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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서울시 위탁사업비 검증, 진통 끝 회계감사로…조례 다음은 법 개정 ‘활활’

불씨된 지방자치법…검사위원 자격 ‘세무사‧회계사’
법 개정 없는 한 조례 다툼 여지
세무사회, 조례 무효화 추진 vs 회계사회, 논란 원천 해소할 것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서울시 민간위탁사업비 검증 업무가 다시 회계감사 영역으로 돌아옴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사업비 검증에도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4월 조례를 바꾸어 사업비 검증에 회계사만이 아니라 세무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대법원도 지난해 10월 사업비 검증 업무를 지방의회 재량으로 회계사나 세무사에게 검증을 맡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혈세가 들어가는 민간위탁사업비 검증에는 회계감사에 준하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논란이 크게 일었고, 서울시의회는 지난 7일 회계사만 민간위탁사업비 검증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조례를 바꿨다.

 

회계사와 세무사 양측이 모두 법적 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향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법적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제동 걸린 세무사 민간위탁사업비 검증

 

핵심은 민간위탁사업비 검증을 회계사 또는 세무사에게 맡길 수 있도록 한 지방자치법이다.

 

지방자치법에서는 민간위탁사업비 검증은 외부에 맡길 수 있고, 그 자격을 세무사와 회계사로 두고 있다.

 

기존에는 민간위탁사업비 검증을 회계사에만 맡겼었다. 회계사만이 회계감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시의회가 2022년 4월 간이한 검사의 경우 세무사도 맡을 수 있게 길을 열었고, 이에 경기도, 경상북도, 광주광역시 등도 뒤따라 조례 개정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나라사업 검증을 간이한 검사로 처리하는 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됐고, 급기야 서울시가 해당 조례안이 무효인지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방의회 재량사안이라며 서울시 청구를 기각했다. 위임 사업에 대한 비용결산 검증 검사위원으로 세무사와 회계사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 2022추5125, 24. 10. 25).

 

 

지방의회 재량이란 말은 지방의회가 회계사만 검증하도록 바꿀 수 있다는 뜻이었고, 서울시의회는 지난 7일 회계사만 검증하도록 조례를 바꾸었다.

 

경기도의회, 경상북도의회, 광주광역시의회에 제동이 걸렸다.

 

행정엔 일종의 관성이 있어서 큰 흐름이 한번 방향을 틀어줘야 나머지 지류들도 따라 흐를 수 있다.

 

민간위탁 사업비 검증영역에서 본류는 회계사 검증이었고, 세무사 검증이 지류로 들어온 형국이었다.

 

그런데 지류를 받아들이려던 서울시가 다시 원 본류로 선회하면서 뒤따라 세무사에게 길을 열어주려 했던 경기도의회, 경상북도의회, 광주광역시의회에도 난감하게 된 것이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다음 달 본회의 상정이 예정될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경기도의회마저 막히면, 경상북도의회, 광주광역시의회에서도 막힐 가능성이 크다.

 

 

◇ 불씨 남긴 조례 싸움…본법 개정 가나

 

서울시의회는 이번에는 회계감사로 옛 본류를 지켰지만, 다시 타오를 불씨는 남아 있다.

 

그간 회계사들과 세무사들은 이번 서울시 조례 문제로 치열하게 부딪혀왔다. 회계사회가 서울시의회 앞 집회에 나서면, 다음 날 세무사회가 대응 집회에 나서는 식이다.

 

대법원이 무슨 칼을 쓸지는 지방의회 재량이라고 판례를 만들어줬고, 옛 서울시의회가 2022년 세무사 검증이란 지류를 받아들인 사례도 있다. 다시 세무사 쪽으로 조례를 바꾸지 말란 법이 없다.

 

세무사회는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례 개정 과정에서 절차적 흠결 등 각종 문제가 있다며 재의요구, 집행정지 신청 등을 제기할 계획이다.

 

회계사회도 지방자치법에 회계감사를 못 박아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례안만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면 싸움이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의회 재량으로 둔 사업비 검증을 회계감사로 의무규정화하면 조례에선 더 이상 싸움이 발생할 수 없다.

 

핵심은 국민 이익이다.

 

회계사들은 국민혈세 관련 검증은 모두 회계감사로서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공적 도덕성에 기초해 회계감사 전문 훈련을 받는 건 오로지 회계사뿐이다. 이러한 훈련을 거쳐야 거짓 비용, 부풀린 비용을 알아낼 수 있다.’

 

세무사들은 모든 검증에 소 잡는 칼을 쓰는 건 낭비라는 말로 반박해왔다.

 

‘영세 공익법인에도 회계감사를 받으라는 건 과도하다. 세무사도 회계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지출증빙을 검증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민간위탁사업은 연간 약 22조원. 지방위기를 맞이해 지자체 역할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자격사는 “전체 국가 예산의 실제 집행은 상당수 지자체에서 하고, 지자체가 맡기는 위탁사업의 크기도 커질 전망”이라며 “국민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검증이 가장 중요한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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