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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양현근 시인) 온 세상이 연두빛 봄날이다. 연두의 봄날, 희망의 그날처럼 환하다. 그 환한 빛을 따라 작은 물켜들이 마음 가운데 손바닥만한 녹색 등을 켜들고 있다. 무겁고 칙칙한 계절을 건너오느라 지치고 상한 영혼들에게 재잘거리며 말을 건다. 조금 쉬엄쉬엄 가라고, 조금 어렵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중얼거린다.

 

지난 몇 달간 우리는 갈등과 극한의 대립이 광장에서 맞부딪치는 것을 보았다. 정치, 경제, 사회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내 편과 남의 편으로 나누고, 여기서부터 선과 악을 구분하려 든다. 계층 전반에 걸쳐 만연된 불평등의 시대에 이념의 대립까지 겹쳐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공존이라는 소중한 가치에 대하여 망각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양한 공동체가 자기 주장만을 앞세워 계층적 극단주의로 내몰리는 사회 병리적 현상들을 곳곳에서 우리는 목도한다. 해묵은 이념 논쟁과 함께 저출생과 고령화, 경제‧사회적 양극화, 세대간 갈등요인까지 폭발직전이다.

 

이와 같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와중에 글로벌 관세폭탄과 신 팽창주의로 대변되는 소위 ‘트럼프 스톰’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난 석 달간 우리는 세계의 리더라고 하는 미국의 변심과 트럼프의 국익 우선주의에 휩쓸린 세계경제의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는 중이다. 미‧중간에 상호관세와 추가관세 등 관세폭탄을 서로 주고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희토류 수출제한 조치, 보잉항공기 인수거절 등 바야흐로 무한 보복의 복수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덧붙여 그린란드와 캐나다의 미국 편입, 파나마 운하 운영권 회수 압박, 가자지구 점령 및 개발 등 상상을 초월하는 신팽창주의 물결이 넘실대는 중이다. 공존이 아니라 ‘너 죽고 나살자’는 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왜 전세계를 상대로 이와 같은 관세전쟁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라고 한다. 바로 ‘환율 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경제 라인 핵심 인물인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의 보고서에 언급된 소위 ‘마러라고 합의’에 따른 달러 약세 유도전략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마러라고 합의’라는 이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따온 것으로, 미런 위원장이 제안한 제2의 플라자 합의를 말한다.

 

주요 내용은 각국은 미국의 초장기 국채(예: 100년 만기 채권)를 매입하고, 미국은 이들 국가에 관세를 완화하거나 면제해준다는 것이다. 미런 위원장은 이를 통해 달러 약세 → 미국 수출 경쟁력 확보 → 제조업 부활 → 고용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구조는 관세 전쟁을 통해 궁극적으로 다른 나라 통화가치를 끌어올려 엄청난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를 개선하고자 한다. 즉, 미국 경제의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고, 글로벌 무역질서를 재편하려는 전략의 일부라는 시각이다.

 

이와 같이 글로벌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부적으로는 이념과 세대간, 계층간 갈등과 분열이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사회적 통합노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덧붙여 미국의 환율조정 요구에 대한 대응전략과 함께 세계 경제질서의 재편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글로벌 협력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내수기반 진작과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접근노력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라 할 것이다.

 

 

[프로필] 양현근

•시인
•(전)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전)한국증권금융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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