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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나고야 의정서와 글로벌 종자전쟁

(조세금융신문=양현근 시인) ‘살아 있는 쇠똥구리 50마리를 구해오면 5000만원을 지급합니다.’ 환경부는 지난 2017년 말 이런 입찰공고를 낸 바 있다. 쇠똥구리 한 마리에 1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어렸을 적에 흔하게 보던 쇠똥구리가 이제 돈이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생물자원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례다.

 

1993년 발표된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f Biological Diversity)과 이의 실천적 내용을 담은 ‘나고야 의정서’가 2010년 채택됨에 따라 생물자원 보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는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총회에서 채택됐으며 2014년 10월 평창총회에서 발효됐다. 한국은 2017년 참여국이 됐으며, 올해까지 전세계 126개국이 비준했다. 나고야 의정서는 쉽게 말하면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약속이다.

 

참여국은 다른 나라의 생물자원을 이용해 각종 제품을 만들 경우 그 나라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반대로 로열티를 받고 자국의 생물자원에 대한 사용을 허용할 수도 있다. 다양한 생물자원은 더 이상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자원이 아니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대상이 된 것이다. 생물자원이 곧 국가 부(富)의 원천인 셈이다.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의약품 등 바이오산업이 주요 적용 대상으로 꼽힌다. 바야흐로 글로벌 종자전쟁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생물자원이 다양하고, 김치, 된장 등 전통 발효음식이 많아 미생물 등 각종 생물 및 유전자원의 보고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국이 보유한 식물 종자 등 유전자원 수가 미국과 중국 등에 이은 세계 5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종자전쟁에서 비교적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 등 K균주를 기반으로 한 K바이오가 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준비상황은 어떠한가. 바이오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된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된 지 3년이 되었으나 이에 대한 정부 및 기업의 대비는 미흡하기 그지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올해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해외 유전자원 의존도는 약 48.5%에 달하며, 이중 상당수가 국내 유전자원으로 대체를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2020년 11월, 국립원예특작과학원)된 바 있다. 천연물을 원료로 하는 의약품, 건강식품, 화장품 등의 핵심 원료인 추출물을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해외 원산지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한다. 이에 따른 로열티 금액도 수천 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바이오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앞으로 지불해야 할 금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산업의 원천소재인 생물자원에 대한 세계각국의 확보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고유한 유전자종 및 유전자원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식량주권 없는 농업 선진국이 공염불이듯 바이오 자원 없는 바이오 강국도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아울러, 진정한 바이오 강국은 생물주권과 유전자원의 독립으로부터 시작된다. 코로나19는 국내 바이오산업에 대한 육성 필요성을 일깨워 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생물 유전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보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내 유전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업계의 노력 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프로필] 양현근

• 시인

• 전)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은행감독국장·기획조정국장

• 전) 금융감독원 외환업무실장

• 조선대 경영학과, 연세대 석사, 세종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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