중에서 몇 안 되는 느린 곡입니다. ‘위로’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피아노곡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잘생긴 외모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피아노 연주실력을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라흐마니노프의 스승이며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인 아렌스키 라흐마니노프와 림스키코르사코프, 이 둘 사이에서 조금은 덜 유명한 러시아 낭만주의의 음악가, ‘안톤 아렌스키(Anton Arensky)’. 아렌스키는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와 의사이자 첼리스트였던 아버지를 둔 비교적 부유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탁월한 음악성으로 18세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하면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가 되었고, 졸업 후 바로 모스크바 음악원의 교수가 되어 후학을 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와 같은 걸출한 제자를 낳아 러시아 음악가들의 굵직한 계보를 잇는 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쇼팽과 차이콥스키의 서정미를 닮은 피아노 트리오 no.1 소개해 드리는 피아노 삼중주곡은 아렌스키의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대곡입니다. 러시아음악이지만 유럽의 스트링 기반과 러시아 민요의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이 시대를 뛰어넘은 현대인에게 들려주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세 악기의 조화 속에서 시작하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치밀한 구성으로 작곡된 뼈대 위에 얹히는 음악적으로도 큰 가치를 보이는 명곡입니다. 특히 3악장은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2025 로잔 국제 발레콩쿨에서 서울예고의 박윤재(16세) 발레리노가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로잔 국제 콩쿨은 바르나, 잭슨, 모스크바, 파리와 함께 세계 5대 국제 발레콩쿨에 포함됩니다. 역대 여러 여성 발레리나의 수상경력이 있었지만 남자무용수로서는 최초 수상입니다. 박윤재 군의 우승으로 우리나라는 발레 역사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보리스 아사피에프의 발레음악 ‘파리의 불꽃’ 이번 호에서는 이 영광스런 콩쿨에서 박윤재 군이 경연했던 발레음악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작품의 제목은 '파리의 불꽃(Flames of Paris)'입니다. ‘파리의 불꽃’은 제목에서 짐작해볼 수 있듯이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발레작품으로서 러시아 발레의 황금기인 1932년에 소련의 레닌그라드에서 초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프랑스가 배경인 소련의 발레작품인데 프랑스 시민혁명 정신을 이어받은 소련의 10월 혁명을 투영시킨 작품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다소 오락성이 강했던 고전발레와 달리 ‘혁명’과 ‘자유’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담은 만큼 사회적인 메시지를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혁명적이고 열정 가득하거나 사랑스럽고 우아하거나 ‘바실리 바이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곡은 낭만주의 음악가 ‘샤를 구노’가 바흐의 평균율에 자신의 선율을 붙여 1850년에 발표한 곡입니다. 구노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Das wohltem perierte Klavier, Buch1) BWV 846 의 전주곡 1번을 반주로 하여 멜로디를 얹혔습니다. ‘아베마리아’라는 동명의 제목을 가진 곡이 여럿 있지만 이 곡은 슈베르트, 카치니의 그것과 함께 ‘세계 3대 아베마리아’ 중 한 곡으로 꼽히는 곡입니다.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는 시인 월터 스콧의 시 중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드리는 기도를 가사로 하여 1825년에 발표한 곡이고,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는 17세기 음악가였던 카치니의 이름을 빌려 20세기 음악가인 바빌로프가 작곡한 곡이라고 밝혀진 곡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삽입된 곡으로 유명합니다. 구노의 아베마리아는 가사없이 기악곡으로도 연주가 되지만, 성악으로 불리어질 때는 성경의 마리아의 수태고지를 가사로 넣어 노래합니다. ‘수태고지’란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세상을 구원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게 될 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마리아여, 기뻐하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언덕 위로 날아가라” _오페라 <나부코> 中 요즘은 나라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자주 감상하던 음악 대신 매일 정치 뉴스를 듣다 보니 여유도 없고 머리가 아픕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수록 하나로 단결하는 힘이 컸던 우리의 역사 속 전력이 있기에 ‘반드시 일어나리라’ 희망을 가져 보지만, 국격을 지켜주던 나라의 모든 수준이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정치 상황은 정말 답답하고 견디기 힘이 듭니다. 이탈리아인을 하나 되게 한 ‘히브리인의 합창’ 애국심이 진하게 묻어있는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인의 합창’을 소개합니다. 오페라 나부코는 ‘Temistocle Solera’가 쓴 대본에 베르디가 작곡한 오페라입니다. 구약성경에는 포로로 끌려간 히브리인들이 이방 땅에서 “바빌론 강가에서 요단강을 그리워하며 우리는 울었네”라고 탄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이 대목을 모티브로 하여 오페라 나부코는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베르디는 이 나부코의 전체적인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히브리인의 합창’이라는 곡을 먼저 작곡해 놓고 나서 전반적인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지금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는 빛을 이용해 피사체를 부각시키는 표현을 했던 ‘빛의 거장-카라바조’의 전시회가 한창입니다. 예술에 있어 ‘인상주의’라는 사조는, 한순간 찰나의 시간을 마치 사진 찍듯 포착하여 표현해낸다는 특징이 있는데, 미술과 음악계에 있어 인상주의는 사실상 이 카라바조라는 예술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답니다. 카라바조의 작품에서 빛에 따라 대립되는 구도와 선의 정확성은 마치 그림인 듯, 사진인 듯 사실적으로 선명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로 인해 미술계에서 먼저 인상주의의 문이 열렸고, 거기에서 영향을 받은 음악가에 의해 인상주의 음악 또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인상주의 음악가…드뷔시, 라벨, 생상스 미술에서 시작된 인상주의는 음악에도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인상주의 미술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미술에서 느꼈던 감동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인상주의 음악의 문을 열었던 음악가 드뷔시. 그는 빛에 의해 반짝거리는 색채를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파격적인 작곡법을 고안해냈고, 독자적인 음계의 사용으로 음악에 몽환적인 색채의 마법을 부렸습니다. 한편, 드뷔시처럼 같은 인상주의 음악가로 분류되지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한국을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유키구라모토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12월 25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951년 일본의 사이타마현 우라와시에서 태어난 유키구라모토는 그의 첫 앨범 <레이크 미스티 블루(Lake Misty Blue)>의 수록곡 ‘Lake luise’가 큰 히트를 치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하였다. 그는 특히 지난 1999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 첫 내한공연이 매진을 기록한 이후 매년 서울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피아니스트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번 내한 연주는 JTBC슈퍼밴드의 우승자 첼리스트 홍진호와의 듀오 무대도 준비되어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진호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석사 및 최고 연주자 과정을 수석 졸업하였으며,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로 첼로의 확장성을 시도하고 있는 첼리스트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유키구라모토의 명곡들을 피아노 솔로 연주로, 그리고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도 연주할 예정인데, 협연으로는 풍성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젊고 유연한 디토 오케스트라와 백윤학 지휘자가 함께 한다. 시즌에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어떤 악기로 연주해도 예쁜 선율. 고섹(Gossec)의 가보트(Gavotte)를 소개해드립니다. 이 곡은 ‘가보트’라는 형식을 갖춘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하며, 오늘날 작곡가 ‘고섹’을 대표하는 대표곡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섹은 원래 가보트를 1786년의 오페라 <Rosine, ou L’épouse abandonnée>의 삽입곡으로 작곡할 때, 피아노 반주와 바이올린을 위한 곡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주 멜로디의 선율 자체가 단순하면서도 예뻐서인지 지금은 플롯이나 피아노 등 여러 악기로 편곡해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가보트’는 프랑스 궁정무곡 프랑스 춤곡인 가보트는 대부분 2박자의 곡이 많은데,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가보트는 D장조, 4분의 4박자로서 스타카토가 많고, 경쾌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입니다. 4비트의 반주부에 바이올린의 경쾌한 가락이 얹혀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처음의 멜로디가 재현되는 세도막 형식의 곡입니다. 원래 ‘가보트’라는 명칭은 ‘Pays de Gap’이라는 지역의 주민을 뜻하는 단어인 ‘가보츠(Gavots)’라는 단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17세기 프랑스의 궁정을 중심으로 궁정무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