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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갈등을 넘어 통합으로

(조세금융신문=양현근 시인) 갈등(葛藤)이란 칡을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뜻하는 등(藤)이 합쳐진 말로 이와 같은 갈등상태에 놓인 칡과 등나무의 경쟁은 보통 한 나무가 고사한 후에야 끝을 맺는다고 한다. 그것은 태생적으로 두 식물이 다른 나무 등을 감아올라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칡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감아올라가는 것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 방식대로 자기의 길을 가겠다고 고집하다 보니 두 식물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서로 추구하는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일어나는 대립과 충돌하는 상태를 우리는 갈등이라고 한다.

 

인간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생산과 분배의 역사이다. 노동력과 기술력의 차이에 따라 생산량이 차이가 나게 마련인데, 이와 같은 생산물의 분배를 둘러싼 갈등은 인류 역사에서 투쟁의 기본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최근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갈등구조에 놓여 있다. 기존의 지역 간의 갈등,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갈등,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갈등에 더해 최근에는 신·구세대 간 갈등, 젠더 간 갈등이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고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갈등은 결국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다. 나와는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야 하는데 교정 혹은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데서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다. 기존 갈등구조에 더해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은 세대 간 갈등, 젠더 간 갈등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이른바 인구 오너스(onus) 시대, 즉, 생산연령 인구가 급속히 주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젊은 세대들의 노령층 부양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노인 인구의 증가, 노동생산성의 저하는 그러지 않아도 나눠야 할 파이가 줄어드는 와중에 세대 간 불평등 문제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대선 직후 최근 조사에 의하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우리 사회 남녀 갈등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와 조선일보가 대선 직후 공동으로 진행한 ‘2022 대한민국 젠더 의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1786명)의 66.6%가 ‘한국 사회 남녀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구조는 외환위기 당시부터 벌어진 양극화가 코로나19를 거치며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양극화와 갈등구조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새 정부의 국민통합을 위한 선결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절박한 요구는 우리나라의 교육이나 복지, 고용, 출산 정책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방향전환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20대 남녀 갈등의 이면엔 한국 사회가 앓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병증(病症)이 응축돼 있다고 진단한다.

 

저성장 시대에 코로나19까지 덮치며 급감한 일자리와 증폭된 고용 불안이 밑바닥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왜 밀레니얼세대로 대변되는 젊은 세대가 ‘과정의 공정’에 몰입하게 되었는가를 정책당국자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전체적인 ‘파이’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에서 성별·세대별,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고,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포용과 관용만이 우리의 나아갈 길임을 일깨운다. 분단이 낳은 편가르기 악습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우리에게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프로필] 양현근

• 시인

• 전)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은행감독국장·기획조정국장

• 전) 금융감독원 외환업무실장

• 조선대 경영학과, 연세대 석사, 세종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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