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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물탐구] ‘영업통’ 이호성 하나은행장, 리딩뱅크 로드맵 가동

1분기 당기순익 9929억원…비이자익 3300억원 41.9%↑
이호성표 ‘손님 우선주의’…특화 브랜드도 속속 출범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올해 초 은행권 리더들이 전면 교체됐다. 5대 시중은행 중 4대 시중은행 수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이들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경기 둔화 장기화, 내부통제 이슈 등 산적한 위기를 타파할 각 은행의 생존전략에 이목이 집중된다. 취임 후 첫 분기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리딩뱅크’ 자리를 맹추격 중인 하나은행 이호성 행장의 발자취를 톺아봤다.<편집자 주>

 

이호성 행장은 비은행권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서 은행장으로 이동한 인물이다. 그는 ‘하나금융 고졸 신화’로 정평 난 함영주 회장과 많이 닮아있고, 하나금융 내에서 함 회장 다음으로 현장경험과 영업능력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된다.

 

이 행장은 대구 중앙상업고를 졸업하고 경희사이버대에서 자산관리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기업금융전담역(RM), 영업본부장, 영업 그룹장 등을 거친 후 하나카드 대표에 올랐다. 특히 하나카드 대표 재임 시절 전업 카드사 중 최하위권이었던 곳을 업계 5위로 끌어올리며 리더십을 증명했다.

 

당시 이 행장이 천명했던 경영 철학은 ‘손님 우선주의’와 ‘현장 중심’이다. 하나은행장이 된 후 그는 ‘손님이 먼저 찾고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하나은행’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나카드 성장의 본질을 하나은행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첫 실적 발표서 ‘합격점’

 

이 행장은 취임 후 첫 실적 발표를 통해 올 한해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나금융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8%, 직전 분기 대비 72.5% 증가한 9929억원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비이자이익의 성장세가 고무적이다. 해당 기간 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한 3300억원을 기록했다. 이 행장이 취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한 기업금융, 자산관리, 외국환 등 핵심 사업 역량 강화와 수익 기반 다변화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직전 분기 대비 75% 감소한 1조 9359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동기 대비 0.07%p 감소, 직전 분기 대비 0.02%p 개선된 1.48%였다. 이자수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6%, 직전 분기 대비 0.15%p 떨어진 4.08%로 집계됐다.

 

원화대출잔액은 우량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지난 연말 대비 0.5% 증가한 303조 5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 대비 대출금 잔액을 나타내는 예대율은 98.7%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건전성 지표 또한 양호했다. 올해 1분기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직전 분기와 같은 0.29%를 기록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53.92%p 감소, 진전 분기 대비론 2.86%p 줄어든 162.52%로 감소폭이 다소 완화됐다. NPL커버리지비율은 NPL 대비 대손충당금 잔액 비중을 의미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양호한 지표로 인식된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전체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2022년과 2023년 리딩뱅크 타이틀을 2년 연속 가져갔던 이력이 있는 만큼 이 행장 또한 리딩뱅크 재탈환에 대한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이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전 임직원 대상 영업 노하우와 리더십 강의를 월 2회씩 진행하는 등 내부 역량 강화와 본점과 영업 현장 간 소통 강화를 강조하며 리딩뱅크 탈환 로드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카드사 대표 시절부터 소문난 ‘고객사랑’

 

앞서 밝혔듯 이 행장은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새로운 경영 키워드로 ‘손님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취임사에서 밝힌 3대 핵심 전략도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 기반 확대,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 손님 중심 기업문화 재정립이다.

 

실제 이 행장은 현장 영업점 방문을 우선시하는 등 직접 고객 목소리를 듣고 영업 현장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다. 취임 직후 과천금융센터 지점을 방문했고, 주요 거래 기업을 찾아 경영 애로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전 직원이 원팀(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손님 우선주의’를 하나은행의 DNA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 행장의 고객 중심 경영에 대한 남다른 집념은 과거 하나카드 대표 시절에서 기인한다. 당시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를 선보였는데,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시기와 정확히 맞물리며 가입자가 7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결과적으로 트래블로그는 하나카드의 영업력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트래블로그는 24시간 365일 모바일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한 카드 상품이다. 카드 출시 당시 환전 가능 통화도 기존 5종에서 10배 이상인 58종으로 확대하는 등 혁신적인 변화도 반영됐다. 카드 이용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도 줄여 고객 중심 전략에 따른 고객 충성도 향상을 유도했다.

 

시니어·소상공인·외국인 특화

브랜드로 ‘승부수’

 

이 행장의 ‘손님 우선주의’ 면모는 하나은행의 고객 특화 브랜드 전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하나은행은 시니어, 소상공인, 외국인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하고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시니어 세대를 위한 통합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했다. 서울 을지로와 서초, 선릉역 등 주요 거점에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를 열어 은퇴 자금 분석, 현금흐름 진단, 상속 및 증여 등 1대 1 맞춤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 상담 인력이 상주하며 금융은 물론 건강관리, 취미, 교육 등 비금융 영역까지 아우르는 토탈 라이프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금융 특화 브랜드인 ‘하나더소호’도 출범하며 소상공인 전용 대출, 맞춤형 금융 상품, 경영 컨설팅, 상생 금융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자금지원과 솔루션 제공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외국인 고객을 위한 특화 브랜드 ‘하나 더 이지’ 출범도 추진 중이다. 외환은행 시절부터 이어진 외국인 대성 영업 경쟁력을 살려 인증서 발급 등 민원 기능과 통번역 기능, 여·수신 금융 서비스 등을 총망라한 맞춤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시중은행에서 자취를 감춘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2003년 외환은행 시절 국내 은행 최초로 외국인 특화 점포를 개설한 이후 현재 국내 최다(16개) 외국인 특화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달 전국 영업점 창구에서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역 서비스도 시작했다. 높은 접근성 덕분에 시중은행 중 외국인 고객 수도 가장 많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누적 외국인 고객 수는 244만명으로 5대 시중은행 전체 외국인 고객 수 36.5%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의 특화 브랜드 전략은 고객 세분화를 바탕으로 한 전 생애주기 공략과 함께 금융시장 트랜드 변화에 부합하는 디지털 혁신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

 

이 행장이 신규 시장 선점은 물론 고객 충성도 제고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요소다.

 

 

외국인 금융시장, 新 격전지 급부상

 

시중은행들 사이 ‘외국인 금융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부각되고 있다. 내국인 시장은 위축되고 있는 반면 외국인 시장은 확장 국면이기 때문이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여전히 0.8명을 밑돌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 등 체류 외국인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5만명을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새로운 격전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앞서 밝힌 ‘하나 더 이지(HANA THE EASY)’ 특화 브랜드 론칭은 물론 관련 투자 및 제휴에도 꽤 적극적이다.

 

일례로 하나금융이 조성한 ‘하나비욘드파이낸스펀드’가 지난해부터 외국인 서비스 스타트업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하나은행을 비롯해 하나금융 계열사가 디지털 분야 유망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로 2022년 4월 조성한 것이다.

 

하나비욘드파이낸스펀드는 투자금 회수 등 이익 실현보다 투자를 매개로 그룹사와 협업을 모색하는 성격이 강한 전략적 투자(SI) 펀드다. 외국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물색해 그룹사 서비스에 적용하겠다는 게 그룹의 구상이다.

 

이 행장 역시 그룹 차원의 전략에 발맞춰 외국인 금융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외국인 금융 협력 파트너 발굴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대상 구인구직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와’가 그 주인공인데, 해당 회사는 하나은행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원큐 애자일랩’ 16기 기업이다. 하나은행은 해당 플랫폼에 자사 상품·서비스를 올려 새로운 외국인 고객을 확보할 방침이다.

 

손님 중심 영업문화로 리딩뱅크 청신호

 

하나은행의 올해 최대 목표는 리딩뱅크 타이틀 재탈환이다. 매년 KB국민, 신한, 하나은행은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10년간 성적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2017년, 2019년, 2020년, 2021년 총 4번 리딩뱅크 타이틀을 가져갔고 신한은행이 2015년, 2016년, 2018년, 2024년 총 4번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2022년 2023년 총 2번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리딩뱅크 타이틀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KB국민, 신한은행 간의 경쟁이었으나, 최근 하나은행이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하나은행은 2015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빠르게 수익성을 키우더니 코로나19 이후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리딩뱅크 타이틀을 가져갔다. 이 행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위험 관리’ 역량도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올해 2분기부터 한계기업 비중이 더욱 늘어나면서 기업대출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최근 시중 은행들의 위험가중자산(RWA)가 크게 증가하며 자본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 행장을 추천하며 “현장 경험과 영업 노하우, 실행력을 갖춘 리더로, 수익성과 영업력을 동시에 증명한 인물”이라며 “긍정 에너지를 기반으로 조직 문화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행장의 좌우명에서도 현재의 산적한 과제와 위기를 해결하고, 최종 목표 도달을 견인할 의지가 엿보인다. 그의 좌우명은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산과 물이 가로막아 길을 막아도 길을 만들고 다리를 만들면 얼마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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