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9 (목)

  • 맑음동두천 -8.5℃
  • 맑음강릉 -3.0℃
  • 맑음서울 -6.1℃
  • 맑음대전 -5.3℃
  • 맑음대구 -2.5℃
  • 구름조금울산 -2.6℃
  • 맑음광주 -4.0℃
  • 맑음부산 -1.3℃
  • 맑음고창 -5.7℃
  • 맑음제주 2.3℃
  • 맑음강화 -7.8℃
  • 맑음보은 -8.3℃
  • 맑음금산 -8.0℃
  • 맑음강진군 -3.2℃
  • 맑음경주시 -2.6℃
  • 맑음거제 -0.5℃
기상청 제공

[2022세제개편] 원 취지 사라진 ‘가업상속공제’ 확대…고용유지 사실상 휴지조각

매출 1조원 기업까지 확대, 공제금액 최대 1000억원까지
업종변경으로 사람해고, 인건비 축소 허용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부가 가업상속공제의 핸들을 기업 상속세 감세로 틀었다.

 

제도 도입 취지였던 고용유지, 지역 정착 등은 완전히 퇴색되고, 세금 없는 부의 상속만 남았다.

 

2022 세법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최대한도를 최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을 추진 중이다.

 

고용유지 조건은 7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업종도 중분류에서 대분류 변경을 허용했다.

 

중분류와 대분류는 바다와 강 만큼의 차이가 있다. 중분류에서는 식품업체가 식품업계 내에서 움직일 수 있었는데, 대분류 변경이 되면 식품업체가 반도체 회사가 돼도 된다. 당연히 업종을 바꾸면서 기존 직원 해고도 가능하다. 40%까지 자산 팔아도 상관이 없다. 자산 매각은 업종 변경과 연관이 있다.

 

지역 인재 장기 정착을 위한 업종유지 조항은 완전히 폐기됐다.

 

업종유지와 관련한 고용유지 요건도 있으나 마나한 형태가 되었다. 상속 당시 인건비의 90%를 평균값으로 5년 간만 유지하면 된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매년 인건비를 줄여도 된다는 신호다.

 

사주 일가 합계 보유 지분율은 비상장사 50%에서 40%, 상장사 30%에서 20%로 낮췄다.

 

 

 

◇ 제도 취지는 고용‧지역 사회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발상지는 독일이다.

 

독일은 지방에 강소기업이 많은 나라로 지방 중소기업들이 각 지방 고용의 일축을 담당하며, 중소기업 업종에 따라 지역인재들이 정착하고, 지방에서 생활권을 갖는 방식으로 국가가 성장해왔다.

 

따라서 행정과 정치도 지방자치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반면 한국은 경제는 수도권, 행정도 중앙정부 중심으로 고속성장하다보니 중소기업은 원청에 이익을 빼앗기는 극단적인 원-하청 갑질 거래구조가 형성됐다.

 

주요국에 견주는 게 어려울 정도로 공정거래 수준이 형편없다보니 횡령, 비자금, 탈세, 분식회계, 사기 사건이 빈발하며, 이런 사건이 터져도 대기업 대주주일가는 처벌받지 않는 정경부패 사법불신이 심각하다.

 

그런데 독일이 경제위기로 대기업군들이 흔들리고, 그 여파로 지역 중소기업들이 손실을 대거 보게 되자 당장 실업위기가 발생했고, 독일 의회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업종 유지를 목적으로 중소기업들의 상속세 부담을 제한적으로 깎아주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도입했다.

 

업종유지도 고용유지와 관련이 있는데 기업이 업종을 바꾸어 버리면 기존 직원들은 해고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국내 들여오긴 했는데 기업주 세금 깎아주는 쪽으로 주로 초점을 맞추었고, 언론 역시 세금 때문에 기업 빼앗긴다며, 가업상속공제 취지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기사를 쏟아냈다.

 

여야에서는 가업상속공제 도입을 두고 본 취지를 살려야한다는 민주당‧정의당들과 최소한의 세금으로 기업 상속을 허용하자는 국민의힘과 협의를 통해 고용유지, 업종유지 사후관리제도를 그럭저럭 유지해왔다.

 

 

◇ 점점 취지와 멀어지는 가업상속공제

 

그런데 문재인 정부부터 가업상속공제가 본 취지와 다르게 망가지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뒤로는 기업을 위한 일들을 앞선 보수정부 못지 않게 해왔는데 그 중 하나가 가업상속공제였다.

 

작은 중소기업에 적용되던 것을 슬금슬금 연 매출 3000억원에서 지난 대선 직전 4000억원의 중견기업까지로 확대하고, 업종유지 조항도 중분류로 풀어줬다.

 

상속세 공제한도도 최대 500억원으로 늘려두고, 고용유지 등 사후관리 요건도 10년에서 7년으로 줄였다. 원조 독일의 가업상속공제와 거의 동떨어진 모양새였다.

 

민주당의 비도덕적인 점은 보수정부 시절 국민의힘 계보 정당들이 이러한 내용을 주장할 때는 반대를 해놓고, 자신들이 집권한 다음에는 보수정당이 주장하는 것 이상으로 가업상속공제를 비틀어 버리는 데 앞장섰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2022 세제개편안에 이르면 원조 ‘독일식 가업상속공제’의 흔적은 거의 없다. 빈 자리에는 세금 없는 상속이라는 비틀린 독기만 남았다.

 

현재 이를 가장 반기는 업역이 대형 로펌, 세무법인 업계다. 자산 평가 컨설팅은 컨설팅 중에서도 제법 단가가 높고, 기업 상속 역시 단가가 상당해 매출호황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펌에서는 가업상속공제 전문팀을 만들고, 선제적 컨설팅 체계를 꾸리는 등 한몫 챙기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금융, 횡령, 비자금, 탈세, 회계비리 등을 방어하는 기업 범죄 법률 대리 쪽도 검찰 전관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 '부모 찬스'  기업 승계 증여세 공제

 

가업상속공제는 가업승계증여세 제도와 훌륭한 시너지를 낸다.

 

공제한도는 1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훌쩍 뛰었고, 기본공제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두 배 올랐다.

 

증여 금액 60억원 이하는 10%, 60억원 초과는 20%로 올랐고, 사후관리 기간은 가업상속공제에 맞춰 7년에서 5년, 업종유지도 중분류에서 대분류 변경 허용으로 바뀌었다.

 

 

 

◇ 중소기업 가업상속 납부유예 혜택 강화

 

가업상속공제를 하고도 남는 세금은 납부유예할 수 있는데 중소기업의 경우 새로운 납부유예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요건들은 기존 가업상속공제 납부유예와 비교해 그리 주목할 건 없으나, 업종유지 완전 면제에 5년 평균 인건비 90%를 70% 유지로 낮춘 것이 중소기업인들에게는 유리한 대목이다.

 

가업승계 증여세 납부유예도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