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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인천의 청라국제도시, 수변공간으로 디자인된 비일상적 헤테로토피아

 

(조세금융신문=장기민 경희대학교 창업학 지도교수) 일상적이지 않다는 뜻의 비일상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반복되는 업무의 지루함과 연속적인 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하는 개념으로 정의하면 이해하기 쉽다.

 

일상적인 학교, 일상적인 직장을 탈출해 놀이동산에 가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장에 출입하는 건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던 결핍에 대한 충족을 위해 비일상적 경험을 선택하는 일종의 모습이다.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vere)는 그의 저서인 ‘현대인의 일상성’에서 ‘일상’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매일 되풀이 되는 생활’로 정리한 바 있다. 우리가 현재 ‘일상’이라고 여기는 그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시간들은 이때부터 사회적으로 의미가 부여되었다고 본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잠깐이라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하는 것처럼 일상보다는 비일상을 더 선호한다. 그를 위해 일탈을 추구하고, 현실 도피를 위한 탈출의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일상으로 다시 되돌아올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미셸푸코는 1966년 자신의 저서인 <말과 사물(Les mots et les choses)>에서 ‘헤테로토피아’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제시했는데, 헤테로토피아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적인 장소를 의미한다. 유토피아가 어디에도 없는 비현실적 장소를 뜻한다면 헤테로토피아는 우리들의 생활 속에 어딘가에는 숨어있는, 비일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일종의 현실적 유토피아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물의 도시’ 청라국제도시에서 비일상을 누리다

 

청라국제도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하나로 계획된 도시이며, 외곽과 그 중심부를 모두 수변공간으로 디자인한 독특한 디자인의 공간이다. 수변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업무를 보다가도 언제든지 수변공간에 접근하여 일상에서 탈출하는 개념의 비일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되고, 비일상의 경험을 위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 훨씬 쉽게 디자인된 도시적 프로세스를 경험하며 지낼 수 있다.

 

 

이는 마치 일본 오사카시의 도톤보리가 수변공간에서 많은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디자인된 모습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청라국제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수자원은 커낼웨이(3곳의 수변공원), 청라호수공원, 심곡천, 공촌천, 서해바다이다. 결국 비일상에 대한 경험을 위해 방문하는 수변공간, 바다의 장소성을 도시디자인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했고, 물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공간을 완성했다. 청라국제도시가 ‘물의 도시’라고 불리는 이유는 명확했다.

 

코스트코와 스타필드, 하나글로벌 캠퍼스가 청라에 입점한 것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는 ‘비일상적 경험’에 대한 수요가 도시의 경쟁력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브랜드는 ‘다른 것과 비교되는 가치’를 의미한다. 어떤 도시가 다른 도시들과 비교될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그 도시는 이미 ‘도시브랜드’를 지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토피아와 헤테로토피아를 논하는 추상적 의미의 논문은 생각보다 너무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실제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비일상적 공간이 도시 내에 오픈스페이스로써 존재한다면, 시민들이 경험할 수 있는 편익은 더 증대될 것이고 도시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그것을 늘 원한다. 일상이 행복하다면 그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생각보다 더 큰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게 될 것이다.

 

 

[프로필] 장기민 경희대학교 창업학 지도교수

•장교수연구실 대표

•서울창업기업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

•경제평론가

•창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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