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큰 표차이로 통과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되면서 이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제1호 의안인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찬성률 69.53%로 승인했다.
주총 의장인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합병 안건에 대한 개표가 끝난 후 "1억3천235만5천800주가 투표에 참여해 이중 총 9천202만3천660주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위임장을 제출하거나 현장 표결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의 참석률은 83.57%로 집계됐다. 찬성표 55.7%가 넘으면 합병안이 통과된다.
반면 합병과 관련, 삼성물산과 공방을 벌여오던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저지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합병 안건이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된 후 엘리엇이 제안한 제2호 의안인 현물배당안은 부결됐다.
현물배당안은 찬성률이 45.93%에 그쳐 정관을 개정하는 데 필요한 주총 참석 지분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 동의에 미치지 못했다.
엘리엇의 주주제안인 제3호 의안인 중간배당안도 45.82%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삼성물산 최치훈·김신 사장과 제일모직 윤주화·김봉영 사장은 임시주총이 마무리 된 직후 CEO 공동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성원과 지지를 보내준 주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번 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됐다. 양사 사업적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가치를 높여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과 달리 다소 싱겁게 통과된 것응 삼성측이 외국인 주주들을 상당수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데다 대거 개인주주들을 끌어들여 투표율을 끌어올린 반면 엘리엇은 ‘텃밭’인 외국인 주주들을 결집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통합된 삼성물산은 오는 9월1일자로 출범하게 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은 기존 상사와 건설 부문 외에 바이오사업과 패션사업에 집중 투자, 신성장동력의 한 축을 삼을 계획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사업에 대한 열의가 큰 만큼 과감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에서 16.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번 합병 성사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던 삼성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한편 통합 삼성물산의 매출은 2014년 기준 34조 원에 달하며, 2020년까지 매출을 60조 원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