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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클래식&차한잔] 슈베르트 즉흥곡 3번

Franz Schubert-Impromptu Op.90 No.3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겨울과 봄, 계절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나왔지만 봄이라 부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마음은 겨울의 추위를 느끼면서도 곧 이어질 봄의 따뜻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미묘한 시간의 감각을 음악으로 옮겨봅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Op.90 no.3 만큼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음악도 없을 듯 합니다.

 

이 곡이 작곡된 1827년, 슈베르트는 이미 병으로 쇠약해진 상태였습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악화, 그리고 생전에 인정받지 못한 현실 속에서 그는 이전보다 훨씬 내면적으로 침잠한 음악을 써 내려갑니다.

 

 

‘즉흥곡’이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과 달리 오히려 차분히 정리된 고백에 가까운 음악입니다.

 

곡은 일정한 리듬 위에 부드럽게 흐르는 선율로 시작됩니다. 왼손의 반복적인 반주는 마치 멈추지 않는 시간처럼 흐르고, 그 위에 오른손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얹혀집니다.

 

감정이 폭발하지도, 완전히 가라앉지도 않은 이 곡은 그래서 2월의 느낌과 흡사합니다.

 

이 음악은 슬픔을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비극적인 화성도, 극적인 전개도 없습니다. 그저 조용히 흐를 뿐입니다.

 

대신 슈베르트는 “말하지 못한 감정”을 음과 음 사이의 여백에 남겨둡니다. 그래서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슬프다기보다 담담해진다는 느낌이 먼저 듭니다.

 

중간부에서 잠시 조성이 흔들리며 긴장이 생기지만 이내 다시 처음의 고요한 흐름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흔들리는 감정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그 상태 그대로 존재하도록 허락합니다.

 

서둘러 겨울을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겨울의 시간을 지낸 다음에 봄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무언가를 결론 내리기보다는 지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음악입니다.

 

연주자의 호흡과 태도를 점검하게 하는 곡

 

<즉흥곡 Op.90 no.3>는 연주자를 빛나게 만드는 곡이 아닙니다. 대신 연주자의 태도와 성숙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곡입니다. 얼마나 많이 말하려 하는지, 혹은 얼마나 잘 참을 수 있는지가 그대로 소리로 드러납니다.

 

연주자에게 이 곡은 기교를 점검하는 곡이 아니라 자신의 호흡과 마음을 점검하는 곡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겨울의 끝자락, 2월에 더욱 깊게 남습니다.

 

끝과 시작 사이에 담담하게 잠시 머무는 음악, 슈베르트의 즉흥곡을 감상하며 보내는 그 잠시의 쉼은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진실한 위로일 것입니다.

 

슈베르트 즉흥곡 3번 듣기

 

 

[프로필] 김지연

•(현)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이레피아노원장

•(현)레위음악학원장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수석교육이사

•(현)아이러브뮤직고양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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