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장기민 경희대학교 창업학 지도교수) 1989년도 즈음,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 라데팡스 지역에는 ‘신 개선문’이 건설되었다. 이는 1830년대에 지어진 프랑스의 에투알 개선문과 도로상 일직선에 위치해 있으며, 명칭은 그랑드 아르슈(Arche de la Défense)로 불린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개선문이며 신 개선문이라 불린다.
역사적 가치와 세련된 디자인,
공간 활용의 효율을 동시에 높이다
신 개선문이 위치한 프랑스의 라데팡스는 도시의 모습을 과거의 유산처럼 디자인하였고 과거의 유물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뒤 이를 또 반복하는 형태의 사이클을 돌리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800년대 초에 건립된 개선문과 1900년대 말에 지어진 신 개선문은 건축의 디자인적 요소가 다르고 상징하는 형태의 질감도 서로 차이가 있지만, 이 둘은 파리의 에펠탑과 더불어 3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라데팡스는 파리에 있는 루브르뮤지엄과 에투알 개선문을 중심으로 8km 벗어난 지점에 조성된 부도심 지역이다. 도시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보면 신 개선문은 루브르, 에투알 개선문과 일직선상에 배치돼 있어 멀리서 보면 꽤나 멋진 도시의 모습을 연출한다.
라데팡스는 지상과 지하의 기능이 철저하게 구분된 고효율의 공간이다. 라데팡스의 46만 평 지상에는 오피스와 상업시설, 주거시설이 밀도 높게 배치되어 도시를 디자인하고 있다. 지상은 오로지 보행자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었는데 녹지가 조성되어 있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었다. 지하 공간은 지하철과 고속도로, 일반도로가 지나가도록 계획해 혼잡 없는 지상과 지하의 효율 높은 생태계를 구성하였다.
이 공간은 지상과 지하를 구분 짓는 차원을 넘어 서로가 기능하는 분야의 효율성을 높인다. 또한 서로 다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편익을 제공해 사회적 후생이 높아지는 결과를 얻도록 돕는다. 이러한 발상은 분명 디자인의 개념이 추구하는 ‘더 나음’의 맥락과 기능적 측면에서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라데팡스개발위원회는 1958년부터 30여 년에 걸친 장기적 계획을 통해 라데팡스 도시를 디자인했고, 1990년대에 대부분의 공사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신 개선문은 덴마크의 건축가인 오토 폰 스프레켈센의 디자인에 따라 지어졌으며, 실제 건축물을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거대한 창과 구름이 포인트로 형상화되었다. 파리 도심과 지하철로 바로 연결되는 신 개선문의 기능적 특성은 디자인의 기능적, 심미적, 역사적 가치의 조화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역사적 가치의 기념을 위해 건설이 추진된 라데팡스 도시디자인 프로젝트는 역사적 가치를 담는데만 머물러있지 않고 디자인적인 세련됨과 공간 활용의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통합적 사고를 통해 복합적인 문화 공간이자 문화 도시가 되었다.
도시가 그 가치를 이용객에게 전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전통성을 중시하는 안동이나 경주와 같은 도시는 저마다의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존재할 것이며, IT로 중무장 된 판교와 같은 도시는 전혀 다른 가치를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역사는 계승하기도 어렵고 또 계승한다 해도 표현해내기가 여간 쉽지 않다. 프랑스의 라데팡스는 그렇게 자신만의 디자인 언어(Language)로 프랑스 혁명 200주년의 가치를 건설해냈다.
[프로필] 장기민 경희대학교 창업학 지도교수
•장교수연구실 대표
•서울창업기업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
•경제평론가
•창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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