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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5대 금융지주, 고환율·트럼프 리스크에 비상 경영계획 가동

내년 1,300원대 예상치 깨고 1,450원대, 기존 전략 수정 불가피...각사 전문가도 "당분간 원화 강세 재료 없어"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비상계엄 사태와 트럼프 리스트 등 국내외 정치 불안으로 등락을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직후 1459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하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비상 경영계획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

 

애초 1,300원대 환율을 예측하고 내년을 준비했던 금융지주들은 돌변한 시장 환경에 기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 일부 금융지주는 내년 상반기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할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자기자본비율 등 재무 건전성 지표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는 환율 상승에 따라 비상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물밑 논의에 착수했고, 실무진이 시장 상황을 반영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면 이사회 보고·결의, 금융당국과의 공유 등을 순차로 진행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내부적으로 내년 환율 전망을 1,500원에 육박하는 시나리오로 경영계획을 추가 설정하기로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돼 환율이 1,300원대 중반을 회복하는 기본 시나리오를 가정해 사업계획을 마련했다"며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해 1,400원대 후반까지 상승하는 시나리오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내년 환율 전망을 1,300~1,450원(평균 1,360원) 수준으로 보고 경영계획을 짰으나, 전망치 수정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상황에 따라 환율 전망 상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며 "환율 상단이 1,400원대 후반에 달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0월 일찌감치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하면서 내년 평균 환율을 1,385원으로 가정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당시 계획과 별개로 현재는 환율 전망치를 최고 1,450원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평균 환율이 1,300원대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년 경영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영계획 수정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최근 확대된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내년 환율은 평균 1,350원에서 1,400원 사이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농협금융지주도 내년 평균 환율 전망치를 지난 9월 말 기준 1,330원에서 11월 말 기준 1,350원으로 한 차례 높였으나, 추가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난달 말 경영계획을 확정했으나, 대외 환경 변수에 따른 실적 추이를 분석해 전략 방향 수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현시점에는 내년 환율을 최고 1,450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이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비상 경영계획을 물밑 논의 중인 가운데 각 사 대표 전문가들은 이미 기존 환율 전망치를 대폭 수정해 제시하고 있는데, 일부 전문가는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취임이 예정된 내년 1월 전후로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난번 환율 고점이 1,440원 안팎이었으나, 현재 환율은 이를 돌파했다.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으므로 상단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낙원 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도 "대내외 여건을 보면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재료가 딱히 없다"며 "환율을 1,500원 선까지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권 출범과 탄핵 정국이 맞물리면서 외교적 공백과 함께 대외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외환보유액 감소 흐름 속에 외환 당국의 적극적 개입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KB금융 산하 KB경영연구소는 내년 상반기 환율 상단을 1,47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또는 내년 금리 인하 횟수 축소로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환율이 1,450원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1,425~1,475원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시장 참여자들이 그간의 포지션을 정리하고 한발 물러나면서 환율이 소폭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내년 초 딜러들이 복귀하면 환율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 정책에 대한 경계감, 미·중 무역분쟁,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이 그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환율 상방 압력이 높을 것"이라며 "트럼프 취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우리 금융시장은 해외 자본 이탈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환율 방어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말 주요 지표 및 이벤트의 부재, 유럽의 정치적 불안 등으로 달러화는 미국의 펀더멘탈 우위를 반영해 독주가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순환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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