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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해외임가공감세제도로 본 대한민국과 일본의 관세 시스템 비교

 

 

 

(조세금융신문=신민호 관세사·경제학박사) 일본의 대 한국 수출통제

 

대한민국 대법원이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린 이후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한일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었다. 특히 아베 정부가 대한민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통제 조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출통제의 결과는 자립도 향상과 일기업의 한국 진출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부의 수출통제의 결과에 관련하여 본 정부의 예상과 달리 한국 제조업에 꼭 필요한 소재 등 100개 품목의 일본의존도는 2019년 30.9%에서 2021년 24.9%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하였다. 아사히신문은 그 근거로 대한민국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인용하였고, 수출통제를 회피하기 위하여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입이 늘어나고 있고, 과거에 이루어지지 않던 대한민국 현지 생산이 시작된 점을 근거로 표면적으로는 한국 정부 주도하에 탈 일본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였다.

 

높은 기술력에 의존하는 기업들

 

대한민국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만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핵심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여 완성품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도 수입하여 대한민국에서 생산된 반도체 웨이퍼를 테스트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일본의 높은 원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소재, 부품, 장비에 의존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중국이나 세계의 다른 나라에 있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한국의 뛰어난 응용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소재, 부품, 장비에 의존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수입된 장비의 해외임가공 거래

 

원천기술이나 응용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된 장비를 수입한 기업이 수입했던 장비를 수출하였다가 이를 재수입하는 경우가 있다. 수입하여 사용하다가 하자가 발생하여 이를 수리하는 경우나 하자는 없지만 기능 개선(업그레이드) 등 작업을 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기업은 수입했던 장비를 수출하여 수리 작업이나 기능 개선(업그레이드) 작업을 위탁하여 수행한 후 이를 재수입하게 된다.

 

해외 임가공물품에 대한 감세

 

수입했던 물품이나 국내 생산 물품(내국물품)을 수출하여 해외에서 가공, 수리 등을 한 후 이를 재수입하는 경우 수출했던 물품과 가공 수리 후 재수입하는 물품에 대하여 내국물품에 해당하는 만큼 관세와 부가세를 감면해 주고 있다. 이를 해외임가공물품에 대한 감세제도라고 한다. 임가공무역을 증진하기 위한 제도다.

 

일본의 가공 또는 수리를 위해 수출되는 물품에 대한 감면제도 운영

 

일본도 관세정율법 제11조에서 가공이나 수리를 위하여 일본에서 수출하여 수출허가일로부터 1년이내에 수입하는 물품(1년을 초과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리고 내각명령의 규정에 따라 세관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 1년을 초과하여 세관장이 지정한 기간)은 내각명령 규정에 따라 수출허가 당시의 성격과 모양에 따라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의 비율을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곱하여 계산된 범위내에서 관세를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 감면이 인정되는 해외 임가공은 일본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것으로 간주되는 가공의 경우로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일본 세관이 해외에서 이루어지는 가공이 일본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감면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어 이색적이다.

 

한국의 해외임가공물품 감면제도 운영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관세법 제101조에 해외임가공물품 등의 감세를 규정하여 원재료 또는 부분품을 수출하여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으로 제조하거나 가공한 물품, 가공 또는 수리할 목적으로 수출한 물품으로서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물품에 대하여 그 관세를 경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같이 국내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것으로 간주되는 해외 임가공만 제한적으로 감면대상으로 인정한다는 규정 자체가 없어 기업 친화적이고 임가공무역 증진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명확해 보인다.

 

또한 가공수리의 범위에는 물품의 품명 HS번호 및 제조번호가 기 수출되었던 물품과 일치하여 외형상 동일물품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기능향상(Upgrade) 또는 개조(Modification)된 것이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으로 해외에서 기능 업그레이드를 위하여 임가공을 위탁한 경우에도 가공수리의 범위 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한다는 유권해석이 있다.(기획재정부 관세 47000-345, 1993,12.3)

 

이는 수입기업이 기능 업그레이드를 하여 신장비를 구매하지 않고도 업그레이드 가공을 통해서 신장비 구매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친기업적인 유권해석이다.

 

선진화된 관세시스템에 따른 기업의 급속한 성장과 발전

 

정부 규제가 기업들의 발목만을 잡고 있다는 세간의 불만은 관세 분야에서는 타당하지 않은 것 같다. 해외임가공 감면제도만을 단편적으로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관세 시스템이 일본의 경우보다 우수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이 해외임가공 감세제도와 같이 기업친화적이고 유연한 관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선진화된 해외임가공 감세 법령과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이 만든 정교한 해외임가공 관련 행정 시스템, 관세사의 기업 친화적인 해외임가공 통관업무처리의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 기업들이 계속적으로 해외임가공을 확대하여 왔다. 필자는 해외 임가공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다른 나라의 기업들보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짧은 기간에 급속하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기업의 피, 땀, 눈물이 가장 큰 동력이지만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관세시스템의 지원과 도움도 큰 기여를 하였음을 잊지 말자.

 

 

[프로필] 신민호 대문관세법인 대표관세사
•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경제학박사(국제상무전공)
• 건국대학교 대학원 국제비즈니스학과 겸임교수
• 전) 남경관세사무소 대표
• 전) 법무법인 충정 관세팀장
• 전) 법무법인 율촌 택스파트너
• 전) 미국 워싱턴DC 대형로펌 스텝토앤드존슨 파견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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