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6 (토)

  • 맑음동두천 -5.5℃
  • 구름많음강릉 2.4℃
  • 흐림서울 -1.4℃
  • 맑음대전 -3.7℃
  • 맑음대구 -2.0℃
  • 맑음울산 -0.6℃
  • 맑음광주 -1.7℃
  • 맑음부산 1.3℃
  • 맑음고창 -4.2℃
  • 구름조금제주 4.1℃
  • 맑음강화 -1.3℃
  • 맑음보은 -7.0℃
  • 맑음금산 -6.2℃
  • 맑음강진군 -3.7℃
  • 맑음경주시 -6.5℃
  • 맑음거제 -1.0℃
기상청 제공

사회

[전문가칼럼]회식 후 강제추행과 인사관리

(조세금융신문=최문광 노무사)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보통 기업에서는 연말에 회식을 많이 하는데, 회식 중 술자리 또는 그 이후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연말에 성희롱예방교육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회식 후 강제추행이 문제된 사건을 판례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성희롱을 넘어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성립될 수 있으니 회식시 직원관리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1. 강제추행죄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이 경우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2. 사실관계

 

피고인은 2017년 7월 6일 새벽 한 시경 서울 ○○구 ○○동지하철 5호선 ○○역 부근 편의점 맞은편 골목길에서 직원 회식을 마친 후 같은 회사경리 직원인 피해자(여, 28세)와 단둘이 남게 되자 피해자에게 모텔에 같이 가자고 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거절하였음에도 "모텔에 함께 가고 싶다, 모텔에 같이 안 갈 이유가 뭐가 있냐?"는 등의 말을 하며 강제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끌어 피해자를 추행하였다는 것이다.

 

3. 법원의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와 단둘이 남게 되자 모텔에 같이 가자고 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였음에도 모텔에 가고 싶다면서 강제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끈 사실을 인정했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모텔에 가자고 하면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끈 행위에는 이미 성적인 동기가 내포되어 있어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고, 더 나아가 피해자를 쓰다듬거나 피해자를 안으려고 하는 등의 행위가 있어야만 성적으로 의미가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접촉한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만을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 여부가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는 회사에 입사한 지 약 3개월 된 신입사원(1990년생)이고, 피고인은 피해자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직장 상사(1978년생)인 점, 피고인은 피해자를 포함한 동료직원들과 함께 밤늦게 회식을 마친 후 피해자와 단둘이 남게 되자 모텔에 가고 싶다면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끄는 행위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추행행위로 볼 수 있다.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으므로, 비록 피해자가 이후에 피고인을 설득하여 택시에 태워서 보냈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4. 인사관리상 시사점

 

많은 기업들이 성희롱예방교육을 요식행위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위 사건과 같이 성희롱을 넘어서 강제추행으로 형사처벌까지 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성희롱을 당한 직원이 퇴사 후 회사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손해배상청구의 경우 회사가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하였다면 회사의 배상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할 때는 성희롱의 유형인 언어적, 신체적, 시각적 성희롱의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특히 회식과 같이 음주를 하게 되는 경우 사전에 성희롱을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프로필] 최문광 노무법인 한성 대표노무사
‧ 고용노동부 국선노무사
‧ 법원전문심리위원
‧ 중소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자문위원
‧ 전) 청소년근로조건보호제도 강사
‧ 전) 워킹맘워킹대리고충상담위원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