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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경제학으로 살펴본 영동대로 지하개발 vs 인천 루원시티

(조세금융신문=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최근 국토교통부의 승인으로 코엑스 앞 일대의 지하도시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총 1조 3000여 억원 규모의 ‘강남권 광역 복합 환승센터’ 개발사업은 삼성역에서부터 봉은사역까지의 630m 구간에 GTX와 도시철도, 지하철, 버스 등이 교차하는 대규모 지하 환승 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현대자동차의 한전부지 입찰부터 이곳을 동시에 통과하는 GTX-A노선, C노선 모두의 예비타당성통과 그리고 지하환승센터 개발사업의 국토부승인까지. 막힘없이 이어져가는 이 스토리는 마치 자본주의 경제학의 큰 원리인 ‘보이지 않는 손’을 떠오르게 한다.

 

영동대로 지하 환승센터 개발의 경제학

 

경제학의 조상격인 아담 스미스가 그의 저서인 ‘국부론’에서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큰 그림 즉,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적·물적 자원배분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듯 기막히게 잘 흘러가는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음식을 먹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농사를 짓고 추수하며 그것을 유통하여 판매에 이르게 하는 인력과 프로세스가 생겨난다. 내가 먹을 음식을 위해 그렇게 하라고 아무도 시킨 적이 없는데 신기할 정도로 착착 맞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는 음식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 그것을 차근차근 제공하는 공급자간의 니즈가 상호작용하여 만들어낸 좋은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영동대로 지하건설 역시 경제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더 많은 교통편의성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과 사업승인을 통해 시스템을 제공해주려는 서울시라는 제공자가 좋은 상호작용을 했다고 볼 수 있고, 큰 그림에서 본다면 결과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지하에 대규모 환승센터를 건립하려는 시도는 인천광역시 서구 가정동일대의 루원시티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루원시티는 입체복합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으로 1층에는 테마공원을 비롯한 BRT 환승역을, 지하 1층에는 상업 시설을, 지하 2층에는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가정역을 건설한 뒤 ‘ㄱ’자로 굽어있는 경인고속도로를 직선으로 곧게 변경하고 이를 지하 3층에 지하화하여 인천공항까지 빠르게 연결해주도록 설계했었다.

 

하지만 경인고속도로를 직선화하여 인천공항까지 연결하겠다는 계획은 인천광역시와 LH공사만의 독자적 계획이었을 뿐 인천항의 물동량을 고려한 국토부에서는 이를 승인해 주지 않았고 ‘광역급 입체환승도시’를 꿈꿨던 루원시티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큰 사업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루원시티 개발이 보여준 디자인경제학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루원시티는 입체도시의 꿈을 버린 뒤 그곳에 인천시청 2청사 건립을 앞세워 본격적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시의 디자인을 변경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힘을 실어주듯 국토부에서는 현재 루원시티(가정역)를 통과하는 인천 2호선을 김포를 넘어 일산까지 연장하도록 허가했다.

 

디자인경제를 실현해내기 위해 큰 그림을 차근차근 다시 그려나가는 루원시티의 모습에서 예전 야망이 좌초된 우울한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영동대교 지하도시건설에서 나타난 보이지 않는 손이 루원시티에서도 보이는 것 같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루원시티는 근처에 있는 청라국제도시보다 현재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임이론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이전 루원시티는 경제적이거나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는 못했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상대방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예측하며 대응해나가는 게임이론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절대적 대안이 있다고 정의내리기보다 조심스러운 대응을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점차 줄여나가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 그 노선을 과감히 변경하면서까지 진행하려했던 루원시티. 어찌보면 ‘교통시스템의 획기적 효율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두 사업의 취지는 같다.

 

하지만 루원시티는 큰 삐걱거림이 있었고, 영동대로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이끌어주듯 술술풀려 나갔다. 경제학의 시초인 아담스미스가 말했던 보이지 않는 손. 그 보이지 않는 손은 우리나라의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프로필] 장기민(슈페이스)

• 디자인경제연구소, 도시디자인연구소 대표

• 전)디자인링크, 브라운아이디어소울 대표

• 2009년 경향닷컴 하반기 유망브랜드 대상 디자인광고부문

• 인천광역시 명예사회복지공무원

• 부천시청 홍보실 시정소식지 기자

• 한양대학교 이노베이션대학원 산업디자인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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