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6 (토)

  • 맑음동두천 -5.5℃
  • 구름많음강릉 2.4℃
  • 흐림서울 -1.4℃
  • 맑음대전 -3.7℃
  • 맑음대구 -2.0℃
  • 맑음울산 -0.6℃
  • 맑음광주 -1.7℃
  • 맑음부산 1.3℃
  • 맑음고창 -4.2℃
  • 구름조금제주 4.1℃
  • 맑음강화 -1.3℃
  • 맑음보은 -7.0℃
  • 맑음금산 -6.2℃
  • 맑음강진군 -3.7℃
  • 맑음경주시 -6.5℃
  • 맑음거제 -1.0℃
기상청 제공

사회

[전문가칼럼] 매너리즘에 빠진 오대리의 합리화

 

(조세금융신문=송지영 프럼미 에듀 대표)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노트북을 챙겨 커피숍에 자리 잡는다.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다. 문득 ‘주말에 내가 뭐하는 짓이지?’ 라는 자각이 들자 손에 힘이 빠진다. ‘나는 왜 이러고 사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도 잘 모르겠다.

 

에릭 번 박사는 무의식적으로 되풀이 되는 삶의 패턴 중 대표적인 6가지 인생각본을 제시했다. 과월호에서 ‘원한다고 다가질 순 없다는 (결코) 각본의 김과장, ‘지금은 괜찮지만, 곧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는 (그 후) 각본의 이대리’, ‘연매출 10억을 향해 질주하는 (~할 때 까지) 각본의 강세무사’, ‘거의 다 됐다며 매번 성형대에 오르는 은주씨’의 (거의) 각본까지 살펴보았다. 자신이 인지하고 바꾸기 전까지는 철저히 미숙한 어린 시절 써놓은 각본대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인생각본의 마지막 2가지를 더 살펴보자.

 

# 모든 게 불만스럽지만 항상 그 자리에!

‘항상’ 각본(Always script)

 

30대 중반인 오민영 대리는 동창회 모임에 나왔다. 매너리즘에 빠져 만사가 귀찮은 오대리는 소위 잘 나가는 애들을 보면 정말 밉상이라고 생각한다. 오대리는 치킨을 뜯으며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얼마나 부당한지 토로한다. 업무는 너무 많고, 상사들은 자신의 일을 떠넘기기 일쑤며 야근까지 하지만 월급도 많이 주지 않는 회사에 다니는 자신이 불쌍하다는 것이다. 옆에 있는 동창생이 말한다. ‘민영아, 너는 만나면 매번 회사 불평만 하는 것 같아. 차라리 옮기는 게 어때?’, 오대리는 말한다. ‘야, 그게 그렇게 쉽게 되니? 지금 내 상황이 그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란 말이야.’

 

아라크네(Arachne) 신화

 

베를 짜는 솜씨가 뛰어난 아라크네는 직물의 수호신인 아테나에게 도전한다. 아라크네는 신들도 감탄할만한 탁월한 손재주가 있었지만 교만하게 신을 조롱하는 장면을 수놓아 아테나여신의 분노를 산다. 아테나 여신은 아라크네를 거미로 바꾸어 영원히, 언제까지나 거미줄을 치게 만든다.

 

‘항상’ 각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이나 대인관계에서 매번 같은 패턴의 문제를 반복한다. 이는 심보 나쁜 부모들에 의해 형성된 각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안 듣고 네가 원하는 게 이거라면, 평생 그 일만 하고 살거라’와 같은 비난을 듣는다.

 

부모의 노여움과 저주같은 메시지를 받은 아이는 거짓말, 도벽, 비행 등의 문제행동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며 산다. ‘항상’ 각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회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개선하려거나 혹은 더 좋은 곳에 가기위한 노력이나 준비를 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무르며 불평을 토로한다.

 

오대리는 몇 년째 뜨뜨미지근한 연애를 이어오는 남자친구도 못마땅하다. ‘나는 왜 항상 이런 사람만 만나는 걸까?’ 이렇게 불만스럽지만 항상 반복되는 패턴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중단하고 새롭게 선택하고자 하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불만스러우면서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전과 똑같은 결과뿐이다. 바꾸고 싶다면 작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성취해 나가야 한다.

 

# 그냥 평범하게, 적당히만 하면 되지!

‘무계획’ 각본(Open-ended script)

 

박과장은 평범한 삶을 추구한다. 적당히 사는 게 가장 무난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치열하게 살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살 에너지도 없다. 같은 입사 동기인 김차장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젝트를 하나 맡으면 완벽하게 해치우기 위해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주말에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고 재테크에 자격증에 철저히 준비하는 김차장은 승진도 입사동기 중 제일 빠르고 벌써 아파트도 장만했다.

 

아침 회의가 끝나고 잠시 김차장과 여담을 나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의 김차창은 아침에 체력관리 차원에서 수영을 한다고 한다. ‘꼭 저렇게 까지 피곤하게 살아야 할까? 그 시간에 차라니 잠을 더 자겠다. 적당히 소리 안들을 만큼만 일하고 편하게 사는 게 잘사는 거지… 저러다 탈나는 거라구.’

 

필레몬과 바우키스 부부 (Philemon & Baucis) 신화

 

제우스와 헤르메스는 인간세상을 여행하던 중 너무 지치고 배가 고파 여기저기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방인을 반기지 않았으나 마음 착한 필레몬과 바우키스 노부부는 이들을 정성껏 대접한다. 이에 제우스는 감동하여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두 부부는 그저 신전을 지키며 한 날 한시에 죽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무계획’ 각본을 가진 사람은 어떤 목표를 성취한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무슨 일이든 딱 남들만큼만 하기 원하며 스스로 더 성취하려거나, 더 성공하고자 하는 의욕과 목표가 없는 비승리자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필레몬과 바우키스부부는 신을 잘 대접하여 무슨 소원이든 이룰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되었으나 신전을 지키며 부부가 한 날 한 시에 죽는 소박한 소원을 말한다.

 

무계획 각본을 가진 사람은 뚜렷한 목표나 비전이 없다. 특별히 성공해야겠다는 열정도 야망도 없다. 그저 승리자와 패배자의 중간에 놓여 하루하루를 그러저럭 살아가며 인생에 큰 승리도 큰 패배도 겪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평범한’ 각본이라 부른다. 직장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하지만 해고되지도 않는다. 그럭저럭 임기를 채우고 은퇴를 맞는다.

 

그리고 퇴직금으로 조그만 자기 가게 하나 차리려고 하나 비용이 녹록지 않다. ‘내가 그때 부동산 재테크를 했더라면 지금쯤 달랐을까? 아니야 실패했을 수도 있자나.’ 이들은 안전을 추구하며 모험 하지 않는다. 이들은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다 여러 기회를 놓친다. 한 번 뿐인 인생이다.

 

아무 계획없이 평범하게 살 것인지, 실패하더라도 여러 번 도전해보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서 더 이루어 가는 삶을 살 것인지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한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 자락에서 어떤 삶이 더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인지 가치 판단이 필요할 때이다.

 

 

[프로필] 송지영 프럼미 에듀 대표
• 한국교류분석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도형심리상담학회 이사
• 한국시니어플래너지도사협회 이사
•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석사
• 저서 《도형으로 보는 성격 이야기(공저, 2019)》, 《나를 찾는 여행! 액티브 시니어!(공저,2017)》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