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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 · 판례

[예규·판례] 아파트 잔금지급일과 실제 아파트 명도일이 다른 사례

 

(조세금융신문=임화선 변호사) 임차인의 변심으로 부동산을 인수 받기 어렵다고 생각될 경우, 매매 잔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

 

임차인이 입주해 있는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매수인이 인수하고 나머지 매매대금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리고 이 경우 당연히 매수인은 바로 매수한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고 임차인이 아파트를 명도한 이후에야 입주가 가능하다.

 

이에 임차인이 있는 아파트를 매수한 매수인은 아파트에 입주해서 살고자 할 경우 임차인의 계약기간,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여부 등을 확인한 후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소개하고자 하는 사건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안이다.

 

매수인인 원고와 매도인인 피고는 임차인이 있는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매매대금 중 일부는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인수하고 나머지 매매대금만 피고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매매계약 체결 당시 임차인에게 전화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임대차종료 이후 아파트를 인도할 것임을 확인받고 이를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하였으며, 계약서 특약사항에도 임대차종료에 따른 아파트 실제 명도일을 기재하였다.

 

그런데 계약체결 이후 잔금지급만 남은 상황에서, 아파트 임차인은 돌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매수인인 원고는 임차인문제로 아파트를 인도받을 수 없다면 피고가 매매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피고에게 알렸고, 피고는 원고에게 잔금지급을 요청하다가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공탁한 후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

 

이후 임차인의 임대차갱신기간이 만료되자, 원고는 피고에게 잔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인천지방법원 2022. 1. 12. 선고 2021가단225691 판결]

 

이 사건 1심 법원은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매도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에 대하여 제한이나 부담이 없는 완전한 소유권이전의무를 부담하는바(대법원 1991. 9. 10. 선고 91다6368 판결 등 참조), 매도인의 의무에는 점유에 방해가 없는 상태의 부동산 인도의무 또한 포함된다”고 판시하면서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인도의무를 이행제공하지 아니한 채 임차인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갱신요구권을 행사하는 상태 그대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만을 공탁한 것으로는 원고가 잔금지급의무의 이행지체에 빠진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를 실제로 인도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여 줄 것을 요구하며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수령하지 아니한 것이 수령지체나 이행거절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해제항변은 원고의 채무불이행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인천지방법원 2023. 7. 14. 선고 2022나53870 판결]

 

그런데 이 사건 항소심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6조의3 등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계,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본문에 따라 계약갱신을 요구하였더라도, 임대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전단에서 정한 기간 내라면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에 따라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고 한다는 사유를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같은 법 제3조 제4항에 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임차주택의 양수인도 그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위 갱신거절 기간 내에 위 제8호에 따른 갱신거절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판결 참조)”고 판시하면서, 매도인인 피고는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을 할 수 없지만 매수인인 원고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다음 갱신거절 기간 내에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려고 한다는 사유를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음을 들어 잔금지급의무를 다하지 않은 원고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매매계약해제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다269139 판결]

 

반면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인 문구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하여야 한다.

 

계약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계약서의 문언이 계약 해석의 출발점이지만, 당사자들 사이에 계약서의 문언과 다른 내용으로 의사가 합치된 경우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 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계약의 형식과 내용,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밝히면서 「민법 제536조 제2항에서 정한 ‘선이행의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란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가 계약 성립 후 상대방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 등과 같은 사정으로 상대방의 이행을 받을 수 없는 사정변경이 생기고 이로 말미암아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않았지만 이행기에 이행될 것인지 여부가 현저히 불확실하게 된 경우에는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라도 상대방의 이행이 확실하게 될 때까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현실인도의무보다 먼저 이행할 잔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본문에 따른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이 사건 아파트의 임차인이 잔금 지급일 직전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피고의 현실인도의무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고, 이로 말미암아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원고의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와 같은 사정변경은 피고의 해제권 행사 시까지 해소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잔금 지급의무의 이행거절이 정당한 것은 아닌지, 그 결과 원고의 위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피고의 해제권 행사에 문제는 없는지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결론]

 

당초 매매계약에서 정한 내용에 사정변경이 생기고, 이에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계약상 정한 명도일에 인도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면 원고에게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은 공평과 신의칙에 반한다.

 

항소심은 갱신거절 통지를 누가 할 수 있었느냐를 두고 계약의 해제여부를 판단하였지만 이는 지극히 법기술적인 사항으로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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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임화선 변호사

•법무법인(유)동인 구성원 변호사

•한국연구재단 고문변호사

•중부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사법연수원 3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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