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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물밑 전쟁' 한국세무사회장 선거, 여전한 '보이지 않는 손'

후보 단일화 없이 '보이지 않는 손' 넘을 수 있나?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2년마다 반복되는 한국세무사회 임원 선거철이 돌아왔다. 지난 2019년과 2021년에 연이어 회장으로 당선되었던 원경희 한국세무사회장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회장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도 J 전 한국세무사회장의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세무사회 역사에 전무후무하게 3번(제23대, 제27대, 제28대)에 걸쳐 회장에 당선됐던 J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제29대 백운찬 회장, 제30대 이창규 회장, 제31대 및 제32대 원경희 회장을 지원해 모두 당선시킨 바 있다.

 

이번 제33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서 ‘든든한 뒷배’인 J 전 회장의 지지를 얻고 있는 후보는 김완일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이다.

 

김완일 전 서울회장은 2020년과 2022년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연이어 당선된 바 있다. 문제는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의 임기만 유일하게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와 격년으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한국세무사회장과 타 6개 지방세무사회장의 임기는 모두 2년이지만 홀수 해에 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서울회장은 짝수 해에 선거를 치른다. 가장 회원 수가 많은 서울회장이 임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본회장인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방침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하지만 이 통설은 이번 선거에서 이미 깨졌다. 김완일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이 서울회장 임기를 1년여 남겨 놓은 상태에서 본회장에 출마하는 ‘사상 최초의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말일까지 서울회장직에서 사임하지 않았고, 5월 24일에 사임했다. 이에 따라 6월 19일에 열리는 제30회 서울지방세무사회 정기총회에서는 보궐선거를 치를 수 없고 규정에 따라 7월에 보궐선거가 열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세무사회 내에는 김 전 회장이 미리 사임하지 않아 약 5천만원에서 1억원에 이르는 보궐선거 비용을 추가로 치르게 됐다는 비난이 일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과 한국세무사회에서는 이러한 비난도 모두 염두에 두고 있었나 보다. 지난 9일 오전 열린 한국세무사회 상임이사회와 이사회에서는 '지방세무사회등설치운영규정'을 개정해 지방회장 궐위시 보궐선거 없이 부회장 중 연장자순으로 승계하도록 결정했다. 한국세무사회는 “이번 결정으로 보궐선거에 따른 많은 예산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궐선거를 대비해 출마를 준비해온 이종탁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을 위시한 일명 세무사회 ‘개혁파’에서는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상임이사회원인 고은경 부회장, 전진관 법제이사와 황영순 이사가 전격 사퇴했고, 한국세무사회관 앞 1인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14일에는 한국세무사회관 앞에서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출신 세무사가 주축이 된 반대 집회도 열렸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 신청 얘기도 들린다.

 

이번 제33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는 기호순으로 구재이 전 한국세무사고시회장, 유영조 중부지방세무사회장, 김완일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 3파전으로 치러진다. 유영조 후보와 구재이 후보의 단일화 없이 한국세무사회의 ‘보이지 않는 손’을 넘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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