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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역외탈세’ 한진家 자진납부 3대 의혹

거액 상속재산 인지에 14년, 신고에만 2년
자진납세에도 인지시점, 수정신고 시기 '의심'
"블복소송 등 재판 대비한 것" 해석 분분

한진그룹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한진家 2세들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16년간 은닉했다는 혐의에 대해 16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상속세를 자진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한진가의 상속세 자진신고와 관련한 세간의 의혹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진그룹에 따르면 2002년 창업주 별세 후 한진가 2세들은 상속세를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했지만, 해외에 파악하지 못한 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지난 2016년 4월에야 알고 남매간 협의를 거쳐 2018년 1월 상속세 수정신고 했다고 밝혔다.

 

2세들이 내야할 세금은 총 852억원으로, 이중 192억원을 1차분으로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18년 1월은 국세청이 세무조사로 수백억대 세금 추징이 확실시 되던 때다. 설령 수정신고를 했어도 추징된 세금은 다 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거액의 상속재산을 인지하는 데 14년이나 걸렸고, 거액의 세금을 수반하는 신고납부를 2년이나 끌었다는 부분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국세청의 과세를 그대로 따르기 보다 급한 비를 피한 후 차후 불복소송을 통해 대응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무성하다.

 

때문에 세무업계에서는 어차피 낼 세금임에도 '자진납세'라는 명분을 내세워 생색을 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감독당국 관계자들 중에는 한진이 역외탈세 혐의와 관련 고의적 탈세가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한 사전작업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한진家의 자진납부와 관련한 의혹은 ‘거액의 상속재산을 14년 동안 인지하지 못할 수 있느냐’로부터 시작된다.

 

상속은 상속인의 사망과 동시에 진행되는데 피상속인이 상속을 받으려면, 해당 재산을 당국에 신고하고 진행해야 한다.

 

물론 재산이 해외에 있을 경우 모를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재산을 故 조중훈 회장 실명으로 보유했다면, 정부를 통해 공증된 재산이므로 찾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재산을 비밀 관리 하지 않은 이상 1000억이 훌쩍 넘는 재산을 몰랐다고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밖의 가능성으로는 조중훈 회장이 차명을 사용했거나 페이퍼컴퍼니, 신탁 등을 동원해 직접적인 소유관계를 숨긴 경우다. 이 경우는 자손들은 물론 재무담당자도 판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불법 해외재산은닉에 해당한다. 검찰은 현재 관련 혐의를 수사 중이다.

 

두 번째 의문은 인지 시점의 공교로움이다. 즉, 왜 14년이 지난 2016년 4월에서야 해당 재산을 인지하게 됐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진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향후 열릴 재판에서 유리한 방어논리를 세우기 위해 특정시점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조세포탈죄는 사기 및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경우 성립되는데 이중 사기 요건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 고의성 여부다.

 

만일 한진이 고의로 상대방(과세당국)을 속일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려면, 국세청보다 해외상속재산 누락 사실을 먼저 인지하고, 해결하려 노력했다고 해야 한다. 

 

2016년 4월이라는 시점은 이같은 방어논리에 적격이다.

 

국세청이 관련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은 2017년 말의 일이지만, 실제로는 2016년 여름 한진 측의 혐의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혐의사실이 있어야 세무조사에 착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국세청은 조양호 회장 등 한진일가에 대한 비밀리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는데, 조사요원의 실수로 국세청이 한진 조양호 회장의 해외 재산을 조사하고 있다는 행적이 일부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만일 이것이 국세청의 첫 시도였다면, 2016년 4월은 한진이 국세청 보다 먼저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의문은 상속세 누락 사실을 2016년 인지하고도 신고는 2018년 1월에야 했느냐이다.

 

한진 측은 거의 2년 가량 지연된 이유에 대해 피상속인이 5명이나 되고, 서로 따로 떨어져 있다 보니 조율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한진의 경우에는 국세청의 과세논리를 아는 게 선결과제였기 때문이다.

 

만일 단순 세금누락의 경우에는 부과제척기간을 10년이 적용돼 가산세도 10년치만 내면 된다. 하지만 탈세로 판단될 경우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15년치, 과소신고 가산세는 두 배로 뛴다.

 

세무조사 도중에도 국세청의 과세논리를 어림짐작할 수 있지만, 실제 어떤 혐의가 적용될지는 조사가 끝난 후에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실제 한진은 국세청으로부터 조사결과를 전달받은 이후에야 상속세 신고를 했다.

 

이처럼 다수의 의문이 제기되지만, 한진 측은 “보도자료 외의 것을 말해줄 수 없다”고 함구하고 있다.

 

한편, 故 조중훈 한진 창업주는 4남 1녀를 두었다. 조현숙(장녀) 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장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차남), 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3남), 조정호 메리츠 금융지주 회장(4남)이다. 이중 현숙 씨는 법무법인 광장 창업자 이태희 변호사와 결혼했으며, 이 변호사는 대한항공 법률자문을 맡은 바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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