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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유통 · 의료

[기업분석]해태 품고, B급 감성 입은 빙그레의 변신…'투자에는 신중해야'

빙그레의 마이웨이 ‘인수합병’…40% 점유율 확보
트렌디 포지셔닝…스테디셀러→베스트셀러 만든다
변동성 크고 오래 못 가, 고정된 거래량 ‘탓’

식품시장의 스테디셀러들은 늘 그 지위를 흔들린다. 별 다른 마케팅을 안 해도 스테디셀러들은 꾸준한 매출을 올려준다. 하지만 ‘외식하면 짜장면. 회식하면 삼겹살’인 시절도 지나간 것처럼 스테디셀러도 얼마든지 ‘그 때 그 시절’이 될 수 있다. 사업성이 견실한 빙그레가 해태를 품고, B급 감성을 입는 이유도 그러한 위기감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신중함이 필요한 종목이다. 실적이 좋아도 주가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거래량이란 닻이 있기 때문이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5일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합병인수를 마무리했다.

 

최종인수금액은 1325억원. 지난 4월 인수합병 발표당시 매입가 1400억원보다 75억원 줄었다.

 

해태아이스크림 측 회사대표는 박창훈 경영기획담당 전무가 임명됐다. 빙그레를 포함해 다른 식음료업체들 역시 주로 경영부문 임원들을 대표로 기용한다. 식음료 시장은 전자제품처럼 성능 경쟁보다 유통 경쟁을 벌이는 곳이기에 스타플레이어보다 경기 운영력이 중요하다.

 

 

◇ 좋은 사업성과 다소 둔중한 투자환경

 

빙그레의 경영성과는 견실하다.

 

2019년 재무제표와 올해 5월 13일 기준 신용등급기준표 자료에 따르면, 빙그레의 자기자본비율은 83.43%로 동종업계 평균보다 17.1% 더 높다.

 

부채비율은 19.86%로 역시 동종업계 평균(50.77%)의 5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수익성 부문에서는 총자본순이익율은 5.99%로 동종 평균(5.03%)보다 우수하고, 금융비용대매출은 0.02%로 동종 평균(0.22%)보다 월등하다.

 

총자본순이익율에서 1%포인트 차가 그리 커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빙그레처럼 일정규모(업계 2위)를 갖춘 회사가 이 정도 격차를 낸다는 것은 괄목할 일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식품분야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자금회전에 있어서는 압도적이다.

 

빙그레의 순영업자본회전율은 14.45회, 유동비율은 유동비율은 420.71%으로 동종의 두 배가 넘는다.

 

낮은 부채비율, 견실한 수익성과 유동성은 당연하게도 좋은 성장성이란 결론으로 귀결된다.

 

빙그레의 매출액증가율은 2.27%로 동종업계(0.49%)의 4 배가 넘는다.

 

산업평균 총자산증가율은 0.49%로 산업평균(7.09%)보다 훨씬 낮기는 하지만, 빙그레가 업계에서는 점유율 2위의 거대기업이란 점을 살펴보면 총자산증가율은 전혀 문제될 수치가 아니다.

 

급전 발생 시 끌어다 쓸 수 있는 당좌자산은 3170억원 정도 갖추고 있다.

 

인수대상이 된 해태아이스크림도 준수한 자산구조와 탄탄한 매출구조를 갖추고 있다.

 

 

해태제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해태아이스크림의 올해 상반기 기준 규모는 총 자산 1679억원, 부채 633억원, 매출 743억원, 순이익 0.6억원을 기록했다.

 

여름 긴 장마로 아이스크림 업계가 줄줄이 타격을 입은 점을 감안하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3년 정도 흐름에서 봐도 큰 오점이 되는 수치는 아니다.

 

다만, 주가 그래프는 매우 신중히 봐야 한다.

 

실적이 좋아도 주가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낮은 거래량이 발목을 잡고 있다.

 

회사 주식의 41%를 대주주가 소유하는 것까지는 괜찮을 수 있다. 그런데 평균 월 거래량이 20~30만, 총 발행주식 수는 1000만주도 안 된다. 평소에는 물결이 잔잔하다보니 작은 파문도 커 보이지만, 오래가기는 어려운 구조다.

 

빙그레는 업종 특성상 실적에 따른 변동 기회를 갖기도 어렵다.

 

식음료는 실적이 주가상승과 쉽게 비례하지 않는다. 식음료는 인구와 시장구매력, 그리고 물가에 비례한 제로섬 구조다. 내가 오르면 남도 오른다.

 

히트 상품은 피아식별이 되지 않는다. 우리 회사에서 히트 상품이 나와도 우리 회사 다른 제품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 2012~2013년 빙그레 주가급등 국면을 보면 수출의 양상은 더욱 뚜렷해진다.

 

 

당시 빙그레 분기 실적과 바나나우유 중국수출 호조로 월봉 기준 주가는 13만원까지 올라갔다.

 

주요 증권사들이 16만원대 상승을 점쳤지만, 말 그대로 그건 길바닥 돗자리에 불과했다. 주가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실적상승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빙그레 주가는 줄줄이 하한가를 쳤다.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합병으로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에 있어 26%대에서 40%대로 올라갔다. 그러나 빙그레 주주들은 3일 천하조차 못 누려봤다. 3월 19일에는 급격한 주가하락으로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tality Interruption, VI)가 걸리기도 했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소식이 발표됐던 4월 1일 펭수 광고 효과 등으로 6만대로 반짝 올라가고 이후 다시 5만원대로 주저앉았다.

 

 

◇ 업무보스탑~! 기발하고 불가피한 변신

 

그렇다고 마냥 주주는 울고 회사는 웃을 수 없다. 느린 시장이라도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세대가 10대에서 20~30대 40~50대 중장년층으로 점점 확산하면서 메로나 핥고 투게더 푸는 것으로는 회사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신제품을 쑥쑥 뽑아내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빙그레에는 투게더나 메로나 등 스테디셀러만 있는 줄 알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모를 뿐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신제품이 허다하다.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갑자기 히트상품이 나와도 마냥 웃을 수 없다. 히트상품 때문에 우리 회사 스테디 상품 매출이 떨어지고, 또 히트가 언제까지 이어지지도 않는다. 신제품이 검증을 받으려면 최소 2~3년이다. 그 사이 간격을 기존 투게더나 메로나가 버텨주는 것이다.”

 

성능경쟁이 어려운 포화시장에서 시장친화력 쇄신이 가장 주효한 수단이 된다. 제품 이름을 바꾼다거나 브랜드를 새로 구축하고, 마케팅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등 고객의 아이렌즈가 되기 위한 각종 수단을 전개한다.

 

빙그레는 결재 칸을 줄였다. 이것은 매우 큰 변화다.

 

일반적인 담당책임자-부문장-부사장-사장-회장 등의 상향식 다단계 결재를 구축하면, 신중함이란 장점이 있지만, 중간 회의와 재검토 등 막대한 행정비용이 소요된다.

 

광고 모델 하나 고르는데 6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사이 모델의 물이 빠지면, 광고 효과도 물 빠진다.

 

빙그레는 이를 막기 위해 30대 마케팅 팀장에 재량을 상당히 부여했다.

 

영탁, 유산슬, 손흥민, 펭수 싱싱한 인기를 갖춘 스타들이 모델로 기용됐다. 업무보스탑이라는 기가 차는 개그의 빙그레우스 마케팅도 나왔다.

 

워낙 마케팅 성격이 바뀌다 보니 회사 내부에서 ‘보시는 회장님, 겁났다’는 풍문마저 나왔다.

 

 

대신 결정이 빨라졌고 결과도 빨리 나왔다.

 

연간 1~2명이었던 광고모델이 올해는 7~8명이다. 웃긴 광고 뒤에 빙그레가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출 전선에서는 작은 발걸음이나마 꾸준히 내딛고 있다.

 

매출 내 수출비중은 2018년 5.9%에서 2019년 7.4%로 아직은 큰 비중은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에 따르면, 수출 실적은 최근 3년 간 매년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매우 기대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600억원 수준이었다.

 

주요 수출케이스로는 중국의 바나나우유, 미국의 메로나가 있다. 판매망은 30개국이며 특히 미국에는 OEM공장까지 지었다.

 

미국의 초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 입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코스트코의 상품기획자들은 품질과 가격을 매우 까다로게 검수한 후 입점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합병 후유를 빠르게 정리한 후에는 해태아이스크림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건강기능식품 분야에 출사표도 던졌다.

 

 

브랜드 이름은 TFT(taste, fuction, trust)로 간 기능 등 신체 활성화 목적에서의 남성용 마노플랜, 미용 건강에서의 여성용 비바시티가 각각 론칭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내수 점유율을 통해 토대를 다지고, 수출과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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