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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법원 "'동양 사태' 회사채 증권신고서에 거짓없어 손배 불가"

1천억원대 집단소송 피해자들 9년 만에 1심 패소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부도 위험을 숨기고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채권을 판매해 손실을 발생시킨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이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상대로 낸 집단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김지숙 부장판사)는 19일 동양 계열사 회사채 투자자 1,246명이 동양증권을 상대로 낸 증권 관련 집단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회사채의 증권신고서 등에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기재를 누락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자본시장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관련 형사사건에선 유죄가 선고됐지만, 확정된 사기 사건은 회사채를 판매한 대금을 편취했다는 것으로 요약되고, 자본시장법 위반죄로는 기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증권신고서에 사모펀드와의 거래 관련 사실, 동양증권이 부동산을 매수해 지주회사인 동양을 지원한 사실, 동양이 회사채 판매대금을 전용해 계열사를 지원한 사실 등이 거짓으로 기재 또는 누락됐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각각의 내용에 대해 "투자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중요하게 고려할 만한 중요한 사항이라거나 증권신고서에 각 내용과 관련한 거짓 기재 또는 기재 누락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동양이 분식회계를 한 사실을 모른 채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고해 회사채를 구입했다가 손해를 봤다며 2014년 6월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해 소송을 허가받았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은 주식과 채권 등 증권 거래 과정에서 생긴 집단적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다. 일반 소송과 달리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제기할 수 있으며, 원고들이 승소하면 소송을 내지 않은 다른 투자자의 권리도 구제된다.

 

동양증권의 소송을 이어받은 유안타증권이 패할 경우 총 1천135억원의 손해액을 배상해야 할 처지였다.

 

동양 사태는 2013년 동양그룹이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천억원대 피해를 안긴 사건이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2015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고 지난 2021년 만기출소했다.

 

당시 금융 당국의 분쟁조정과 다른 민사 소송이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를 전제로 했던 것과 달리 이 소송의 원고들은 상환할 의사나 능력 없이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를 속인 사기 발행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동양증권은 사태 이후 2014년 최대주주가 대만의 유안타증권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0월 유안타증권으로 상호가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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