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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가칼럼] 매너리즘에 빠진 오대리의 합리화

 

(조세금융신문=송지영 프럼미 에듀 대표)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노트북을 챙겨 커피숍에 자리 잡는다.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다. 문득 ‘주말에 내가 뭐하는 짓이지?’ 라는 자각이 들자 손에 힘이 빠진다. ‘나는 왜 이러고 사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도 잘 모르겠다.

 

에릭 번 박사는 무의식적으로 되풀이 되는 삶의 패턴 중 대표적인 6가지 인생각본을 제시했다. 과월호에서 ‘원한다고 다가질 순 없다는 (결코) 각본의 김과장, ‘지금은 괜찮지만, 곧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는 (그 후) 각본의 이대리’, ‘연매출 10억을 향해 질주하는 (~할 때 까지) 각본의 강세무사’, ‘거의 다 됐다며 매번 성형대에 오르는 은주씨’의 (거의) 각본까지 살펴보았다. 자신이 인지하고 바꾸기 전까지는 철저히 미숙한 어린 시절 써놓은 각본대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인생각본의 마지막 2가지를 더 살펴보자.

 

# 모든 게 불만스럽지만 항상 그 자리에!

‘항상’ 각본(Always script)

 

30대 중반인 오민영 대리는 동창회 모임에 나왔다. 매너리즘에 빠져 만사가 귀찮은 오대리는 소위 잘 나가는 애들을 보면 정말 밉상이라고 생각한다. 오대리는 치킨을 뜯으며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얼마나 부당한지 토로한다. 업무는 너무 많고, 상사들은 자신의 일을 떠넘기기 일쑤며 야근까지 하지만 월급도 많이 주지 않는 회사에 다니는 자신이 불쌍하다는 것이다. 옆에 있는 동창생이 말한다. ‘민영아, 너는 만나면 매번 회사 불평만 하는 것 같아. 차라리 옮기는 게 어때?’, 오대리는 말한다. ‘야, 그게 그렇게 쉽게 되니? 지금 내 상황이 그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란 말이야.’

 

아라크네(Arachne) 신화

 

베를 짜는 솜씨가 뛰어난 아라크네는 직물의 수호신인 아테나에게 도전한다. 아라크네는 신들도 감탄할만한 탁월한 손재주가 있었지만 교만하게 신을 조롱하는 장면을 수놓아 아테나여신의 분노를 산다. 아테나 여신은 아라크네를 거미로 바꾸어 영원히, 언제까지나 거미줄을 치게 만든다.

 

‘항상’ 각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이나 대인관계에서 매번 같은 패턴의 문제를 반복한다. 이는 심보 나쁜 부모들에 의해 형성된 각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안 듣고 네가 원하는 게 이거라면, 평생 그 일만 하고 살거라’와 같은 비난을 듣는다.

 

부모의 노여움과 저주같은 메시지를 받은 아이는 거짓말, 도벽, 비행 등의 문제행동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며 산다. ‘항상’ 각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회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개선하려거나 혹은 더 좋은 곳에 가기위한 노력이나 준비를 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무르며 불평을 토로한다.

 

오대리는 몇 년째 뜨뜨미지근한 연애를 이어오는 남자친구도 못마땅하다. ‘나는 왜 항상 이런 사람만 만나는 걸까?’ 이렇게 불만스럽지만 항상 반복되는 패턴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중단하고 새롭게 선택하고자 하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불만스러우면서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전과 똑같은 결과뿐이다. 바꾸고 싶다면 작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성취해 나가야 한다.

 

# 그냥 평범하게, 적당히만 하면 되지!

‘무계획’ 각본(Open-ended script)

 

박과장은 평범한 삶을 추구한다. 적당히 사는 게 가장 무난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치열하게 살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살 에너지도 없다. 같은 입사 동기인 김차장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젝트를 하나 맡으면 완벽하게 해치우기 위해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주말에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고 재테크에 자격증에 철저히 준비하는 김차장은 승진도 입사동기 중 제일 빠르고 벌써 아파트도 장만했다.

 

아침 회의가 끝나고 잠시 김차장과 여담을 나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의 김차창은 아침에 체력관리 차원에서 수영을 한다고 한다. ‘꼭 저렇게 까지 피곤하게 살아야 할까? 그 시간에 차라니 잠을 더 자겠다. 적당히 소리 안들을 만큼만 일하고 편하게 사는 게 잘사는 거지… 저러다 탈나는 거라구.’

 

필레몬과 바우키스 부부 (Philemon & Baucis) 신화

 

제우스와 헤르메스는 인간세상을 여행하던 중 너무 지치고 배가 고파 여기저기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방인을 반기지 않았으나 마음 착한 필레몬과 바우키스 노부부는 이들을 정성껏 대접한다. 이에 제우스는 감동하여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두 부부는 그저 신전을 지키며 한 날 한시에 죽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무계획’ 각본을 가진 사람은 어떤 목표를 성취한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무슨 일이든 딱 남들만큼만 하기 원하며 스스로 더 성취하려거나, 더 성공하고자 하는 의욕과 목표가 없는 비승리자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필레몬과 바우키스부부는 신을 잘 대접하여 무슨 소원이든 이룰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되었으나 신전을 지키며 부부가 한 날 한 시에 죽는 소박한 소원을 말한다.

 

무계획 각본을 가진 사람은 뚜렷한 목표나 비전이 없다. 특별히 성공해야겠다는 열정도 야망도 없다. 그저 승리자와 패배자의 중간에 놓여 하루하루를 그러저럭 살아가며 인생에 큰 승리도 큰 패배도 겪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평범한’ 각본이라 부른다. 직장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하지만 해고되지도 않는다. 그럭저럭 임기를 채우고 은퇴를 맞는다.

 

그리고 퇴직금으로 조그만 자기 가게 하나 차리려고 하나 비용이 녹록지 않다. ‘내가 그때 부동산 재테크를 했더라면 지금쯤 달랐을까? 아니야 실패했을 수도 있자나.’ 이들은 안전을 추구하며 모험 하지 않는다. 이들은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다 여러 기회를 놓친다. 한 번 뿐인 인생이다.

 

아무 계획없이 평범하게 살 것인지, 실패하더라도 여러 번 도전해보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서 더 이루어 가는 삶을 살 것인지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한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 자락에서 어떤 삶이 더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인지 가치 판단이 필요할 때이다.

 

 

[프로필] 송지영 프럼미 에듀 대표
• 한국교류분석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도형심리상담학회 이사
• 한국시니어플래너지도사협회 이사
•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석사
• 저서 《도형으로 보는 성격 이야기(공저, 2019)》, 《나를 찾는 여행! 액티브 시니어!(공저,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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