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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태평양 공익위원회 '동천' 2만 1001시간의 순간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1999년은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대단히 나쁜 시기였다.

 

법조 브로커, 퇴직 판·검사의 전관예우, 현직 판·검사의 변호사 일감 알선 등 위상의 실추가 대단히 심각하던 때였다. 2000년 변호사의 공익의무 법제화가 세계적으로 전례없는 일이긴 했다. 다만, 법제화를 할 정도로 법조계의 썩은 뿌리는 심각했고, 법제화조차도 우리 사회의 작은 목소리에 불과했었다.

 

계기는 쓰렸지만, 대형 로펌 중에서는 태평양의 행동이 빨랐다. 2001년 태평양은 내부에 공익위원회(이하 공익위)가 출범 시켰다. 의무가 아니라 자진참여였음에도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변호사들이 하나둘 참여했다.

 

젊은 변호사들이 많았지만, 경험 많은 임원급 변호사들도 자진해서 손을 들었다. 10년 전 70명이었던 공익위 변호사들이 지난해에는 200여명 정도로 늘어났다. 법제화 이후 변호사계의 공익활동은 미국변호사협회(ABA)를 모델로 했다.

 

태평양 공익위의 지원 분야도 장애인, 이주민, 탈북민 정도였는데 난민과 복지, 사회적 경제와 여성/청소년 문제로까지 확장했다. 2009년에는 공익 활동을 전담하는 재단법인 동천을 설립하기도 했다.

 

열 중 일곱, 2만 1001시간의 순간들

 

 

20년 전 작은 묘목으로 출발한 공익위가

이제는 무성한 숲을 드리우는 성년목으로 성장했습니다.

(중략) 공익활동에 열정을 쏟는 구성원들이 점차로 늘어나고

적극적 사회공헌 활동이 태평양의 문화로 굳건하게 뿌리내린 것입니다.”

_서동우 태평양 대표변호사, ‘2021 태평양· 동천 공익활동보고서’ 인사말에서

 

2021년 태평양 변호사들의 하루는 2020년보다도 숨 가빴다. 지난해 공익활동 참가자 수는 332명, 전체 구성원의 열 중 일곱(71%)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공익변호 활동시간을 합치면 무려 2만 1001시간에 달했다. 활동시간은 2020년보다 22.8%나 늘었다. 공익변호 활동을 수임료 등으로 환산해보니 119억 4000만원에 달했다. 이 또한 2020년보다 27.4% 나 늘어난 수치다. 변호사회가 고시하는 기본 금액으로 계산했는데 태평양의 이름값을 포함하면 그 가치는 훨씬 값지다.

 

 

물론 지난해 태평양 변호사들만 열심히 공익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전체 국내 변호사들의 2021년 한 해 공익활동시간은 1인당 44.97시간으로 2020년보다 19.5% 늘었다. 하지만 태평양 공익위-동천 변호사들의 활동시간은 63.26시간에 달했다. 이 정도면 단연 군계일학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태평양 공익위-동천은 우리 사법사(史)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미성년 난민인정자의 가족결합권 인정, 이집트 난민 면접심사 조작 사건에 대한 국가손해배상 인정, 공공임대주택의 난민 입주권 인정, 2층 광역버스 내 휠체어 전용공간 확보 대법 확정, 장애인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에 대한 정보공개의무 확인 등이 대표적이다.

 

재단법인 동천의 법률지원과 제도개선 활동도 괄목할 만하다.

비영리 단체(Non-profit organization)를 지원하는 동천NPO법센터는 공익활동을 요구하는 지역 변호사에게 NPO법률지원단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 수료 후에는 법률지원이 필요한 NPO와 연결해줘 공익 법률활동의 지원자이자 매개자로 활동하고 있다. NPO 활동가들에게는 사회복지사업과 기부금 관련된 법 지식 전달 및 운영전문가과정까지 온라인 워크숍을 통해 안정적인 단체 운용을 돕고 있다.

 

 

NPO 설립부터 목적사업에 따른 조직선택, 정관 작성, 세무, 증거의 수집방법 등 마주하고 나서야 어려움을 알게 되는 영역에서 동천NPO법센터의 도움은 활동가들에게 알토란 같은 지식의 양분이 되고 있다.

 

‘공익’, 받는 사람·주는 사람 모두가 기쁜

 

공익변호와 사회공헌은 씨줄과 날줄처럼 태평양 공익위-동천의 기록을 짜고 있다. 지난해로 열두 번째을 맞이하는 태평양공익인권상, 공익인권단체 사업지원 프로그램 공모전, 장학 사업, 독거 어르신을 위한 도시락 전달 등이 눈에 띈다. 특히 아동 물품 전달 활동이 아름답다. 거의 대부분의 지원 물품 행사들은 임직원 모금으로 끝나지만, 태평양에서는 직원들이 아동들에게 보낼 물품 키트를 사서 손수 만들어 전달한다. 물품을 받는 아동들에게는 기쁨을, 태평양 공익 참여자들에게는 계좌이체(모금)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을 전달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 간의 교류가 줄어들면서

자연히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도,

당장 위기에 빠진 사람을 돕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감염병은 인종, 연령, 성별, 지위의 고하와 빈부를 묻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들일수록 더 많은 불편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략) 2021년 한 해의 활동을 정리하며, 처음 동천을 설립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_강용현 재단법인 동천 이사장, ‘2021 태평양·동천 공익활동보고서’ 인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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