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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양현근 시인의 詩 감상]칠 일_이병률

 

 

칠 일 _이병률

 

칠 일만 사랑하겠다


육 일이 되는 날 사랑을 끝내고
뒷일도 균열도 없이 까무룩 잊고만 싶다


완전히 산산이 사랑하겠다
문드러져 뼈마디만 남기고 소멸하겠다
칠 일이 되는 날
꽃나무 가지 하나 꺾어 두 눈을 찌르고 눈이 멀겠다
까맣게 먹먹하겠다


헤아릴 무엇도 남기지 않도록 지문을 없애겠다
눈이 맵도록 이불까지 유리잔까지 불살라 태울 것이며
칠 일 동안의 정확한 감정은 절벽에 안겨 떨어지리라


칠 일이 지난 새벽부터 폭우가 내리고
그 홍수 닿는 것에 숲이 시작된다
그리고 어떤 자격으로 첫 번째 해가 뜬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그 사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詩 감상_양현근 시인

재물이 연애의 조건이 되고
재력이 장식품처럼 거래되는 세태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가
딱 육일간만 사랑하겠다
그리고 칠 일 째 되는 날 모든 것을 통째로 비우고
모든 것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겠다는 다짐이야말로
얼마나 처절한 모순인 것인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 않고서는 진정한 사랑에
이를 수 없다는 다짐인지도 모른다
깃털처럼 가벼운 사랑이 난무하는 세태에 대한
준엄한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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