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2025년의 마지막 달력은 EU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의 ‘전환 기간’ 종료를 알리는 경고음과 같다.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배출량 ‘보고’에 그쳤던 전환기간이 끝나고 2026년 1월 1일부터는 실제 ‘비용’을 지불하는 본시행 단계가 시작된다. 많은 국내 수출 기업들이 지난 2년간 CBAM을 그저 번거로운 ‘환경 규제’나 ‘행정 서류 작업’ 정도로 여겨왔다. 만약 지금도 그렇게 인식한다면, 2027년도 재무제표에 예기치 못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CBAM의 본질은 환경보호라는 명분 뒤에 숨은 강력한 ‘신(新)무역장벽’이자 사실상의 ‘탄소 관세’이다. CBAM의 본질은 환경규제가 아니다. 이 제도는 EU 산업 경쟁력 보호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위한 전략적 수단이다. 수출 기업이 이를 단순 환경 보고 체계로 이해하거나 컨설팅 문서만 준비한다면, 본시행 이후 실제 비용 정산 단계에서 대응 체계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특히 CBAM은 단순 탄소 배출 보고가 아니라 제품별 HS분류‧생산공정 정보‧공급망 원산지‧배출계수 데이터가 연결되는 통합 검증 체계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 관세 신고 체계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우리 수출 기업들의 비명이 들린다. 최근 미국이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수입 철강·알루미늄과 그 파생상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다. 특히 완제품에 포함된 철강·알루미늄의 ‘함량 가치(Content Value)’에 50%라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면서도, 정작 그 가치를 산정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수출 현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에 갇힌 형국이다. 문제의 핵심은 미국 관세청(CBP)이 요구하는 함량 가치 산정 방식의 모호함과 자의성에 있다. CBP는 완제품 가격에서 철강·알루미늄 가치를 분리하여 신고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이때 원재료비만 가치로 인정할 것인지, 가공비·인건비 등 제반 비용까지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 만약 제반 비용까지 함량 가치에 포함된다고 해석될 경우, 5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과세표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의 채산성은 심각하게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세는 관련 업계를 넘어, 해당 원자재를 일부라도 사용하는 화장품, 기계 등 이종 산업에까지 연쇄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불확실성은 정상적인 경영 활동마저 불가능하게 만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중계무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양자협정이 이 시대 국제통상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금 그 본질적 생존 전략이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원산지증명서에서의 전면 정보 공개 의무는, 정보 차단을 기반으로 한 중계 모델에 근본적인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즉, 제3국 송장1)이 발행된 중계무역에서도 FTA 혜택을 받으려면, 비당사국에서 상업서류를 발행하더라도 원산지증명서는 반드시 실제 생산·선적국인 협정 당사국의 기업이 발행해야 한다. 이는 중계업체의 핵심 경쟁력인 ‘정보 비대칭성’을 원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구조적 모순이다. 1. 제3국 송장은 물품의 실제 생산국이나 선적국이 아닌, 제3의 국가에서 발행된 상업송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생산된 물품을 한국으로 수입하는데, 상업송장은 싱가포르에 있는 회사가 발행하는 경우가 제3국 송장에 해당한다. 이때 물품의 실제 흐름은 중국 → 한국이지만, 송장 발행자는 싱가포르에 위치하므로 ‘제3국 송장’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역사를 돌아보면,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왔다. 베네치아 상인들이 오스만 제국 때문에 지중해에서 밀려났을 때도 결국 대서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7월 30일, 워싱턴발 속보는 보는 이의 가슴을 묘하게 철렁하게 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합의대로 25%에서 15%로 인하됐다. 언뜻 보면 “그래도 10%포인트나 줄었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기업들과 부딪히며 느낀 경험으로는, 이 15%라는 숫자가 가진 의미가 훨씬 묵직했다. 지난 13년간 한국 기업이 누린 혜택은 단순한 면세가 아니었다. 한미 FTA 덕분에 현대차와 삼성 같은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독일 경쟁사보다 확실한 가격 우위에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 우위는 완전히 사라졌다. 아니, 오히려 불리해졌다. FTA 시대의 막, 진짜로 내렸다 숫자는 냉정하다. 일본 도요타는 기존에도 2.5% 자동차 관세를 내고 있었다. 이번에 15%가 되면서 12.5%포인트 인상된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0%에서 15%로, 무려 15%포인트가 한 번에 뛰었다. 충격의 크기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2년 발효된 한미 FTA로 13년간 한국 기업이 누렸던 무관세 특수는 이제 끝났다. 현대차도, 삼성 반도체도 앞으로는 일본‧독일 기업처럼 똑같이 15%를 내야 한다. 연간 대미 수출액이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부산항 신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컨테이너가 산처럼 쌓인 그곳에서 한 무역업체 대표는 이런 말을 했다. “요즘 중계무역이 정말 어려워졌어요. FTA 때문에 원산지증명서에 모든 정보를 다 공개해야 하니까, 우리가 애써 연결해놓은 공급업체와 바이어가 우리를 빼고 직거래를 하려고 해요.” 이 말은 수천 년을 이어온 중계무역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21세기 FTA 시대에 와서 근본적인 도전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문제는 단순히 한 업체만의 고민이 아니라, 우리나라 무역 생태계 전체의 변곡점을 의미한다. 1. 천년을 관통한 중계무역의 긴 여정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시작된 이야기 중계무역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기원후 2세기 실크로드의 번성기로 돌아가게 된다. 당시 사마르칸트나 부하라 같은 오아시스 도시들은 단순히 대상들이 물을 마시고 쉬어가는 곳이 아니었다. 이곳은 동양의 비단과 서양의 금은보화가 만나는 글로벌 거래소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중계상인들이 이미 그 시절부터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비단 생산업체는 로마의 구매자가 누구인지 몰랐고, 로마의 상인들도 중국의 실제 생산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과거 무역장벽은 주로 관세나 수입 쿼터 형태로 나타났지만, 이제는 환경 규범과 디지털 통상이 새로운 형태의 ‘비관세장벽’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EU의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이다. EU는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수입품에 ‘환경 관세’를 부과하며, 이를 자국 산업 보호 수단으로 활용한다. 미국도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산업 유치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는 FTA 체결 여부와 기술기준 충족 여부를 수입조건으로 연계하고 있다. FTA는 이제 환경‧노동‧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기준을 제시하면서도, 그 기준은 각국의 정치적, 산업적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되기 쉽다. 특히 기업으로서는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거나, 협정 발효 이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점이 큰 리스크다. 예컨대 ‘디지털 통상’ 분야에서 데이터 이전 제한, 소스 코드 공개 요구, 플랫폼 규제 등은 협정문에 모호하게 기술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업의 기술 보안, 영업비밀 유지, 글로벌 인프라 설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불확실한 법적 환경이 투자 결정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치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우주가 새로운 경제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상업적 우주탐사의 현실화, 민간기업의 달 탐사 계획, 소행성 자원 채굴 프로젝트들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주 공간에서의 상업활동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인류는 또 다른 경제적 과제에 직면했다. 바로 ‘우주 관세’다. 최근 2025년 1월 스페이스X의 일곱 번째 ‘스타십’ 시험 발사에서 상단부가 이륙 8분여 만에 공중 분해‧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멕시코만 항로가 일시 폐쇄되면서 최소 20편 이상의 항공편이 우회‧지연1)됐고, 항공사들이 약 100만 달러(약 13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1) 항공편 추적 웹사이트 ‘FlightRadar24’ 스타십 개발에는 지금까지 연구‧개발비만 5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됐으며, 발사 기지 ‘스타베이스’ 건설 비용만도 약 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단 한 번의 실패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리스크로 직결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일론 머스크는 “다음 달 발사는 예정대로”라며 연내 12회 시험 발사 목표를 고수하고 있어, 거대한 손실조차 민간 우주산업의 전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우주자원 반입과 새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미국의 중국산 우회 수출 단속, 통상 질서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미국의 통상정책은 극단적 보호주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 수출’에 대한 단속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최근 미 관세청(CBP)이 내놓은 판정은, 중국에서 대부분 제조한 제품이 한국에서 마무리된 경우에도 단순 가공에 불과하다면 여전히 중국산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판정은 단지 특정 기업이나 국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경종을 울리는 구조적 문제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미 FTA에 따른 원산지기준과 미국 국내법상 비특혜 원산지기준은 상이한 판단 기준을 가진다. 동일한 제품이 FTA상 한국산으로 인정받더라도, CBP가 실질적 변형이 없다고 판단하면 미국 국내법상 중국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 즉, 두 체계를 모두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기업은 아무리 FTA를 준수해도 예기치 못한 관세와 통관 차질에 직면할 수 있다. 실질적 변형 기준 미국이 적용하는 ‘실질적 변형(substantial transforma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트럼프의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가 보호무역의 도구로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이 이미 15년 넘게 운영해온 유사 제도가 있다. 바로 한-아세안 FTA의 ‘상호대응세율(Reciprocal Tariff Rates)’이다. 이 제도는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 상품협정의 핵심 조항으로, 회원국 간 관세 철폐 과정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도입됐다. 한-아세안 FTA의 상호대응세율(Reciprocal Tariff Rate Treatment) 한-아세안 FTA의 상호대응세율은 FTA 내에서 합의된 제도로, 민감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점진적인 무역 자유화를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이다. 한-아세안 FTA 협정 부속서2 제7항에 따라, 각 체약국은 고관세를 유지하는 민감품목(Sensitive Track)을 지정할 수 있으며, 상대국은 이에 대해 상호대응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즉, 한국에서 민감품목으로 지정한 품목에 대해 아세안 국가가 일반품목(Normal Track)으로 양허했더라도, 해당 국가는 일반품목의 양허세율이 아닌 상호대응세율을 부과할 수 있다. 상호대응세율은 아래의 주요 특징을 갖고 있다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미국 워싱턴발 매서운 바람으로 2025년이 힘겹게 시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그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관세 협박’이 세계 경제를 다시 흔들고 있다. 트럼프 1기(2017~2021년) 때도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중국, 유럽연합(EU), 한국 등 주요 무역국을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지만, 다시금 시작된 트럼프 시대는 더욱 거세진 무역장벽과 예측 불가능한 통상 환경을 예고하고 있다. 마치 ‘오리무중(五里霧中)’ 속을 헤쳐나가는 듯,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2기, 주요 대외 관세 이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무역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특히 유럽연합(EU)을 다음 표적으로 지목하며 “조만간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공언,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이라는 새로운 기관 설립을 통해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해 12월 31일 한-필리핀 FTA가 발효되면서 우리나라는 총 22개의 FTA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교역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FTA의 활용은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원산지 결정기준의 충족이 핵심이며, 그중에서도 부가가치기준은 복잡하면서도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가가치기준의 실제 부가가치기준은 완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부가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일 때 원산지를 인정하는 기준이다. 가장 간단한 예로, TV를 생산하여 아세안 국가로 수출하는 A 전자의 경우를 살펴보자. 만약 TV의 출하 가격이 1,000달러이고, 모든 부품이 비원산지 수입품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부품의 CIF 총 수입가격이 400달러일 때, 최종 제품의 부가가치비율은 60%가 된다[(1,000-400)/1,000×100=60%]. 이는 한-아세안 FTA의 부가가치기준인 40% 이상을 충족하므로 원산지 물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례와 같이 수출물품의 FOB 가격과 수입 원재료의 CIF 가격을 정확히 산출하는 것은 부가가치기준 적용의 출발점이자 핵심이다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새해, 불안한 첫걸음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 인사를 전하는 메시지가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다. 전통적으로 새해는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차야 하지만, 올해는 달리 느껴진다.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운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국면을 마주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 새해를 ‘불확실성의 해’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 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을 경고하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 인플레이션, 금리 변동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경제 전망을 흐리게 만들고 있어 기업과 개인 모두 긴장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중고의 도전 - 정치, 경제, 국제 관계 한국 경제는 현재 삼중고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첫째, 국내 정치의 불안정한 탄핵 국면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둘째,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재집권으로 인한 국제 무역 환경의 급격한 변화. 셋째,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이 세 가지 요인은 마치 거센 폭풍처럼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정치적 불안정은 경제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하고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운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글로벌 무역의 안전성과 효율성, 이 두 가치의 균형점을 찾는 것은 현대 국제무역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지난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는 이 균형점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미국은 테러 이후 즉각적으로 테러리즘 방지법과 테러리스트 금지 계정법을 제정하며 국가 안보를 대폭 강화했다. 세관 검사도 더욱 엄격해졌다. 이 변화는 국제무역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까지 효율성과 신속성에 초점을 맞추던 무역 환경이 안전과 보안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된 것이다. 세계 각국은 미국의 대테러 정책에 동참하며 보안 체계를 강화했고, 그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무역 안전과 효율성의 새로운 해법, AEO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곧 부작용을 드러냈다. 강화된 보안 절차로 인해 물류가 지체되고 무역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무역 효율성이 크게 저하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세계 각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을 모색했고,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미국의 C-TPAT(Customs-Trade Partnership Against Terrorism, 테러 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최근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체코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수출에 대해 대중들의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원전 수출 강국’으로의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이 ‘쾌거’의 이면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여러 가지 측면들이 있다. 원전 수출의 실상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들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국가 이익에 무엇이 더 부합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플랜트 수출의 정의와 실제 먼저 ‘플랜트 수출’의 정의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플랜트 수출이란 발전소, 정유소, 화학공장 등 대규모 산업 시설을 일괄적으로 설계, 조달, 시공하여 해외에 수출하는 것을 말한다. 원전 수출도 이러한 플랜트 수출의 한 형태로, 고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이 요구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부산엑스포 유치, 동해유전 발표와 같이 한 번에 큰 베팅을 즐기는 현 정부와 그 성격이 잘 맞아떨어지는 수출형태이기도 하다. 정부는 24조 원의 체코 원전 수출이라는 어마어마한 계약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국정감사에서 정진욱 의원은 “체코 원전 조달자금 24조 원 중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이번 추석 연휴는 예년과 달리 무더위의 연속이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이례적인 ‘9월 더위’가 기승을 부렸고 열대야 현상도 관측됐다. ‘추석(秋夕)’이 아닌 ‘하석(夏夕)’이라는 말이 들릴 정도다. 최근 10년간 추석 기간의 평균 기온은 대체로 15도에서 23도 사이였고, 최고 기온은 22도에서 29도 정도였다. 그런데 올해 추석 연휴 동안 체감온도는 33~35도에 다다랐다. 사상 최고급이다. 문제는 폭염의 추석이 올해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폭염은 단순한 더위를 넘어 우리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이런 현상이 더 이상 개인적인 경험이 아닌 전 지구적인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가 단지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위협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 이에 따른 기후변화는 지구 온난화, 극심한 기상 현상, 해수면 상승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인간 활동, 특히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 의한 ‘지구 온난화’에 의해 야기됐다고 경고한다. 올해 유난히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를 경유하여 한국으로 수입 시 인도네시아에서 발급된 C/O를 근거하여 싱가포르에서 발행한 연결원산지증명서(Back-to-Back C/O)로 통과선하증권과 비가공증명서 없이 직접운송 충족이 가능한가요?” RCEP 등과 같이 셋 이상의 국가가 한 개 조약으로 묶인 다국가 사이의 FTA에서 운용되는 ‘연결원산지증명서’에 대해서는 ‘FTA 연결원산지증명서: 글로벌 무역의 핵심 도구1)’의 제목 글에서 이미 다룬 바 있다. 연결원산지증명서는 물품이 중간 경유국을 거쳐 최종 목적지로 갈 때, 최초 수출국에서 발행된 원산지증명서를 근거로 중간 경유국에서 발급되는 증명서다. 1) [전문가 칼럼] FTA 연결원산지증명서: 글로벌 무역의 핵심 도구, 고태진, 조세금융신문, 2024.08 또한 FTA 혜택을 받기 위해선 협정 당사국끼리 직접 운송되어야 한다는 ‘직접운송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연결원산지증명서를 활용하면 이의 예외 ‘같이’ 작동하여 직접 운송된 것으로 보고 FTA 혜택을 인정해 준다는 사실도 알아보았다. 이와 관련된 좀 더 나은 이해를 위해 사례를 잠깐 들어 보고 오자. 제목: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무역에서 FTA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7월 현재까지 59개국과 21건의 FTA가 체결돼 있다. 한-UAE FTA 등 5건의 FTA는 서명, 타결이 완료되어 곧 발효를 앞두고 있다. 이어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중‧일, 몽골 등 국가와는 협상 중에 있다. 명실공히 FTA Hub 국가로 손색이 없다. 이에 FTA의 100% 활용은 기업인으로서는 필수적이다. 70% 정도 가동하면서 마치 FTA를 전부 활용하는 것처럼 착각하면 안 된다1). 차려놓은 밥상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편식만 하면 되겠는가. 1) 물론 당사자들은 그게 100%로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글로벌 무역환경에서 기업인들은 자원의 소싱, 엄격한 규제의 회피, 노동력(노동비, 풍부한 노동인구, 유연한 노동법규 등을 포함) 등 다양한 이유로 유리한 곳에 제조와 판매를 맡기고 있다. 이런 환경을 FTA에 잘 접목해 활용한다면 ‘꿩 먹고 알 먹는 셈’이 될 것이다. RCEP의 예를 들어보자. 어느 기업이 기회가 되어 국내외에 판매키 위해 저렴한 중국산 물건을 대량으로 수입해 물류센터(창고)에 보관해 놓았다. 그러던 중 호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김대호 아나운서가 ‘파충류 아저씨’라 불리며 다양한 파충류의 매력을 보여줬다. 이어 함께 출연한 코드 쿤스트도 김대호를 따라 비바리움1) 세계에 빠져들었다. 전통적인 애완동물로 주목받던 개나 고양이와 달리 한편으로는 다소 혐오스럽기까지 한 파충류가 반려동물의 한자리를 꿰차는 추세다. 왜일까? 1) ‘비바리움’은 파충류가 적절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온도, 습도, 조명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일단 키우는 게 편하다. 파충류는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고, 적절한 환경(온도와 습도)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큰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또한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대표적인 한국의 주거형태로 자리매김한 요즘, 신경이 많이 가는 것 중 하나가 층간 소음이다. 저소음 동물 파충류는 대부분 소음을 내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나 공동주택과 같은 소음에 민감한 환경에서도 키우기 적합하다. 이는 이웃과의 분쟁을 줄이고,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최적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독특한 외모와 행동을 가지고 있는 파충류들은 많은 사람에게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대한민국은 저출산 문제로 국가의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인구학) 명예교수는 지난 2006년 UN 인구포럼에서 한국이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서도 ‘한국 국가소멸 위기감’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인구 상황과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0.72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2024년에는 0.6명대로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년 동안 38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자했음에도, 출산율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사태의 심각성은 더 크다. 전문가들은 저출생 지표를 무시할 경우 ‘어린이 없는 어린이날’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저출산 문제가 당면한 사회적 위기며,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할 수 있는 심각한 인구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단면들이다. 이러한 인구 감소 추세는 지속적인 경제적, 사회적 부담 및 변화하는 가치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특히 경제적 부담이 큰 부분을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산삼’은 동아시아 전통의학에서 그 유익한 효능으로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져 왔고, 다양한 전설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신비의 식물이다. 신령한 힘이 깃든 식물로, 때로는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어 이를 찾아내는 것은 특별한 인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다. 그래서인가. 이것은 왕실이나 귀족층의 독점물이었고 왕이나 고위 관리, 혹은 외국의 사절들에게 주는 선물로도 사용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특히 중요한 약재로 간주하였고, 전통 한의학을 기록한 “동의보감”과 같은 고전에도 이의 효능과 사용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산삼을 발견하면 국가에 바쳐야 할 만큼 귀중한 자원이었다. 이것을 찾아내는 채취인을 ‘삼꾼’이라고 불렸으며, 이들은 산에서 평생 산삼을 찾아 헤매는 삶을 살았다. 이렇듯 산삼은 매우 구하기가 힘든 식물이다. 이내 사람들은 산삼과 비슷한 효능을 가지면서 좀 더 쉽게 손에 넣을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삼(蔘)의 씨를 산에 심어 자연상태로 재배하는 법을 착안했다. 이렇게 생산된 삼을 자연삼에 상대되는 말로 재배삼이라 하며, 그중에서도 특별히 ‘산양삼’(山養蔘, Wild-simu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