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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유통 · 의료

[이슈체크] 정부 압박에 라면가격 줄줄이 인하…빵·과자 가격도 눈치싸움?

농심·삼양식품, 경제부총리 권고 이후 9일만에 가격 낮춰
농식품부, 전날 제분업계 소집해 가격 안정화 협조 요청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농심과 삼양식품이 27일 라면 가격을 내달부터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함에 따라 다른 라면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잇따라 내릴 전망이다.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내달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각각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라면 1봉지 가격은 소매점 기준 1천원에서 950원으로, 새우깡은 1천500원에서 1천400원으로 낮아진다.

 

삼양식품도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내린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불닭볶음면은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 가격 인하에 따라 해외 가격을 내리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이런 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하는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농심은 지난 2010년 2월 밀가루 가격 인하에 따라 안성탕면, 신라면, 육개장사발면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2.7∼7.1% 내린 바 있다. 삼양식품은 당시 5개 주요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이번 가격 조정 결정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 가격 인하 권고 이후 9일 만이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라면값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라면업체들은 추 부총리의 발언 이후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왔다.

 

이날 농심이 업계 중 처음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했고 몇 시간 뒤 삼양식품이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오뚜기와 팔도 등 다른 라면업체들도 가격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면업체들의 가격 인하 이후 과자, 빵 등 다른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움직임이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업체를 소집해 하락한 밀 수입 가격을 밀가루 가격 책정에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5월 t당 41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300달러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밀 선물가격은 t당 243달러로, 지난해 5월의 58%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제분업계는 다음 달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분업계가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면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빵, 과자업계의 원가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지난 2010년 식품업체들은 원룟값 하락에 따라 제품 가격을 내리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당시 과자 7개 제품 가격을 4∼14% 내렸고, 크라운해태 역시 참크래커와 아이비의 가격을 10∼12% 인하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브랜드도 빵값을 낮췄다. 

 

다만 올 하반기에는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어 식품 가격 조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농가의 생산비 상승으로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올해의 경우 원유 L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이를 주재료로 쓰는 마시는 우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아이스크림 가격도 오르게 된다. 지난해의 경우 원유 기본 가격이 L당 49원 인상되자 흰 우유 제품 가격은 10% 안팎으로 올랐고, 아이스크림 가격은 10∼20%대로 인상됐다.

 

일각에선 우유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우유가 들어가는 빵, 과자 등의 가격도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국내의 경우 빵류, 과자류 등의 원료 중 우유 비율은 각각 5%, 1% 수준인 만큼 이런 가공식품에서는 원유 가격 인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식품기업들은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해왔다.

 

풀무원샘물은 지난 3월 생수 출고가를 5% 올리려다 가격을 동결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고, CJ제일제당도 3월부터 고추장과 조미료 제품의 편의점 출고가를 최대 11% 인상하려다가 백지화했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들도 주정과 주세 인상 등에도 소주와 맥주 가격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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