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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슈퍼을’ ASML, 3나노 이하 반도체 노광 공정도 단독 제조하나

세계 최초 EUV 장비에 이어 ‘High-NA EUV’ 장비까지 업계 왕좌 유지
HBM 제조 과정에서도 ‘노광 공정’ 중요성 커져…ASML 역할 부각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AI(인공지능) 관련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마이크론·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현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각사는 AI 관련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너도나도 대규모 R&D(연구개발)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기업간 소리 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주목 받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반도체 업계에서 이른바 ‘슈퍼 을’로 지칭되고 있는 ASML이다. ASML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 장비를 생산하면서 업계 내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ASML이 생산하는 EUV 노광 장비를 하나라도 더 빨리 얻기 위해 예약 단계에서부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은 반도체 업계 ‘슈퍼 을’ ASML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주>

 

1984년 설립된 ASML은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로 올해 4월말 공식 취임한 크리스토프 푸케 신임 CEO(최고경영자)가 회사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ASML은 본사 이외에도 현재 전세계 16개 국가에서 60여개 이상 사무실을 운영 중이며 이곳에선 총 4만24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ASML이 지금처럼 글로벌 반도체 업계 내 ‘슈퍼 을’ 위치를 얻게 된 배경에는 전체 반도체 제조 공정 중 가장 중요하다 평가받는 노광(리소그래피, Lithography) 분야에 끊임 없이 투자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1989년 세계 최초로 0.5 마이크로 ‘I-LINE(근자외선 광원) PAS5000/50’ 노광 장비를 출시한 ASML은 2000년 TWINSCAN 노광 플랫폼을 첫 출시함과 동시에 ‘Silicon Valley Group Inc. (SVG)’를 인수하면서 전세계 반도체 노광 장비 분야 1위에 올라섰다.

 

2006년에는 세계 최초로 EUV 노광 장비 프로토타입(시제품)인 알파 데모툴을 공개했고 지속적인 성능 과정을 통해 TWINSCAN 플랫폼 기반 다양한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양산에 돌입했다.

 

2014년 출시한 EUV 노광 장비 ‘NXE:3300B’는 다수의 고객사에서 1일 600장 이상의 웨이퍼 처리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26대의 EUV 노광 장비로 구성된 ‘NXE’를 출하했다. ‘NXE’는 ASML이 20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본격적인 대량생산을 시작한 장비이기도 하다.

 

올해 초 ASML은 차세대 노광 장비 ‘High-NA(Numerical Aperture) EUV’인 NXE:388E 시스템을 처음 출하했다.

 

 

◇ ASML EUV 노광 장비, 반도체 핵심 ‘노광 공정’에 필수

 

노광 공정은 극히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반도체 웨이퍼에 그려 넣는 기술로 반도체 8대 공정 중 핵심 공정에 속한다. 감광액을 바른 웨이퍼 위에 회로도 원판(마스크)을 놓고 빛을 쪼이면 빛에 노출된 부분만 형상화되는 원리다.

 

노광 공정에서는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 마이크론(㎛, 100만분의 1미터) 단위였던 반도체 회로선폭 미세공정이 2000년대에 진입하며 나노(㎚, 10억분의 1미터) 단위 공정으로 넘어오면서 노광 공정에서는 빛의 파장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90나노 이하에서 20나노급까지 노광 공정에서는 ArF(불화아르곤)를 광원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40나노 이하 공정부터는 ArF로 미세한 회로선폭을 구현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를 해결하고자 이머전(Immersion, 액침)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머전은 웨이퍼와 회로도 원판 사이에 위치한 현미경(프로젝션 렌즈)에 물을 채워 굴절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굴절률이 높아지면 현미경의 초점 심도도 깊어져 더 미세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다.

 

ASML은 지난 2003년 자사 TWINSCAN 플랫폼 기반의 이머전 노광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해당 이머전 노광 시스템으로 인해 40나노 반도체 공정을 10나노대까지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는게 ASML측 설명이다.

 

이후 ASML가 전세계 최초로 내놓은 EUV 노광 장비는 반도체 공정을 또 다시 도약할 수 있게 했다.

 

EUV의 경우 파장이 13.5㎚로 ArF 193㎚에 비해 매우 짧아 극미세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최신 7나노 반도체 양산을 위해선 EUV 노광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EUV 노광 장비는 ASML만이 생산 가능하다.

 

ASML은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주력하고 있는 3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차세대 ‘High-NA EUV’ 기술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다. ‘High-NA EUV’ 기술은 현재 ASML만 독점 보유하고 있다.

 

ASML 관계자는 “차세대 ‘High-NA EUV’는 기존 EUV와 비교해 더 높은 NA(광학시스템의 집광 능력) 값을 가지고 있다. 이는 더 작은 회로 패턴을 더 정밀하게 인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기존 EUV 장비의 NA 값은 약 0.33인 반면 ‘High NA EUV’ 장비의 NA 값은 0.55다. 따라서 기존 EUV 시스템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를 제공해 3㎚ 이하의 반도체 공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산업의 급성장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한 HBM의 제조 과정에서도 ASML의 EUV 장비의 역할이 달라진 것은 없다”며 “HBM 제조 과정에서도 ASML의 EUV는 노광 공정을 담당하는데 더욱 미세하게 회로를 찍어냄으로써 고효율, 고성능의 칩 제조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한국과도 인연 맺은 ASML, 화성에 2400억원 투입 ‘뉴 캠퍼스 조성’

 

ASML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 1996년 10명의 인원으로 경기도 화성시에 설립된 ASML코리아는 수 십년에 걸쳐 경기도 이천, 평택, 충북 청주 등으로 사무실을 확장했다. 현재는 화성 본사를 포함해 각 지역 사무실에 총 22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인 규모로 성장했다.

 

이외에도 ASML의 글로벌 물류 허브 역할을 하는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는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더불어 화성 본사와 용인 서플러스 글로벌 내에는 트레이닝 센터와 고객에게 생산 관련 중요 부품을 제공하는 Local Repair Center가 위치해 있다.

 

ASML코리아는 지난 2022년 경기도 화성시에 2400억원을 투입해 EUV 장비 트레이닝 센터(Training Center)와 재제조센터 등이 포함된 ‘뉴 캠퍼스(New Campus)’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뉴 캠퍼스’가 조성이 완료되는데로 ASML은 국내에서 반도체 관련 인재 조기 육성에도 나설 방침이다.

 

ASML코리아 관계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에 기여하고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국내 업체 및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늘리겠다”며 “미래 반도체 산업에 기여할 인재 육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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