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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심판원, 임직원들이 다니던 사업부 인수해 분사창업…창업감면 대상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임직원들이 다니던 회사 사업부를 사들여 독립한 분사창업도 창업벤처중소기업 감면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행정결정이 나왔다.

 

조세심판원은 동화성세무서가 창업벤처중소기업 감면신청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선박 기전업체 A가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해 감면해주는 것이 맞다고 결정내렸다(조심 2024중3578, 2025. 2. 27.).

 

핵심쟁점은 회사임직원들이 다니던 회사 사업부를 인사해 분사창업한 업체가 원 회사의 차명 저수지냐, 아니면 정말로 임직원들의 독립해 만든 회사냐였다.

 

A사는 원래 선박 제조 및 판매업체 ‘갑’의 기전 사업부였으나, 기전팀장 상무 ‘을’이 회사에서 독립하자고 설득, 2016년 자본금 40억을 모아 2017년 6월 22일 기전 사업부 독립운영을 위한 신규업체 A를 설립했다.

 

기전팀장 ‘을’과 기전팀원은 ‘갑’으로부터 기전 사업부를 사들였고, 전 기전 팀원은 갑에 사표를 내고 A로 옮겨, 임직원 지분 80.02%, 회사 자가지분 19.98%를 토대로 설립된 신규법인 A를 다니는 등 분사창업하게 됐다.

 

A사는 창업벤처중소기업 법인세 감면특례를 동화성세무서에 신청했으나, 동화성세무서는 이를 거절했다.

 

A사가 외형상 독립을 하긴 했지만, '창업시점'에서 보면 매출 대부분이 모태가 됐던 갑한테서 나왔고, 창업 후 신규채용도 별로 없어 창업을 통한 경제효과 창출효과가 없다는 이유다.

 

A가 분사창업 당시 갑 회사가 쓰던 공장과 사업장을 그대로 썼다는 것도 문제 삼았다.

 

창업벤처중소기업 감면을 주는 이유는 단순히 창업한다는 이유만으로 주는 게 아니다. 창업함으로써 매출을 올리고, 신규 직원을 고용해 국가와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기 때문에 준다.

 

그런데 원 회사가 임직원 차명으로 회사를 설립, 서류 몇 장으로 서류상 분사창업이라고 꾸며 세금감면만 빼먹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사업부를 떼내 신규법인을 설립, 지분상으로만 독립한 것처럼 꾸며놓고, 실제로 모회사가 시키는 대로 기존에 하던 일 그대로 하면서 감면만 받는 것이 대표적 사유다. 창업에 따른 경제효과 창출은 전혀 없어 이런 회사에 감면을 주면 안 된다.

 

실제 2017년 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이전에는 분사창업에는 창업벤처중소기업 감면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2017년 12월 19일부터는 법을 개정해 분사창업도 예외적인 경우 줄 수 있도록 했다. 정말로 임직원들이나 제3자가 사업부를 인수‧창업하여, 새로운 매출과 채용을 늘려 경제에 이바지했는데도 창업 감면을 주지 않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A사는 바로 이 법 개정 시기에 맞춰 분사창업한 회사였다.

 

국세청 입장에선 감면 따먹기 위해 위장 분사한 업체인지 지켜봐야 했다.


이에  A사는 동화성세무서 말대로 창업시점에선 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분사창업 초기 갑으로부터 매출 비중은 90%에서 50%로 줄었고, 분사창업 초 0.8%에 불과했던 해외매출이 39%까지 오르는 등 갑으로부터의 의존도를 줄이고, 신규 매출처를 개척했다고 전했다.

 

직원 수도 창업 당시 전 직원 94명이 갑 출신이긴 하지만, 그 해 말까지 신규직원 18명을 신규채용했다고 전했다.

 

A가 기술보증기금에서 창업벤처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A사는 2018년 5월 기술보증기금에 벤처기업으로 확인받기 위해 심사를 받았고, 2020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았다.

 

화성 사업장도 처음에는 원 회사 갑으로부터 빌려 썼지만, 이후 사업장은 사옥을 사서 옮겼고, 제조공장도 2021년 11월 부산공장으로 옮겼다고도 밝혔다.

 

창업을 주도한 기전팀장 ‘을’과 임직원들은 갑과 특수한 관계도 없고,  지분 구조상 회사 자가주 19.98%, 회사 임직원 보유 지분 80.02% 등 임직원 지주제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갑’의 꼭두각시도 아닌 독립적으로 조직‧운영부서를 두고 회사를 운영했다는 취지다.

 

심판원 판단의 최종 관건은 원 회사인 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을 창업시점을 기준으로 독립성 여부를 볼 것이냐, 아니면 차후 사업한 것을 보고 독립성 여부를 볼 것이냐가 됐다.

 

그리고 심판원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실질적 창업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창업 시점을 기준으로 고용창출이나 투자효과, 매출구조 변경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통상 기존 사업부서의 자산과 인원을 어느 정도 승계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분사창업 형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아니한 것으로 그 전제가 불합리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분사창업 당시 분사기업의 대표이사나 임직원(주주 포함)이 피분사기업과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경영의 주체가 되었는지 여부, 창업 이후 실질적인 고용창출이나 투자의 효과가 있었는지 여부, 기존의 피분사기업에 소속되어 있을 때와는 차별화된 매출구조의 변경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져 왔는지 여부, 창업 이후 새롭게 진행된 신규사업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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