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보험

보험업계 M&A 시장 '큰장' 준비...외국계 보험사 '탈 한국'

악사손보 매각설 대열 합류…중견 외국계 보험사 ‘최선호’ 매물로 부상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악사손보가 새로운 매각설의 주인공이 되면서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이 비은행계 부문 강화를 꾀한 KB금융지주에 2조원대로 매각된 이후, 불투명한 한국시장 영업을 지속하기보다 매각 차익을 원하는 외국계 보험사들의 움직임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IFRS17 및 시장환경의 변화를 앞두고 있는 보험업계에서 소형사 인수로 거둘 실익보다는 되려 재무부담만 늘어날 것이란 분석아래, 시장 반응은 상당히 냉랭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계인 라이나생명, 중국계 동양생명·ABL생명 등에 이어 프랑스계인 악사손보가 매각설에 휩싸였다.

 

회계기준 강화로 직격탄을 맞게된 데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법인 매각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대두된 것.

 

이는 오렌지라이프생명(구 ING생명) 및 푸르덴셜생명이 비은행 부문 수익 강화를 꾀하던 금융지주사와의 이해관계 일치로 거액에 매매가 성사되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양사는 금융지주 리더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에 각각 매각됐다.

 

조 단위의 ‘빅딜’이 이뤄지면서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적고 상대적으로 우량한 재무지표를 지닌 외국계 보험사의 잠재 가치 역시 덩달아 뛰어오른 셈이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는 미국 시그나그룹은 한국 자회사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은 외국계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국내에 진출한 회사다. 지난해 수입 보험료 기준 업계 13위, 총자산 기준 21위이며 텔레마케팅(TM)을 통한 보장성보험을 주로 판매해왔다.

 

작년 기준 자본 가치는 1조6752억 원, 당기순이익은 3509억 원으로 현재 매각설이 나온 보험사 중 가장 우수한 수익성을 지닌 ‘우량 매물’로 꼽히고 있다.

 

중국계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지속해서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두 회사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에 대한 중국 정부 위탁경영은 결국 경영정상화 및 매각으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생보업계에서 중위권 보험사에 속한다. 인수 합병 시장의 ‘큰손’으로 거론되는 금융지주사들이 원하는 것이 비은행 부문 수익 강화인 만큼 원하는 ‘매물’은 일정 이상의 규모를 지닌 보험사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 공식 매물로 시장에 나왔던 KDB생명보다 매각 사실 자체의 확인이 불문명한 매각설의 주인공 이었던 외국계 보험사에 오히려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 이유였기도 하다.

 

자연스레 최근 매각설 대열에 합류한 악사손보는 상대적으로 ‘인기몰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악사그룹이 삼성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원매자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세울만한 장점이 비대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의 영향력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악사손보는 교보자동차보험을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과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을 출시해 시장 판도를 바꿔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기준 385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는 사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데다 저금리 기조에 건전성 강화라는 과제가 더해지면서 보험업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는 2013년 네덜란드계 ING생명, 2016년에는 독일 알리안츠생명(ABL생명), 영국 PCA생명(미래에셋생명)등 외국계 보험사들의 연이은 철수가 있었던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2022년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다.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제도 변화로 인해 보험사들은 대규모 자본확충을 피할 수 없으며 이 같은 상황은 대형사들조차 매출보다는 건전성에 집중하는 ‘내실다지기’ 경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게 했다.

 

때문에 보험사 인수의 최대 관건은 매물로 나온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발생하는 투자 대비 효율성이다. 이 경우 매물 보험사는 상당한 규모의 시장점유율 또는 수익성이 좋은 특정 시장에서의 절대적인 영향력, 둘 중 하나의 가치는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진출이 토종 보험사 대비 늦었던 외국계 보험사는 본사 방침에 따라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쌓아둔데다 저축성보험 판매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상황이다.

 

보험사 인수를 원하는 매수자들에게 있어서 외국계 보험사가 가장 매력적인 매물이 된 것으로, 국내 보험시장의 침체를 목도한 외국계 보험사들 역시 한국 시장 철수를 원한다면 인수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M&A 시장에선 결국 보험사 인수를 통해 거둘 수 있는 이득이 요구되는 손실에 비해 높을 때 실제 매각이 성사된다”며 “자본확충 부담으로 신계약이 급감하더라도 보장성보험 위주로 판매상품을 재편하고 있는 보험업계 입장을 고려할 때 보유 자산 대비 리스크가 적은 외국계 보험사들은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