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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삼성-코닝 수천억 불법유출 논란…국세청 설욕 가능할까

법원, 배당소득세 소송선 "‘코닝 헝가리’ 유령회사 아냐" 판단
국세청 “고의로 손실 유발” 삼성코닝 매각 때 빚 끼워 넣기 지적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코닝정밀소재(구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역외탈세 혐의에 대해 법인세 등 1700억원을 추징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코닝정밀소재는 1973년 삼성과 미국소재회사 코닝의 합작으로 설립됐고 2014년 합작관계를 청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코닝이 삼성디스플레이에 계속 배당금을 챙겨줘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코닝정밀소재에서 발생한 이익을 부당하게 빼내는 방법을 취했다는 게 이유다.

 

과거 코닝이 헝가리 유령회사를 통해 배당소득세 탈루를 했다고 세금을 물렸다 패소한 것을 반면 교사 삼은 것이다.

 

코닝정밀소재는 정당한 거래였다며, 조세심판원에 불복청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 미국 코닝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코닝정밀소재(구 삼성코닝정밀유리) 42.54%를 2조178억원(19억 달러)에 인수하고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 7.32%도 사들였다.

 

미국 코닝사는 이에 앞서 코닝정밀소재의 지분 약 50%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거래로 코닝정밀소재를 100% 지배하게 됐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냥 회사를 넘겨주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코닝정밀소재를 팔면서 코닝의 전환우선주 7.4%를 2조4426억원(23억달러)에 사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7년간 우선순위로 배당을 받다가 이후 보통주로 전환해 코닝의 최대주주가 된다는 것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거래를 위해 실질적으로는 1원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코닝으로부터 코닝정밀소재 매각대금으로 2조원을 받은 데다, 매각 직전 코닝정밀소재로부터 1조253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나중에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더라도 코닝 측에 경영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보면, 코닝정밀소재에서 받던 배당금을 코닝에서 받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차입구조 끼워넣기 의혹

 

그런데 코닝이 회사를 사들이는 방법이 이상했다.

 

코닝(Corning Incorporated)은 코닝 헝가리 법인(Corning Hungary Data Services Limited Liability Company)을 통해 코닝정밀소재 지분 50%를 쥐고 있었다.

 

코닝이 삼성디스플레이 등로부터 코닝정밀소재 지분을 사들인다면, 코닝 본사가 직접 대금을 지불하면 된다. 아니면 코닝정밀소재가 지분을 사들일 수도 있다.

 

2014년 코닝사는 코닝정밀소재가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사들이게 했다.

 

코닝정밀소재는 2014년 1분기에 삼성디스플레이에 1조 2534억원, 코닝에 1조 6000억원 가량을 배당금으로 지불해 현금성 자산이 600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코닝사는 코닝 헝가리 법인에게서 2조원을 꾸게 하고, 이 돈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대금을 치르도록 했다.

 

코닝정밀소재의 부채총계는 3850억원에서 2조5177억원으로 폭증했고, 회사는 코닝 헝가리 법인에 2014년~2018년까지 5년간 8324억원의 이자를 냈다.

 

국세청은 불필요한 차입구조라는 점에 과세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코닝사가 한-미 조세조약보다 배당세율이 싼 한-헝가리 조세조약을 이용하기 위해 코닝 헝가리 법인을 동원했다고 보고 과세했다가 패소한 바 있다.

 

배당소득세 소송에서 1, 2심은 모두 국세청 손을 들어줬다. 코닝 헝가리 법인은 유럽의 코닝 관계사들에 공동서비스센터 업무를 하는 30~50명 안팎의 회사에 불과했다. 지급받은 배당금도 코닝사가 직접 관리했다.

 

국세청은 코닝 헝가리 법인이 조약쇼핑을 위한 서류상 회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29일 앞선 사실심을 완전히 뒤엎었다. 코닝 헝가리 법인은 서류상 회사가 아닌 실체를 가진 회사라는 것이다(대법 2018두38376).

 

국세청은 이에 코닝사가 법인세를 줄이기 위해 코닝정밀소재에 부당한 손실을 입혔다고 법리를 바꾸었다.

 

배당금은 법인세를 낸 후 남는 이익에서 지급하지만, 코닝정밀소재에 막대한 빚을 물리면 이자를 내느냐 이익도 줄어든다. 이익이 줄어들면 법인세도 줄어든다.

 

조세전문가 A씨는 코닝정밀소재 역외탈세논란의 단초가 삼성의 배당과 일정 부분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삼성코닝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후에도 전환우선주를 통해 코닝으로부터 직접 배당을 받으려 했다면, 코닝은 순이익을 내기 위해 코닝정밀소재에 2조원의 빚을 물리고 코닝 헝가리 법인이 그 이자 등을 받아 코닝에 보내는 방식을 취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체적 진실은 행정심판이나 소송에서 가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A씨는 “국세청은 과거에 코닝이 조세조약 쇼핑을 통해 배당소득세를 회피했다고 보고 세금을 물렸다가 지난해 대법원에서 패소했다”며 “현재는 전략을 바꾸어 코닝이 불필요하게 코닝정밀소재에 빚을 물려 세금 없이 이익을 챙긴 것을 문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 사안에 대해 몰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코닝 헝가리 법인이 서류상 회사인지보다는 코닝정밀소재의 빚이 경영상 불가피한 판단이었는지를 두고 행정심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코닝 조세회피논란, 단초는 삼성?

 

1973년 12월 삼성은 미국의 소재회사 코닝과 함께 합작회사 삼성코닝(구 삼성코닝정밀유리-현 코닝정밀소재)를 세웠다.

 

코닝 사는 대만, 일본 등 해외자회사를 세울 때 항상 100% 자회사가 원칙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만 유독 삼성과 50:50 합작회사 형태로 회사를 세웠다.

 

삼성코닝은 삼성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는데, 반도체 사업과 맥을 같이할 LCD사업의 중요한 전진기지이자 삼성의 미래 전략 중 하나인 태양광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코닝 등기이사, 이건희 회장의 처남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도 1994년까지 중앙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8년간 삼성코닝에서 상무-전무-부사장을 거쳤다.

 

1999년 기준 지분은 코닝 50%, 삼성전자㈜ 48.36%, 삼성생명㈜ 1%, 기타 개인이 0.64%였으며, 2007년 삼성코닝이 삼성코닝정밀유리에 합병된 후 신주발행 등을 거쳐, 코닝 49.27%, 삼성전자 42.54%, 홍석현 7.32%로 지분구조가 바뀌었다.

 

삼성코닝의 2000년 매출은 1조2078억원, 영업이익 1757억원이었던 회사는 2007년 삼성코닝정밀유리와 합병 후에는 매출 3조8328억원, 영업이익 2조987억원에 달했다.

 

눈부신 실적 뒤에는 회장비서실로부터 전략기획실로 이어진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있었다.

 

삼성코닝의 내부 회계감사는 전통적으로 삼성 구조본의 전무급이 맡았는데 당시 재계에서 이건희 회장이 특별히 관리 업종이란 이야기까지 나돌 정도였다.

 

그리고 이건의 회장이 2010년 5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태양광을 꼽으면서 그것은 상당한 부분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삼성코닝은 태양광 잉곳·웨이퍼를 만든 회사였기 때문이다.

 

삼성코닝은 2010년 매출 5조4994억원, 영업이익 3조565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65.9%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늘 진 태양광 시장과 구조조정

 

그러나 그 이상은 없었다. 금융위기로 태양광 수요가 대폭 줄어들고, 중국이 경쟁자로 뛰어들자 태양광 시장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높아졌다. 삼성코닝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LCD시장 역시 고전이었다.

 

2012년에는 웅진케미칼이 매각절차를 밟으면서 태양광 시장에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여기에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과세가 방아쇠를 당겼다.

 

2013년 9월 제일모직은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에 넘기기로 했다. 이후에는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케미칼사업부를 삼성SDI에 넘겼다.

 

당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현 공정거래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 이상의 지분을 가진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한 작업이었을 뿐”이라고 평가하기도했다.

 

삼성은 이를 기점으로 그룹 내 사업구조조정에 나섰다.

 

태양광을 총지휘했던 삼성전자는 삼성SDI에 태양광 관련 사업을 이관했고, 삼성 SDI는 태양전지 관련 사업에서 2013년 2598억원, 2014년 232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 SDI는 2014년 태양전지 사업 중단을 선언했고, 폴리실리콘을 만들던 삼성정밀화학과 제일모직에서 건네받은 삼성SDI 케미칼 부문을 롯데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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