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기준금리 연속 인상 등으로 금리 상승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주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스스로 앞다퉈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자 장사만 하는 은행'이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까닭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5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전세대출의 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지난달 24일에 이어 불과 열흘만에 추가로 인하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4일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대부분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 지표금리)·변동금리(코픽스 지표금리) 등을 최대 0.5%p 내렸다. 이로써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0.3%p, 주요 전세자금대출 상품 금리도 0.2%p 더 낮아진다.
최근 선보인 금융채 2년물 지표금리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기존 '연소득 4천만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에서 '연소득 7천만원 이하'로 완화돼 0.4%p의 우대금리 대상이 늘어난다. 또 의사 등 전문직, 공무원 등 일부 고소득·신용자 대상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도 5일부터 0.3%p 하향 조정된다.
다른 주요 은행들도 최근 줄줄이 대출 금리를 낮추는 추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6일 전월세보증대출 금리를 최대 0.41%p, 신용대출 금리도 평균 0.28%p 내렸다. NH농협은행도 이날 새희망홀씨대출, 청년전월세대출에 최대 0.5%p, 0.3%p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농업인 우대금리도 최대 0.3%p로 늘렸다.
KB국민은행은 같은 달 25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고정금리)형 상품의 금리를 0.2%p 인하했다.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금리 한시적 인하(주택담보대출 최대 0.45%p·전세자금대출 최대 0.55%p) 조치도 계속 연장 적용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대출 금리 인하 행렬의 가장 큰 원인은 가계대출 감소세인데,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커진 고객을 지원하는 동시에, 영업 전략 차원에서도 최근 계속 줄어드는 가계대출을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8월 말 기준 696조4천509억원으로 7월 말보다 9천858억원 또 감소했다. 올해 1월 이후 8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예대마진 축소' 경쟁도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는 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가 처음 공시됐고, 앞으로 한 달마다 '이자 장사' 성적표가 계속 공개되는 만큼 은행으로서는 금리 통계 관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예대금리차 경쟁과 같은 맥락에서 반대로 수신(예금) 금리의 경우 계속 뛰고 있다. 지난 2일 신한은행은 한국야쿠르트(hy)와 제휴해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을 출시했는데, 우대금리 조건을 다 갖출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최고 금리는 연 11.0%에 이른다.
우대금리 조건은 ▲ 해당 적금 가입 직전 3개월 이내 적금 미 보유 연 1.0%p ▲ 적금 만기 5영업일 전까지 한국야쿠르트 온라인 쇼핑몰 '프레딧'에서 20만원 이상 결제 시 연 8.0%p(적금 가입 직전 3개월 이내 프레딧 결제 이력이 없는 조건) 등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케이뱅크는 두 가지 종류 적금과 목돈 모으기 서비스 '챌린지박스'의 금리를 최대 0.8%p 인상했다. 이로써 '코드K 자유적금'의 최고 금리(가입기간 1년 기준)가 연 2.90%에서 연 3.70%로,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최고 금리도 연 3.20%에서 연 3.90%로 각각 높아졌다.
하나은행은 같은 달 11일 '하나의정기예금' 금리를 연 3.40%로 최대 0.15%p 올렸다. KB국민은행도 지난 7월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고정금리) 상품에 연 0.2%p의 우대금리를 일괄 적용했고, 사회적 취약계층이 주택 관련 대출(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 연 0.3%p의 우대금리도 주기 시작했다.
예금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올해 들어서만 39조7천840억원(작년말 690조366억원→올해 8월말 729조8천206억원)이나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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