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보험

뜨거워지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KB vs 사모펀드 '정면출돌'

보험업계 M&A 최대어...KB "인수 시너지 커"
MK파트너스 "ING 매각으로 2조원 '선행학습'"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업계 최대 매물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금융지주사와 거대 사모펀드 사이의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전날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관심 있는 곳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국내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자산이 20조1938억원으로 업계 11위지만 지급여력(RBC) 비율이 505.13%로 독보적인 1위다. 수익성도 좋아 업계에선 알짜 생보사로 평가되고 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RBC 비율이 중요 지표로 부상했다.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은 150% 이상이다.

 

현재까지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잠재적인수자’는 KB금융과 대만의 푸본생명,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 등 5곳이다.

 

푸본현대생명을 통해 국내 시장에 발을 들였던 푸본생명과 KB금융지주는 업계 상위권의 재무건전성과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을 인수, 보험분야 수익성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거론된 KB금융은 KB손보(구 LIG손보) 인수 이후 이 같은 효과를 톡톡히 봤음은 물론 그동안 생명보험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회장은 손해보험업계 4위사였던 LIG손보 인수를 통해 은행부문에 치중되어 있던 지주사의 수익구조를 다각화 했음은 물론, 4대 금융지주간 실적경쟁에서도 앞서갈 수 있었다.

 

KB금융지주는 KB생명을 보유하고 있으나 시장점유율과 자산 면에서 하위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DB생명 등 소형사 매물이 시장에 있었음에도 KB금융지주가 싸늘한 반응을 보였던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소형사를 인수해 대형사 위주로 고착회된 시장 판도를 흔들기 보다는 검증된 중대형사를 인수해 단숨에 생보업계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해석이다.

 

LIG손보 인수를 통해 대형 보험사 인수로 지주사의 경영전략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선행학습’을 했던 만큼, ING생명 인수전 당시 못지않은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KB생명 허정수 대표는 과거 LIG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 출신이다. KB금융의 생명보험 인수는 '상시 대기 중'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결코 허언만은 아닌 셈이다.

 

KB금융지주의 강력한 대항마는 규모면에서 국내 1위를 다투는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 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사 3사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KB금융지주와 유사하게 보험사 인수를 통한 긍정적인 ‘선행학습’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MBK파트너스는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신한금융에 팔아 2조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거둔 바 있다. 당시 가격 문제로 MBK파트너스에 밀려 고배를 마신 경쟁자가 KB금융지주라는 것 역시 흥미로운 요소다.

 

한편 매각 측은 예비입찰에 응한 곳 중 다음주 쇼트리스트(적격후보군)를 선정, 다음달에는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