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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를 침체로 몰아간 대공황은 미국의 경제가 최고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과잉생산으로 인한 결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케인즈는 대공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고, 이는 거시경제이론의 토대가 되어 케인즈 학파가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다시 침체기로 돌아섰고, 이때 하버드대학의 로렌스 레식 교수는 케인즈 이론 아닌 ‘공유경제’를 창안하며 시장에 해법을 제시했다.

 

기업의 대량생산과 그에 따른 과소비, 미국발 금융위기 전까지 신자유주의 물결이 일면서 생산과 소비의 양은 서로 발 맞추며 증가해갔다. ‘공유경제’는 물품을 구매한 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용하지 않는 시간만큼 다른 사람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경제적 이득까지 취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 속에 자리해온 ‘도서관’의 시스템과 참으로 닮아 있다.

 

우리나라에 알라딘이라는 대형 중고서점이 있다. 자신이 구매한 후 다 읽고 쓸모없어진 책을 알라딘에 가져가 판매하면 책의 정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비용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알라딘은 회사가 매입한 도서에 이익금을 포함한 가격을 책정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되팔아 수익을 얻는다. 알라딘에서 판매하는 책에 수익금이 포함되어 있을지라도 새 책을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책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소로 느껴질 수 있다.

 

이는 공유경제의 비즈니스모델이 아니지만 자원 활용의 밀도를 높이고 과소비를 막으며 환경오염 문제까지도 케어 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라 본다. 하지만 만약 알라딘에 책을 구매하러 오는 사람보다 자신이 읽던 책을 판매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알라딘은 어떻게 될까?

 

대한민국 청년들이 어학연수를 가장 많이 떠나는 나라 중 하나인 호주. 일을 해서 돈을 벌며 영어공부까지 덤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홀리기에 충분했다. 그에 더해 일을 하고 받는 급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까지 하니 많은 이들이 어학연수지로 호주를 먼저 손에 꼽을 만하다. 국내 청년들 중에는 어학연수로 떠난 호주에서 일을 열심히 하고 많은 돈을 벌어 한국에 가져와 쓰는 경우도 있다.

 

알라딘의 경우처럼 호주라는 나라도 외국인이 와서 돈을 써야 국가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데, 돈을 벌어서 자기나라로 가져가는 외국인들이 많다면 행정적 손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잘 짜여진 플랫폼 때문에 국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서 너도나도 호주를 찾게 되고, 호주에서 지내는 시간동안 어떻게든 소비를 하기에 경제 순환이 일어난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향했지만 미국은 망하지 않았고, 경제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에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찾아온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있지만 돈을 벌어 자기나라로 가져가려는 그들 때문에 우리의 국가경제가 휘청거리지는 않는다. 결국 ‘그 장소에 가야지만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한 논의는 그 장소의 선호도를 높여주고, 많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읽던 책을 가져가기만 하면 바로 현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은 알라딘을 국내 최대의 중고서점으로 성장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렇게 선호도가 높아진 알라딘은 중고책 뿐만 아니라 신간서적도 함께 판매하며 규모가 더욱 커졌다. 공유경제의 보편화와 밀도 높은 자원 활용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진다면, 알라딘을 먼 훗날 ‘중고서점’이 아닌 ‘서점’으로 인식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사람들이 호주를 어학연수뿐 아니라 여행지로서도 많이 찾고 있듯이 말이다.

 

[프로필] 장기민(슈페이스)

• 디자인경제연구소, 도시디자인연구소 대표
• 2009년 경향닷컴 하반기 유망브랜드 대상 디자인광고부문
• 인천광역시청 인터넷신문 객원기자, 명예사회복지공무원
• 부천시청 홍보실 시정소식지 기자
• 국민대학교 실내설계디자인 석사과정
• 한양대학교 이노베이션대학원 산업디자인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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