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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가칼럼]절대 쉬지 못하는 워커홀릭, 그 남자의 인생각본

 

(조세금융신문=송지영 프럼미 에듀 대표) 자신의 성격이나 가치관, 생활 패턴 등을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잘 바뀌지 않는 사람도 있고, 또한 반대로 환경, 연령, 상황변화에 자연스레 바꾸어지거나 혹은 강한 의지로 자신을 바꾼 사람도 있다. 이 변화라는 것이 분명 쉽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루 한 끼는 반드시 한식을 고집하는 나는, 꼭 국을 먹어야 하는 식습관이 있다.

 

국에 염분이 많으니 되도록 먹지 말라고 조언해주는 분들도 있지만, 나에게 제대로 된 식사란 밥과 국이 있는 상차림이라는 준거 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준거 틀’ 혹은 ‘인생 각본’이 머릿속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에 그 프로그램대로 반복적인 삶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어렸을 적 무의식중에 만들어지며 평생 그 사람의 행동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각본 중 몇 개를 저번 칼럼에 이어 소개해 본다.

 

#1. 연매출 10억이 될 때까지, 난 성공한 게 아니야!

‘~할 때 까지’ 각본(Until script)

 

40대 중반인 강세무사는 불금이지만 야근을 한다. 이번 주도 역시 10시 이전 퇴근을 해본 적이 없다. 물론 주말에도 혼자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한다. 그는 세무법인 대표로서 제대로 쉬어본 날이 없는 것 같다. 휴가를 가도 마음은 항상 바쁘다. 매출이 나쁘진 않지만 연매출 1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머릿속엔 ‘연매출 10억이 될 때까지, 난 성공한 게 아니야’ 라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조금만 더, 더, 자신을 몰아세우며 쉬지 못한다.

 

- 헤라클레스(Hercules) 신화 : 헤라클레스는 헤라의 질투심으로 인해 미치는 저주를 받는다. 이때 그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모두 죽이고 마는데 이후 자책감으로 죽으려고 하였으나 테세우스의 만류로 목숨을 부지한다. 그러나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에우리스테오스의 노예가 되어 그가 시킨 일련의 힘든 과업을 ‘모두 달성할 때까지’ 잠시도 쉴 수 없었다.

 

- ‘~할 때 까지’ 각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는 즐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강박적, 집착적 성격 소유자에게서 나타난다. 유년시절 강한 결핍감을 느낀 경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강한 반작용으로 ‘성공할 때까지는 쉬어서는 안 된다’라는 내면의 메시지에 따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남에 몇 평대의 집을 살 때까지는~’, ‘임원급으로 승진할 때까지는~’, ‘매출 nn억원을 달성할 때까지는~’ 결코 즐길 수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는 인간을 번아웃 되게 만든다. 현재의 진정한 행복을 앗아가고 미래 저 어디쯤 목표를 달성해야만 행복이 오며, 그 전까지 행복해서는 안 된다는 비합리적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목표에 대한 편집적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조금 더 여유있게 현재를 즐길 줄도 쉴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목표에만 눈이 멀어 달리다 잃어버리는 것들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청춘을 저당 잡혀 악착같이 돈을 벌어 나이 50에 강남에 고급 아파트를 구매한 민철 씨는 아무도 없는 적막한 자기 집에 쓸쓸히 들어가 TV를 켜고 혼자 소주를 마신다. ‘돈만 벌면 다 해결될 것 같았는데, 주변에 아무도 없네…. 내가 생각한 게 이런 게 아니었는데…’

 

#2. 그래, 거의 다 됐어. 이번 한번만 더 받자!

‘거의’ 각본(Almost script)

 

프리랜서 모델을 하고 있는 은주 씨는 한 눈에 들어오는 미인이다. 시원스런 이목구비에 날씬한 몸매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그런데 주변인들은 그녀를 성형중독으로 부르며 심각하게 걱정한다. 은주 씨는 총 32차례의 성형과 시술을 받았다. 거울을 보니 얼마 전 맞은 눈가 보톡스 덕분인지 주름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웬걸 팔자주름이 거슬린다. ‘이 팔자주름만 없으면, 진짜 예쁠 텐데…. 그래 거의 다 됐어. 이번 한번만 더 받자.’ 은주씨는 피부과에 팔자 필러를 예약한다. 하나가 끝나면 또 부족함이 보이는 그녀는 계속해서 성형을 시도한다.

 

- 시지프스(Sisyphus) 신화 : 시지푸스는 신들을 기만하는 행위로 미움을 사 평생 바위를 산 위로 끌고 올라가야 하는 저주를 받는다. 그러나 산꼭대기에 돌을 굴려 거의 정상에 오르면 항상 돌을 놓쳐 산 아래로 다시 굴러 떨어져 버린다.

 

- ‘거의’ 각본을 가진 사람은 ‘이번에는 거의 다 됐는데…’라고 말한다. 성공을 눈앞에 두고 실패를 되풀이 하는 사람들이다. 회사 내 제품 영상 편집을 담당하는 성훈 씨는 편집을 거의 다 했지만, 음악과 효과음을 넣지 못해 완성도가 떨어진다. 자영업자 기훈 씨는 열심히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정부지원사업에 여러 차례 도전하였으나 문서누락이나 제출기한 실수로 번번이 떨어졌다. 에릭 번은 이 각본 유형이 성공직전까지 가지만 결국 실수해서 일을 그르치고 ‘계속해서 되풀이’ 하기에 over and over 유형이라고 했다. ‘거의’ 각본의 두 번째 케이스는 실제 산정상까지 도착한다.

 

그러나 그는 안도의 숨을 쉬지도 못한 채, 또 다른 높은 곳은 없는지 찾아 나선다. 이런 유형들은 실제적으로 많은 성취를 이룬다. 어렸을 적부터 공부를 잘해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한 민지 양은 명문대에 진학하여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우수한 스펙으로 대기업에 입사했음에도 마음에 여유가 없다. 빨리 승진하기 위해 쉴 틈도 없이 자신을 다시 몰아 붙인다. 하나의 목표가 끝날 때쯤 성취감을 느끼기도 전에 다시 시작하는 그녀에게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목표 집착증에서 벗어나 자신이 성취한 것이 있으면 여유있게 그것을 즐기며 쉬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쉬지 못하는 ‘~할 때까지’ 각본을 가진 워커홀릭 유형들은 인생에서 진정 무엇이 중요한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목표가 진정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근원적인 것이 아닌 자신의 결핍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목표에 도달했지만 쉬지 못하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거의’ 각본을 가진 사람 또한 자신의 작은 목표 성취에도 충분히 즐기고 휴식할 줄 알아야 한다. 여유없이 경주마처럼 질주하는 당신이 기회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 자신의 건강이나 가족, 친구 등이 좀 더 인생에서 핵심적인 가치는 아닐까 생각볼 일이다.

 

[프로필] 송지영 프럼미 에듀 대표
• 한국교류분석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도형심리상담학회 이사
• 한국시니어플래너지도사협회 이사
•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석사
• 저서 《도형으로 보는 성격 이야기(공저, 2019)》, 《나를 찾는 여행! 액티브 시니어!(공저,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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