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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7 (화)


[기자수첩] 서민금융, 끊어진 건 조직이 아니라 사다리다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서민금융 상담 창구에서는 비슷한 사연이 반복된다. 대출은 나가지만 신용은 회복되지 않고, 채무조정을 거쳐도 다시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트지 못한다. 제도는 이어지지만, 정작 사람은 그 안에서 회복되지 못한다.

 

서민금융 체계를 다시 짜겠다는 신호가 나왔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통합 가능성이 공식적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이 논의에서 더 중요한 건 ‘통합을 할 것이냐’가 아니다. 왜 지금 이 구조를 건드리려 하는가다.

 

지금까지 서민금융 정책은 지원 중심이었다. 시장 밖으로 밀려난 계층에 자금을 더 공급하고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돈을 빌려주는 것과 다시 금융 시스템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장에서는 이 간극이 반복돼 왔다.

 

대출과 채무조정이라는 수단은 있지만, 신용을 회복해 다시 금융을 이용하는 데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서금원과 신본위 통합 가능성을 꺼내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업무가 30% 겹친다는 설명은 표면적인 이유에 가깝다. 더 중요한 건 취약계층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금융 접근의 주체로 다시 보겠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이다.

 

김 원장은 “조직 형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말은 현재의 구조가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출은 서금원, 채무조정은 신복위. 기능은 나뉘었지만 이용자는 한 사람이다. 이 단절이 ‘사다리 없는 금융’을 만들었다.

 

통합 논의에서 반복되는 이해충돌 논쟁도 사실 본질은 아니다. 대출과 채무조정이 한 조직 안에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연결이 실제로 이용자의 신용 회복과 금융 복귀로 이어지느냐가 핵심이다.

 

오히려 더 현실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바로 이 구조를 유지할 재원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다.

 

김 원장은 부담 주체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취약계층이 금융에서 배제되는 구조, 그 리스크를 만든 것은 은행과 금융회사”라며 “리스크를 만든 주체가 원천적으로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비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나눠 부담할 것인지라는 질문까지 함께 던져진 셈이다.

 

결국 이번 통합 논의는 조직 개편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을 상품이 아니라 ‘접근권’으로 볼 것인지, 그리고 그 비용을 사회 어디에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서금원과 신복위의 통합이 해법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무엇을 바꿀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다면, 통합만으로 달라지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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