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백작가(이승용) 책인사 대표)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 계신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코로나19로 면회가 어려워 오랫동안 뵙지 못했지만, 따로 면회실을 만들어 한시적 운영을 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오랜만에 뵙고 온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고 돌아오니,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겁고 손 한 번 만질 수 없음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와 나눈 짧은 그 시간들이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행복함을 느낍니다. 할머니는 내게 ‘신(新)여성’의 표본을 보여주신 분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관리하고 계시고, 외모와 건강관리 또한 철저한 분입니다. 아침이면 사과 반쪽과 블랙커피를 드시고,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도 항상 곱게 머리를 빗어 넘기시고, 백발 머리를 은은한 보랏빛으로 염색을 하십니다.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하기에, 자식들이나 며느리가 보기에는 때론 냉정하고, 깐깐한 사람이었을지 몰라도, 내게는 한없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나의 ‘위인’입니다. 5년 전,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가 생각납니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거나 누구에게 신세지는 것을 싫어하시는 평소 성격대로, 몸이 불편해지자 당신 스스로 택시를 타고
(조세금융신문=백작가(이승용) 책인사 대표) 나는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변화를 체험합니다. 머리를 써봐야, 결국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형국이라, 일단 부딪혀 보는 스타일입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변화는 불편하다.’ 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까지 정해놓은 나만의 틀을 깨뜨려버리는 수고와 어색함, 부끄러움, 수치심 등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화가 주는 불편함은 고통의 감정을 주지 않습니다. 도리어 매일 가슴이 뛰고, 행복함이 가득한 순간들을 선사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감사함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나는 이 변화의 흐름에서 내려올 수가 없습니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장면 중 대상을 수상한 배우 최민식 씨의 수상소감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배우였기에 별생각 없이 영상을 보았지만 그의 말에 생각지도 못한 커다란 울림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수상 소감을 통해 최민식 씨가 말했던 이야기가 지금 내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영화 <명량>을 통해 대상을 수상한 소감을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
(조세금융신문=백작가(이승용) 책인사 대표) 많은 사람들이 돈을 좇고, 명예를 좇아가고 있습니다. 돈과 명예를 좇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것만이 삶의 목적이 된다면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의 형국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내게 책 쓰기 수업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 또한 그런 목적만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돈을 버는 것만을 목적으로 책을 쓴 사람은 결국, 후회하거나 또 다른 갑옷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을 수 없이 보아왔습니다. 안 그래도 무거운 인생의 갑옷을 입고 있는 한 사람에게 더 무거운 갑옷을 하나 더 얹어진 셈입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인생을 바꾸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책을 출간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스스로가 욕심에 사로잡혀 제대로 된 방향을 잊어버리지 않고 있는지, 중심을 잘 잡아야 합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좋은 작가가 되라 진정한 부의 기운을 가지게 된다면, 감성적 즐거움이나 자만이 아닌, 영감으로부터 끌어 오르는 환희와 기쁨(Joyful)을 누리게 됩니다. 그것이 ‘부’의 기운입니다. 흔히 말해, ‘부티’ 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명품을 두른다고, 성형했다고 부
(조세금융신문=백작가(이승용) 책인사 대표) 글쓰기의 시작, 아버지에게 썼던 편지 언제부터 글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사랑하는 제 아버지와 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그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리겠습니다. 저에게는 오랜 시간 잊을 수 없었던, 그 누구에게도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었던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난’이었습니다. 습한 단칸방, 찢어진 장판, 바퀴벌레와 개미 떼, 가족들 간의 고성, 꽉 찬짐들…. 어느 한 순간 변해버린 저의 삶이 처음에는 처참했지만, 점점 그 삶에 익숙해져 가는 나 자신을볼 때가 가장 힘이 들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뭉쳐야 했던 가족이지만, 당연히 가족들 간의 관계도 좋아질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을 원망하며 지내왔던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조그마한 지하 자취방을 얻어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불행을 만날 때 원망할 대상을 찾는다고 합니다. 저 또한 당시의 아버지를 ‘우리 가족을 불행으로 몰아세운 장본인’으로 선정하고,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쌓아만 갔습니다. 그러던 와중, 우리 가족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고 상상할 수도 없었던 최악
(조세금융신문=백작가(이승용) 책인사 대표) 그저 글을 썼을 뿐인데 “넌 남자애가 왜 이렇게 소심하고 감성적이니, 너도 동생처럼 친구들하고 나가서 놀아야지.” 나는 유달리 생각이 많았고, 상상력이 풍부했었습니다. 소설을 보며 눈물을 뚝뚝 흘리고, 길을 걷다 들리는 음악 소리에 춤을 추며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버리는 ‘특이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게는 그것이 전혀 특이함이 아닌, 그저 평범함 그 자체였는데도 말이지요. 언젠가 한 번은, 혹시 무슨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부모님이 나를 소아정신과에 데려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내 정체성은 인정받지 못했었습니다. 사실, 지금은 이에 대해 부모님에게 불만이나 서운함은 조금도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을 이해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었고, 그동안의 나는 소심하고, 예민하며,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사는,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자랐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고 싶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이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원망하며 살아갈 수도 있었습니다. 계속 걱정이 많은 나로 살아갈수도 있었습니다. 남들처럼 하지 못하는 나를 탓하고, 두려워하며 ‘잘 될 수 있을까’라는 의심만 주며 살아갈
(조세금융신문=백작가(이승용) 책인사 대표) 삶을 기록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처절하고 부끄럽고, 때론 수치스럽기까지 한 작업입니다. 절대 들춰보기 싫었던 과거의 상처를 마주봐야 하고, 아무 가치도 없다고 평가절하했던 삶을 돌이켜봐야 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변화입니다. 반성하고 고백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작업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 것은, 특히, 책을 쓴다는 것은 나를 완벽히 변화시키는 작업이며,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분명히 한 단계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 얼마 전, 몇 년 전에 찍은 내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내 얼굴이지만 꽤 낯설었습니다. 꼭 내 얼굴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은 편안해보이는 반면, 과거의 사진은 어둡고 찌들어있는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입니다. 그 사진을 바라보니, 내면을 넘어 외면 또한 매일 변화하고 있었음이 실감났습니다. 더 이상 변화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나는 변화를 선택해야했고, 변화의 흐름을 묵묵히 받아들였습니다. 그 변화의 앞에서는, 그저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변하니,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