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맑음동두천 -4.4℃
  • 구름많음강릉 1.7℃
  • 구름많음서울 -0.4℃
  • 구름많음대전 -0.6℃
  • 구름조금대구 -2.4℃
  • 구름조금울산 3.7℃
  • 구름많음광주 4.1℃
  • 구름많음부산 11.3℃
  • 흐림고창 4.7℃
  • 구름많음제주 8.2℃
  • 흐림강화 -2.2℃
  • 구름조금보은 -4.5℃
  • 흐림금산 -3.3℃
  • 흐림강진군 2.0℃
  • 맑음경주시 -2.5℃
  • 흐림거제 4.4℃
기상청 제공

허리띠 졸라매는 삼성중공업…연말연시 휴가로 270억원 절감

내년 6월말까지 생산직 약 3천명 순환휴직도 예정

내년 '일감 절벽'에 대비해 1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하는 삼성중공업이 임직원의 '연차휴가 소진'까지 독려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연말연시를 맞아 임직원들에게 연차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임직원들도 이에 호응해 수천 명 단위로 휴가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업무 상황 등을 고려해 매주 1~2일 연차를 사용하고, 12월 마지막 주에는 대부분 휴가를 가는 분위기"라며 "이미 15일과 22일 약 2천 명의 임직원이 연차휴가를 썼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26~29일 무려 4천 명 이상이 연말 휴가를 갈 계획이고, 이런 휴가 행렬은 설 연휴가 들어있는 내년 2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차 쓰기' 운동은 임직원들의 적극적 협조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근로자 대표기구인 노동자협의회가 생산직 근로자 1인당 16일의 잔여 연차 사용을 약속하며 회사의 연차 독려 정책에 동참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위기 극복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사무직 근로자들도 잔여 연차를 모두 쓸 계획이며, 이번 연말연시 연차휴가 사용으로 약 270억 원의 휴가 보상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임직원은 해마다 2월 말까지 연차휴가를 사용하고 3월 남은 연차에 대한 '연차 보상비'를 받는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앞서 지난달부터 일감 부족에 따른 유휴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직을 대상으로 '순환 휴직'도 시작했다. 111일 자로 생산직 근로자 약 480명이 2개월간의 휴직에 들어간 데 이어 121일에도 500여 명이 동참해 현재 약 1천 명이 휴직 중이다.

 

생산직 순환 휴직은 조업 물량을 고려해 내년 6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기간 순환 휴직에 참여하는 근로자 수는 약 3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급여 측면에서도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의 '고통 분담'은 이어지고 있다. 2016년 이후 삼성중공업 사무직 과장은 임금의 15%, 부장은 20%, 임원은 30%씩 반납해왔다.

 

이런 긴축은 그만큼 삼성중공업과 조선업종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삼성중공업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7천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며 15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난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현재 수주 잔량은 10월말 기준 206억달러, 72척 규모다. 선박 인도일은 모두 다르지만, 이 정도 잔량은 고작 1~1년반 정도의 일감만 남아있다는 뜻이다.

 

올해 11월까지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의 15배 이상인 67억달러어치 일감을 따냈다.

 

하지만 문제는 작년 수주실적 자체가 목표(53억달러)10%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적었기 때문에 그 여파가 조선 건조 일정상 내년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내년 일감 절벽이 현실이 되면 은행 등 금융기관은 조선사들에 대한 여신을 더 줄일 수밖에 없고, 이에 앞서 미리 내년 5월까지 증자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게 삼성중공업의 판단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