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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조세금융신문=양현근 시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국 가운데 우리나라 인구의 평생 기대수명이 10년 만에 19계단 뛰어올라 일본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2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이란 그해 태어난 아이가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수명을 의미하는데, 남성 80.5세, 여성 86.5세로 각각 예측됐다.

 

이와 같은 기대수명은 OECD 38국 가운데 1위인 일본(84.7년) 다음인 2위이자, OECD 국가 평균(80.5년)보다 3년 긴 것이다. 10년 전인 2010년에는 80.2년이었으니 지난 10년간 3.3년간이나 늘어난 셈이니 기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조선시대 역대 왕비 46명의 평균수명이 51세에 불과하고, 양반가 여성의 평균수명이 45.3세에 불과했다고 하니 참으로 격세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 및 보건수준 향상과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7개, 국민 1인당 연간 외래 진료 횟수는 14.7회로 각각 OECD 평균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의료시스템 고도화가 국민 기대수명 연장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특히, 김치와 된장, 고추장과 같은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이 장 내에서 유익한 생리작용을 하면서 장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대수명 통계에는 우리가 유념해야 할 불편한 내용이 숨겨져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질병‧부상으로 고통 받은 기간(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66.3년에 그쳐, 2012년 조사(65.7년)에 비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건강수명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기간으로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사는가’에 초점을 두고 산출한 지표다. 즉, 실질적인 수명이다. 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뺀 기간은 실상 의료기술의 도움 등으로 수명만 연장하는 기간인 셈이다. 

 

통계적으로만 따지면, 우리 국민은 기대수명 83.5년 가운데 17.2년은 병으로 고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기대수명의 증가와 건강수명의 답보문제는 노령화의 급속한 진전과 출산율 저하 등과 함께 참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사안으로 생각된다.

 

기대수명 세계 1위인 일본의 경우, 과식을 피하고 주기적인 운동을 하는 등 국민 개개인의 꾸준한 건강관리가 생활화돼 ‘아프지 않은 노년’이 일반화돼 있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건강관리에 대한 습관 등이 부족해 장수에 따른 의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지출은 2021~2030년 10년 간 연평균 8% 안팎씩 급속히 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급속히 늘어나는 의료비와 연금 등 각종 복지비용으로 인한 ‘장수(長壽)의 저주’에 빠지지 않으려면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후세대가 도저히 감당 불가능한 보험 재정 등에 대한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고령자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소중한 인적자원이기도 하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정책적으로 정년을 연장하거나 없애 건강한 고령자를 부족한 일손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은 미래세대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출산율 회복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과 함께 고령인력의 적절한 활용 및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범정부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된다.

 

 

[프로필] 양현근

• 시인

• 전)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은행감독국장·기획조정국장

• 전) 금융감독원 외환업무실장

• 조선대 경영학과, 연세대 석사, 세종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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