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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산은·수은 5년간 부실여신 5.5조…국민 혈세 투입 ‘논란’


(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5년간 떠안은 부실 여신이 5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국책은행은 일반 은행들이 외면하는 부실기업 지원에 반강제적으로 나서면서 동반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두 국책은행은 설립근거법상 손실이 나면 정부가 이를 메워줘야 하는 탓에 결국 '나랏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부실대출에 따른 손실을 국민 혈세로 막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두 국책은행의 손실은 곧 국민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으므로 경영 전반에 대한 점검해 대대적인 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두 국책은행에서 대출받은 기업 중 법정관리로 간 업체는 최근 5년간 333곳이다.
이들 기업에 대한 두 국책은행의 여신은 5조4천693억원 규모다.
 

법정관리는 기업이 자력으로 회생하기 어려울 만큼 빚이 많을 때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흐름 등 경영활동 전반을 관리하는 절차다.
 

법정관리 기업의 채권은 통상 30% 정도만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회수율은 담보 설정 채권과 신용 대출 채권을 합산한 수치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법정관리 기업 채권 중 약 4조원은 ‘휴지조각’이라는 의미다.
 

산업은행 지원 기업 중 201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은 225곳이다. 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산은의 대출액은 4조1천356억원이었다.

산업은행은 이중 171개 기업에 대한 채권 1조5천764억원어치를 헐값에 부실채권(NPL) 시장에 넘겼다.
정상적인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부실채권 관리 전문회사에 팔아버린 것이다.

또 대출액 중 6천356억원을 법원 결정에 따라 출자전환했고 5천910억원은 상각처리했다.

기업이 부실화할 조짐을 보일 때 시중은행들은 발 빠르게 여신을 회수하는 동안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시중은행이 회수한 여신의 빈자리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

무려 3조원대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이 올 2분기 실적에 한꺼번에 반영되기에 앞서 농협, 국민, 하나, 신한은행 등은 여신을 줄였지만 산업은행의 신용공여액은 지난해말 2조338억원에서 올해 6월말 4조1천66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평산, 우림건설, 팬오션, 동양시멘트, 대한조선, 팬택, 동부건설 등은 법정관리로 넘어가 산업은행에 대규모 부실로 남겼다.

수출입은행 또한 거래 기업 중에서도 2011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법정관리로 간 기업이 108곳에 달한다. 이들 기업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여신은 1조3천337억원이나 된다. 수출입은행은 이중 311억원을 출자전환했고 358억원은 상각처리했다. 나머지 여신은 아직 처리 방향이 불투명하지만 회수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입은행의 지원을 받다가 법정관리로 편입된 주요 기업으로는 경남기업(법정관리 신청 당시 여신 5천209억원), 팬오션(448억원), 극동건설(1천197억원), 쌍용건설(367억원), 삼환기업(683억원)이 있다.

박원석 의원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동반부실화하고 있다"면서 두 국책은행은 정부에 기대지 말고 여신 관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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