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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1주년…인터넷은행, 반짝 돌풍 그치나

대출금리·비대면 차별성 사라져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위)과 이용우,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연합]
▲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위)과 이용우,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연합]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에 기대했던 메기효과가 반짝 돌풍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7일 카카오뱅크는 출범 1주년을 맞이한다. 케이뱅크에 이어 2번째 인터넷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100일만에 가입자수 430만명, 수신액 4조200억원, 여신액 3조3900억원을 기록하면서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계자개설 고객 수는 600만명에 달하며 체크카드 보유 고객은 490만명, 수신액과 여신액은 각각 8조5186억원, 6조94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도 1분기 말 기준 7조9176억원으로 지방은행 수준으로 성장했다. 제주은행(5조6997억원)보다 큰 규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045억원을 기록했던 적자규모도 1분기 5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정작 카카오뱅크의 역할은 출범 당시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금융시장에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인터넷은행으로서의 장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문은 대출금리다. 출범 당시만 해도 인터넷은행은 영업점 운영, 인건비 등 비용이 절감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평균 금리는 3.25%로 전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60%로 NH농협은행(3.49%)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출범 1년이 지난 현재는 다른 시중은행과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지난달 기준 카카오뱅크 신용한도대출 평균금리는 4.19%를 기록했다. 이는 6개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IBK기업) 평균치 4.04%보다 높은 수준이다. 6개 은행 중 4개은행(신한, 우리, 하나, 농협)이 카카오뱅크보다 낮은 평균금리를 기록했다. 가계대출금리 평균금리도 우리은행(3.84%), 농협은행(3.87%)보다 높은 3.93%로 나타났다.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마찬가지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75%로 6개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도 4.05%로 4개은행(신한, 우리, 하나, 농협)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체적인 신용평가 모형을 통한 중금리대출 증대 기능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가계신용대출 차주 중 고신용 차주(1~3등급)의 비중은 96.1%에 달한다. 이는 전체 국내은행의 고신용 차주 취급 비중인 84.8%를 넘어서는 수치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은행들이 비대면 신용대출을 활성화시켜 나가는 등 신용대출의 접근성 및 거래 편의성이 제고됐다”며 “다만 당초 의도했던 중신용자대출을 크게 활성화하지 못하고 자본비율도 하락해 흑자 전환을 위한 대출확대에도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대면 서비스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모바일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통합 모바일앱 ‘쏠(SOL)’을 출시했으며 농협은행도 NH투자증권과 농협카드 등의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도록 ‘올원뱅크’를 확대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각각 ‘리브’, ‘원큐(1Q뱅크)’, ‘위비뱅크’ 등에 생체인증, 간편인증,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서비스를 추가했다. 현재 시중은행 고객들은 비대면서비스로 SOHO대출(개인사업자 대출)과 주말·휴일 대출 등을 제공해 편의성을 개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앱이 시중은행들의 모바일플랫폼에 비해 특별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그룹 내 계열사간의 연계 서비스 등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일반 시중은행의 모바일 서비스가 편의성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홍승철 예금보험공사 리스크관리부 차장은 ‘해외 주요 인터넷전문은행 성공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독일과 영국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고객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금융활동 조언 등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핀테크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트코인 거래, P2P대출, 지출습관 분석 등 다양하고 독특한 상품을 개발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도 다양한 주주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를 개발·제공함으로써 주주의 고객을 흡수하고, 중금리 대출 등에 의한 수익 외 수수료 수익, 채권 투자 등 차별화된 수익원 창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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