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6 (수)

  • 흐림동두천 23.0℃
기상청 제공

증권

거래소, 코넥스·금시장, 50억 써서 400만원 벌어

거래실적·자금조달 실적 모두 부진, 금시장은 대부분 개인의 투기 목적 매수

(조세금융신문)  ‘창조경제의 밑거름’이라 불리던 벤처·중소기업 시장인 코넥스(KONEX)와  박근혜 정부의 국책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의 일환으로 새로 개설된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의 수입이 1년간 420만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초 설립 당시의 취지는 거의 살리지 못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광주 북구갑)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작년 7월 1일 개장한 코넥스를 통해 올 6월말까지 1년간 벌어들인 수입은 421만 9,330원에 불과했다.


그리고 올 3월에 개장한 한국거래소의 금 현물시장인 KRX금시장의 경우, 개장 이후 1년간(2015년 3월까지) 거래수수료와 회원비는 면제되고 있는 상태이다. 결국 한국거래소가 박근혜 정부 이후 출범한 두 개의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421만 9,330원이 전부인 것이다.

 
반면 한국거래소에서 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그 동안 코넥스 시장 관련하여 개장식, 시스템 구축, 홍보 등으로 4억 5,000만 원을 지출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에는 부장 1명 포함 총 20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의 1년 연봉 합계는 18억 4,600만원이다. 따라서 1년간의 코넥스 시장 운영에 따른 지출 금액은 22억 9,600만원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KRX금시장에 투입된 금액은 더 크다. 역시 개장식, 시스템 구축, 홍보 등으로 총 27억 5,000만 원을 썼다.


한국거래소는 금시장운영팀에 팀장 1명 포함 총 5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의 연봉 합계는 4억 300만원이다. KRX금시장이 개장된지 6개월 정도임을 감안하여 본다면, 6개월간 금시장 운영에 따른 지출금액은 29억 5,150만원이라고 추정된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코넥스와 KRX금시장 운영으로 1년간 52억 4,750만원을 써서 421만 9,330원을 벌은 셈이다.


출범한 지 각각 1년 3개월, 6개월 정도에 불과한 신시장이기 때문에 발전을 위한 초기투자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으나,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큰 반전 포인트는 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 강 의원의 주장이다. 당분간 두 시장에서 한국거래소의 대폭 적자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코넥스의 경우 3억원에 달하는 개인 예탁금 규제(적격투자자제도)가 투자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 현재 개인은 3억원 이상을 예탁할 경우에만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상태인데 이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의 코넥스 투자가 제한된다.

 
그러나 이 제도를 무턱대고 폐지하거나 완화하기는 쉽지 않다. 이 제도는 코넥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성장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신시장은 투명성이 낮고 정보비대칭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손해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일정 자산 규모 이상의 개인투자자로 한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투자자를 일정 조건으로 한정하는 것을 적격투자자제도라고 부른다.

 
강 의원은 이러한 적격투자자제도는 대부분의 외국 신시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제도일 만큼 필요성이 충분하며, 이에 대해서는 출범 전부터 야당이 일관되게 주장한 바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코넥스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3억원에 달하는 예탁금 때문이다. 실제로 코넥스의 지난 1년간 거래 실적을 보면, 13년 하반기의 종목당 거래량과 거래대금에 비해 14년 상반기의 종목당 거래량·거래대금은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초기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 외에 추가 투자 동력이 붙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10월말부터는 앞으로 증권사가 수수료를 받고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 주는 랩어카운트 상품 중 고객이 전문 투자자에게 투자 결정의 전권을 맡기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해서 예탁금 규제를 1억원으로 완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간접투자인 랩어카운트에만 규제를 완화하고 개인 예탁금 규제를 유지하는 것은, 단지 매매방식을 늘리는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를 불러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결국 현재 코넥스 시장은 투자 위축과 투자자 보호의 양면적 측면을 가진 개인 예탁금 규제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강 의원은 이 둘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제3의 대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현재와 같은 코넥스 시장의 정체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질적인 코넥스 시장 개설의 목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실적도 부진하다. 개장 이후 올 7월까지 자금조달을 받은 기업은 13개 기업(22.4% ; 2014.7월 현재 전체 58개 기업 상장)에 불과했다. 특히 이중 실질적인 자금조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모 형식의 유상증자를 받은 기업은 단 2개(3.4%)에 불과했다.


금시장,  0.6%에 달하는 농어촌특별세 때문에 장외 시세보다 비싸


KRX금시장의 경우는 상황이 반대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여 전망이 밝은 대신 실물업자들이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최대 0.6%에 달하는 농어촌특별세 때문이다. 현재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입금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관세 3% 면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농어촌특별세법에는 관세를 면제할 경우 감면세액의 20%를 농어촌특별세로 무조건 징수하는 규정이 있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KRX금시장에 수입금이 공급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강 의원의 설명이다.


마진이 0.3~0.4%에 불과한 상황에서 0.6%에 달하는 세금이 붙으면 수익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KRX금시장에 이처럼 관세를 면제 받은 수입금이 공급된 사례는 전무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금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 특례의 적용을 받지 못해 자금이 3개월간 묶이는 것도 거래 부진의 원인이다.


KRX금시장에서의 금 거래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데, 이에 따라 조세특례제한법 제48조의4의 부가가치세 즉시 환급 혜택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금시장에서 금을 거래하면 매년 분기별 부가가치세 신고 기간에만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어 최대 3개월까지 자금 회전이 어려워진다. 만약 매매에 대출이 활용됐다면 그에 따른 이자비용까지 발생한다.
 
이들 문제는 모두 세법 관련 사항으로서 기획재정부와의 논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그 동안 음성적으로 거래하던 금 현물업자들을 양성 거래로 끌어들이는 것도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현재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있는 거래수수료가 생겨날 경우, 가뜩이나 장외보다 비싼 가격에 또 다시 0.1% 정도의 가격 상승 요인이 생긴다는 점이 문제이다. 따라서 금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당분간 거래수수료 면제 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강 의원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재 KRX금시장에서의 거래실적은 일평균 거래량 3~4kg, 거래대금 1.5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매수참여자의 90% 이상이 개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부분 개인의 투기 목적으로 추정된다. 결국 음성적 금 거래를 양성화한다는 당초 목적을 별로 달성하지 못하고 투기 시장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강 의원은 “코넥스는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는 시장으로, 금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 시장으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근시안적인 기획과 정책 혼선으로 코스콤과 금시장은 모두 당초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한국거래소는 올해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준정부기관 중 유일하게 최하 등급인 ‘E’를 받을 정도로 경영 여건이 악화된 상태”라며, “증권?파생상품 등 종목을 불문하고 성장 모멘텀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코넥스?금시장의 두 시장은 당분간 한국거래소의 실적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격동과 혼동을 이기는, 통통정정기기직직학학(統統政政企企職職學學)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작년 12월에 느닷없이 터진 비상계엄, 그리고 탄핵, 대선, 그에 따라 벌어진 국민 간의 분열과 혼란은 그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을 격동의 아수라장으로 내몰리게 했다. 이 여파로 경제는 곤두박질, 어려워진 민생과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모든 국민들의 마음 속은 불안과 두려움으로 새까맣게 타고 들었다. 누구를 만나던 정치 얘기 끄집어내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가족 간에도 정치 얘기로 언쟁이 높아지고 사람들 간의 교류가 화기애애보다는 앙앙불락의 분위기가 드세다. 드디어 새로운 정치권력을 선택하기 위한 대선의 여정이 바야흐로 끝나 엄정한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새정부가 들어섰다. 새정부의 과제는 무엇일까? 독립투사인 김구 선생은 평소 얘기한 나의 소원으로 첫째 독립, 둘째도 독립, 셋째도 완전한 독립이라 천명했다. 이 시국에 우리 국민들의 소원도 첫째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안정된 민생이라 천명하고 싶을 정도로 국민들 개개인의 생활안전과 소득이 대내외적의 변수로 인해 앞날을 가름하길 힘들 정도로 암울하다. 온갖 학자와 정치가들이 짖어대는 경제회복의 전략을 보면 하늘의 뜬구름 잡는 미사여구의 입방아에 불과하다. 필자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