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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화웨이 장비 ‘이대로 끝나나’

SKT 이어 KT도 화웨이 제외할 듯…LGU+만 도입 가닥
화웨이 기술력 ‘변수’…추후 28GHz 대역 채택 가능성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화웨이의 ‘싹쓸이’ 대세론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세계 각국에서 ‘보안 우려’ 이슈가 터진 데 이어 국내에서는 최근 SK텔레콤이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화웨이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4일 국내 이통사 중 가장 먼저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이 화웨이인 만큼 화웨이 장비 도입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예상을 깨고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장비업체 후보로 선정한 것이다.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문제가 미국, 일본, 호주 등으로 번지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화웨이 배제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는 5G 주도권 경쟁 상황에서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3사가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며 “투자비용 등 재무적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화웨이를 제외하면서 KT도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KT는 SK텔레콤처럼 화웨이와의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5G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보안 문제 논란이 있는 화웨이 장비를 굳이 도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중국 화웨이 장비 도입 여부는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도입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왔다. 앞서 LTE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는 향후 5G와의 연동을 위해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 장비 도입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 도입은 보안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이슈가 있는 만큼 애초부터 쉽게 결정하기 힘든 사안이었다”며 “화웨이 장비 도입이 향후 5G 주도권 싸움에 여파를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완전 배제? 추후 채택 가능성 ‘여전’

이통 3사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서울·수도권을 시작으로 5G 망 구축에 나선다. 오는 12월 동글형 USB 타입부터 시작해 내년 3월 스마트폰 형태의 5G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SK텔레콤이 최근 화웨이를 제외하고 발표한 우선협상대상자는 12월로 예상되는 ‘5G 전파 송수신 및 동글(휴대용 라우터)을 통한 첫 5G 상용화’ 작업을 위한 것이다.

 

또 화웨이 대신 삼성을 택한 것은 기술적 특성도 고려됐다. SK텔레콤은 이번 장비 공급으로 당장 5G 주파수 중 3.5GHz 대역에서 ‘5G 종속모드(NSA, Non-Standalone)’ 규격으로 망을 깔게 된다.

 

그런데 5G 종속모드란 기존 네트워크(LTE)와 5G 기술을 융합해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 초점을 맞춘 복합 규격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선 기존 서울·수도권 장비 공급업체인 삼성전자를 쓰는 게 낫다. KT 역시 삼성 장비를 쓰고 있기 때문에 3.5GHz 대역에서 삼성과의 연동이 유리하다. 서울·수도권에서 화웨이 LTE를 사용 중인 LG유플러스와는 입장 차가 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화웨이 장비 도입 시 보안 우려라는 일각의 여론을 아예 무시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다. 정치적 이슈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여론을 고려했을 때 국내 1·2위 이통사가 화웨이 5G 장비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가 내년부터 구축이 시작되는 자율자동차나 스마트시티 등을 위한 대용량 5G 주파수 28GHz 대역에서까지 화웨이를 완전히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후문이다.

 

현재 기존 LTE와 연동 없이 5G 네트워크 만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SA(Standalone)’ 규격은 국제표준화가 진행 중이다. 무선 접속망(5G NR)부터 핵심 망(5G Core)까지 LTE와 완전히 다르다.

 

이통사 입장에선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검토해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택하게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화웨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가 5G 장비 첫 도입으로는 삼성을 택했지만 내년부터 투자가 시작될 28GHz 대역까지 화웨이를 완전히 배제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화웨이가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최신 장비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변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LG유플러스가 전국 기지국의 40%를 차지하는 서울·수도권에서 재빨리 상용화에 나설 경우 가입자 확대 등 이점을 누릴 수 있다”며 “이에 자극받은 SK텔레콤과 KT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 국민이 주목하고 있는 사업화 초기 단계에서는 화웨이를 선정하는 데 부담을 느꼈겠지만 추후 세부 작업에서까지 가성비 높은 화웨이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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