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한달 남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후보자 소견 발표 않기로

선관위 "소견 발표는 임의규정으로 생략할 수 있어"
"상임이사회에서 선거관리 규정 존치키로 했는데 선관위가 뒤집어"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제33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 소견 발표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세무사회는 격년으로 치러지는 회장 선거를 각 지방세무사회 총회에서 열면서 항상 후보자 소견 발표를 해왔지만, 이번 제33대 회장 선거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한국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기동)는 "지난 11일 열린 제1차 선관위 회의에서 후보자 소견 발표를 하기로 했으며, 대신 각 후보의 소견발표 동영상을 한국 세무사회 홈페이지에 올려놓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세무사회의 선거관리규정 제9조 제6항은 각 지방세무사회별(투표구별)로 선거일까지 합동으로 1차에 한해 후보자 소견 발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소견 발표를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임의규정이므로 ‘안할 수도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선관위는 이 규정이 임의규정이라는 점을 이유로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 소견 발표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선관위는 이런 결정 배경에 대해 "후보자 소견 발표에서 선관위에 사전 제출된 내용 외의 후보자 발언이 나오게 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선거관리규정 제9조 제6항에는 이밖에 “각 후보자가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회의 발전에 저해요인이 되는 발언을 할 때에는 위원장은 이를 저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한국세무사회 회장 선거에서 후보자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선관위원장이 소견 발표 내용에 대해 ‘위반’ 피켓을 들거나 마이크를 끄는 등의 대응을 해왔다. 이후 선관위 회의에서 ‘주의’ 또는 ‘경고’ 등의 제재를 결의했다.

 

김기동 한국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장 [사진=이지한 기자]
▲ 김기동 한국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장 [사진=이지한 기자]

 

김기동 선관위원장은 “임의규정인 소견 발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혼탁 선거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그동안 후보자 소견 발표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등이 난무했고, 이에 대한 선관위의 제재와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후보와의 법정 다툼까지 초래해, 세무사회 선거가 혼탁한 것으로 비춰졌음을 고려해 내린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소견 발표를 현장에서 볼 수 없더라도 미리 녹화한 소견발표 영상을 한국 세무사회 홈페이지에 올려놓을 것이므로 회원들은 후보자의 발표 내용을 충분히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견 발표가 임의규정이라고 하더라도 지금껏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는 늘 후보자 소견 발표가 진행됐고, 선거 때 후보자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선관위 개최 이틀 전인 지난 9일 상임이사회에서 “후보자가 소견 발표를 하게 할 수 있다”라는 제9조 제6장을 포함한 선거관리규정 개정 관련 의안 심의안에 대해 부결 처리한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상임위원회에서 '후보자 소견 발표 조항 삭제안'을 포함한 선거관리규정 개정 심의안을 부결시킨 결의 내용을 불과 이틀만에 선관위가 뒤집은 결과가 되고 말았다.

 

복수의 상임이사회 참석자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선거관리규정 개정 심의안에 대해 상임이사회에서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10, 반대 8, 기권 4으로 나와 결국 선거관리규정 개정 심의안건은 상임위에서 부결됐다.

 

김겸순 한국세무사회 감사는 이번 선관위 결정에 대해 “한국세무사회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월권행위”라며 “선관위 회의 이틀 전에 열린 상임위원회의 선거관리규정 개정 부결 결정을 뒤집고, 선관위가 기습적으로 후보자 소견 발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감사는 15일 원경희 한국세무사회장에게 선거에서의 후보자 소견 발표를 없앤 선관위 결정을 철회하고 회원들에게 후보자의 소견 발표를 들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치러진 제32회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소견 발표가 생략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었고, 정부에서는 집회를 허락하지 않았었다.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방안이 바로 후보자 소견 발표를 동영상으로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방법이었다.

 

선관위는 바로 2021년 선거에서 활용되었던 소견문 동영상 발표 방식을 이번 선거에도 그대로 도입하겠다는 생각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시론] 이재명 vs 김문수, 조세정책의 길을 묻다
(조세금융신문=안경봉 국민대 명예교수,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조세정책은 단순한 세금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철학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세금은 사회계약의 이행 수단이며, 공공서비스의 재원일 뿐 아니라 미래세대와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각 후보의 조세 비전은 중요한 정책 선택의 기준이 된다. 이재명 후보는 ‘조세 정의’와 ‘보편 복지’를, 김문수 후보는 ‘감세와 시장 자율’을 중심 기조로 내세운다. 이처럼 상반된 철학이 세금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유권자에게 실질적 판단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 분배 정의와 조세 환류 이재명 후보는 국토보유세, 금융소득 통합과세, 디지털세, 탄소세 등 자산과 환경에 기반한 새로운 세목의 신설 또는 기존 세목의 강화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과세를 통해 형성된 세수를 ‘조세환급형 기본소득’ 형태로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환급함으로써, 소득 재분배와 소비 진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금융소득 통합과세는 기존의 분리과세 방식을 폐지하고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을 종합소득에 포함시켜 누진세를 적용함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