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과세 당국이 정당한 사유 없이 세금 부과제척기간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 과세 내용을 통지해 납세자가 과세 전 적부심사 기회를 박탈당한 경우 절차적 하자가 있어 세금 부과를 취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A씨가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2002년 3월 취득한 서울 서초구 한 건물을 2016년 12월 16일 양도하고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규정에 따라 양도소득세 1천465만원을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이후 세무당국은 등기부와 달리 해당 건물에 전입세대 이력이 있는 옥상 부분이 존재하므로 비과세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2016년 귀속 양도소득세 2억510만원을 2021년 5월 경정·고지했다. 이에 A씨는 과세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의 옥상 부분은 주택에 해당하고, 해당 건물에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옥상 부분을 주택으로 사용했다고 추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1심 판단을 뒤집으면서, 과세 처분에 절차적 하자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범죄인 송환 진행 상황을 공개하라는 신청을 구체적 고려 없이 거부한 법무부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고은설 부장판사)는 지난 4월 10일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필로폰 공급책과 공모해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1억여원 상당의 필로폰을 들여온 혐의로 2021년 11월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지인 B씨가 건강식품과 특산품을 보낸다고 해 받으려고 했을 뿐 그 안에 필로폰이 들어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A씨는 B씨를 고발했으나 검찰은 B씨가 출국해 소재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2023년 10월 법무부에 B씨를 언제 국내로 송환할 예정인지, 송환과 관련해 어떤 절차가 진행 중인지 등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비공개 정보라는 이유로 A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정보공개 거부가 위법하다며 법무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가 공개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소유한 땅 일부가 도시공원 조성을 위해 수용된 뒤 남은 잔여지 가격 손실을 평가할 때 수용 토지와 이용 상황·용도 지역이 다르다면 그 가치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A사가 서울 강남구를 상대로 낸 보상금 증액 소송에서 "원심 판단에는 공익사업시행지구 편입 전 잔여지 가격 산정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A사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임야 6만4천926㎡ 중 17.7/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강남구는 2021년 1월 대모산 도시자연공원 조성사업을 위해 이 토지 중 2만396㎡를 수용하고 손실보상금으로 16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수용토지에 대해 보상금을 증액하고 수용되지 않은 잔여지(4만4천530㎡) 가치 하락에 대해서도 손실보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원고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더 높은 보상금 액수를 인정했다. 1심은 강남구가 원고에게 5억3천만원, 2심은 A사의 청구 취지 확장을 반영해 14억7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에서 쟁점이 된 것은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종합소득세 신고 마감일인 6월 2일, 100만 가입자를 보유한 AI기반 세무신고 플랫폼 ‘쌤157’에서 발생한 전산장애로 약 2만900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신고 실패 사태를 겪었다. 이들은 최대 10배에 달하는 가산세는 물론 각종 세액감면 혜택에서 배제돼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한국세무사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예견된 재앙”이라며 정부의 전면적인 제재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 “자동 신고가 납세자 덫 됐다”…세무플랫폼 구조적 한계 드러나 한국세무사회는 “쌤157은 신고 대행을 자동화하며 실질적인 세무대리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기술 중개자를 자처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무자격자가 소득자료 검토 없이 환급 또는 최저세금만을 유도하는 구조는 위법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한 내 신고를 하지 못한 납세자들은 △무신고 가산세 20% △납부불성실 가산세(매일 0.0022%씩 가산) 외에도,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최대 30%) △창업중소기업감면(최대 100%) 등 핵심 감면 혜택에서 제외돼 직접적 세부담 증가와 세무조사 대상 지정 우려까지 떠안았다. 세무전문가들은 “일부 자영업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사무실이 매우 작고, 이용도 드물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취득세 중과를 할 수 있는 위장사업장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조세심판원은 청구법인 A가 서울 도봉구청장이 남양주 사업장이 위장 본점이라며 부과한 취득세 중과 처분에 대해 사실상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부과 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조심 2025지0190, 2025.05.28.). 청구법인 A는 2020년 7월 경기도 남양주시 모처에 본점 사업장을 개소하고, 부동산 임대업,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 재배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설립됐다. 근무하는 사람은 A사의 대표 갑으로 현물출자로 A를 설립한, 사실상 1인 기업이었다. 대표 갑은 A사를 만들 때 자신이 부동산 임대용으로 갖고 있던 서울 강북구 부동산을 현물출자로 A에게 내줬고, A는 2021년 6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서울 도봉구 부동산을 새로 구입해 취득하면서 일반세율로 취득세를 신고‧납부했다. 서울 도봉구청은 이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데, 남양주 본점 사무소 시설사용 계약서를 보니 크기가 반 평(1.65㎡)도 안 되는 1.2㎡에 불과한 데다 사용시간은 월 20시간밖에 안 되는 한 마디로 제대로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화훼산업시설에 대해 준공검사‧매각 전까진 분리과세대상이라는 행정결정을 내렸다. 조세심판원은 청구법인 A가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보유한 화훼산업시설에 대해 인천서구청이 분리과세를 철회하고 재산세를 부과한 처분에 대해 부과 취소 결정을 내렸다(조심 2024지0381, 2025.05.29.). 화훼산업시설이란 화훼의 재배‧가공‧유통‧판매 등을 위한 시설이다. A가 보유한 화훼산업시설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에 따라 정부가 고시한 경제자유구역 내 시설이었다.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개발 촉진을 위해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 등의 혜택을 주었다.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에 따른 분리과세 대상은 경제자유구역개발사업에 제공하는 주택건설용‧산업단지용 토지(지방세법 106조 1항 3호), 적용기간은 경제자유구역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고시한 날부터 경제자유구역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토지가 공급완료되거나 준공검사를 받을 때(지방세법 시행령 102조 7항 4호)까지로 정했다. 한 마디로 경제자유구역개발사업용으로 개발되는 주택건설용‧산업단지용 토지에 대해선 해당 토지에 공장이나 주택이 세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지역주택조합의 계약금 등 환불 약정이 총회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하더라도, 사업이 진행되는 등 조합원에게 실질적 불이익이 없었다면 조합원이 수년 뒤 계약무효를 주장하며 분담금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은 최근 지역주택조합원 A씨 등이 부산의 한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낸 분담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지역주택조합원 A씨 등 4명은 2016~2017년 지역주택조합과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고 분담금도 납부했다. 계약 당시 조합은 '토지관련 문제로 조합설립 인가 신청을 못 해 사업이 무산될 경우, 조합원들이 납입한 계약금과 업무추진용역비 전액을 반환한다'는 내용의 안심보장확약서를 작성했다. 조합은 2019년 2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받는 등 아파트 건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A씨 등은 약 3년 6개월 뒤인 2022년 8월 "해당 확약서는 조합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라며 무효인 확약서를 믿고 그와 일체로 체결한 조합가입계약 역시 무효라고 주장하며 분담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1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을 휴직시킨다는 이유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놓고 일부 휴직기간 해당 직원을 근무하게 했다면 지원금 전액 부정수급에 해당해 반환해야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 등을 겪는 사업주가 근로자를 면직하는 대신 휴업·휴직을 통해 고용을 유지한 경우 정부로부터 휴업·휴직 수당의 일부를 지원받는 제도다. 만약 부정하게 지원금을 받았을 때는 반환해야할뿐 아니라 5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 징수할 수도 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사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을 상대로 제기한 고용유지 지원금 반환명령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반환을 취소하라고 한 원심판결을 깨고 최근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강원도 춘천시에서 영화관을 운영하는 A사는 2020년 3월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자 5회에 걸쳐 직원들에 대한 고용유지조치(휴직) 계획 신고서를 노동청에 제출한 뒤 이들에 대한 휴직수당 등 명목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총 3천2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노동청은 A사가 고용유지조치 기간 중 휴직한 근로자들에게 근무를 지시했다는 신고를 받아 조사에 들어갔고, 같은 해 11월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쟁점사항】 ① 주택과 조합원입주권을 보유한 자가 일시적 1세대 1주택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 여부 ② 양도소득세 산정의 적법성 여부 ③ 가산세 부과의 정당성 여부 【당사자 주장】 ▪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양도할 당시 조합원입주권과 기존 주택을 일시적으로 함께 보유하였으므로, 소득세법 시행령상 일시적 1세대 1주택의 비과세 특례 적용대상이다. 또한 원고가 세무서 담당 공무원에게 양도사실을 고지하였으나 담당 공무원의 업무 소홀로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가산세 부과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2주택을 보유하던 중 1주택이 조합원입주권으로 전환된 것이므로 일시적 1세대 1주택 특례 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양도소득세 산정과정에 위법이 없으며, 원고가 담당 공무원에게 사실을 고지하였다는 점은 가산세 부과 면제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결론 및 근거】 ▪ 근거 ① 원고는 당초 주택 2채를 보유하던 상태에서 그 중 1주택이 재건축 사업의 조합원입주권으로 전환되었다. 이 경우 일시적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은 주택 1채만 보유하다가 추가로 조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 특허를 둘러싼 HS효성과 코오롱 간 법정 공방에서 법원이 HS효성의 손을 들어줬다. 12일 특허법원 제5부는 코오롱인더스트리 HTC 특허 무효 소송에서 원고인 HS효성첨단소재의 청구를 인용하고 특허심판원의 결정을 취소했다. 앞서 HS효성첨단소재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5년 등록한 '하이브리드 섬유 코드 및 그 제조 방법' 특허가 업계에 널리 알려진 기술이라며 특허 무효를 주장했다. 그러나 작년 3월 특허심판원은 코오롱의 HTC 특허가 유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고, HS효성첨단소재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끝에 이날 승소했다. 분쟁의 중심에 선 HTC는 아라미드와 나일론으로 구성된 차세대 타이어코드로, 최근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 특허가 "30년 전부터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이 사용해 온 공지의 기술"이라며, 자사 또한 약 20년 전부터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HS효성은 이날 판결 직후 "현명한 판단을 내려줘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국내 판결에 이어 당사가 미국 특허심판원에 청구한 특허무효 심판도 좋은 결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