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 김현주 가꾸지 않아도 피어나는 꽃들 외로운 이름들이다 숲속 길 걷노라면 소담스러운 미소 절로 걸음이 멈추어진다 살며시 고개 숙여 안부를 물으니 파르르 바람 한 점 눈물이 글썽인다 사색에 무심히 지나치는 날들 비로소 미안해졌다 또 어느 날 우리의 남은 사연 이름 모를 풀씨로 바람결에 날려 환한 미소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시인] 김현주 경남 밀양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누군가 심고 가꾸지 않아도 어느 곳에서든 활짝 피어나는 꽃과 식물을 볼 수 있다. 그 꽃과 식물은 주어진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바람이 불며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뜨거운 빛이 내리쬐면 뜨거운 대로 자연이 순리에 따라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이겨내고 극복했을 때 활짝 꽃이 피거나 열매를 맺기도 한다. 그러기에 그 생명이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고 귀할 것이다. 올 한해도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대처하고 그것을 지혜롭게 해결하여 삶의 꽃이 활짝 피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되는 삶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스스로
쑥버무리 떡 / 강순옥 팝배꽃이 필 무렵 햇살 문지방 넘나드는 고향 집 툇마루에 걸터앉아 따끈따끈한 쑥버무리 먹고 싶다 쫄깃쫄깃한 쑥 개떡 찹쌀가루 부꾸미 화전도 먹고 청명에 파릇파릇한 봄 내음 향긋한 쑥버무리를 먹고 싶다 팝배꽃 소담스럽게 필 때면 동구 밖 소 풀 뜯는 소리 산 아래 아이들 웃음소리 디딜방아 소리가 들린다 절구통에 쌀 방아 쿵더쿵쿵더쿵 쿵쿵 찧어 쑥과 쌀가루 살살 버무려 떡시루 김 모락모락 쪄낸다 우리 엄마는 쑥버무리 소쿠리에 확 부어 식히며 벌떼처럼 달려가 꿀떡 먹던 그때 그 시절 꽃고무신 신고 달콤한 쑥버무리 떡 먹고 싶다. [시인] 강순옥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서울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아름다운 추억은 두고두고 이야기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어린 시절 마음에 담은 이야기는 더욱 그렇다.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고 회상할 수 있는 매개체가 많이 있다는 것은 글 쓰는 사람에게는 아주 큰 자산이라고 본다. 강순옥 시인의 ‘쑥버무리 떡’ 작품 속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 들어있고 어릴 적 정겨웠던 배경이 그림으로 그려져 따뜻함이 느껴진다. [낭송가] 박영
길 / 문방순 산다는 건 통증을 견디는 일이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산다는 것 앞서 살아간 이들의 발자국 따라 정해놓은 수순처럼 그들을 닮아가는 건조하게 파삭거리는 시간들이 아프다 삶이란 게 먹고사는 그저 아주 소소한 일일진대 거부할 수도 없는 생의 언저리에서 안개처럼 모호하게 남겨지는 내 흐린 발자국들도 아프다 그 많은 길들의 범람 속에서도 새로운 길 한번 열어보지 못하고 맹목적인 답습의 행렬 속에서 문득 뒤돌아 멈춰선 이 자리 수없이 명멸하며 상실되는 길들의 살비듬 눈시울 타고 넘는 이른 아침의 이슬처럼 하나둘 사라지는 그 길들은 이제 어디서 또 다른 어떤 길들과 내통하고 있을까 [시인] 문방순 경기 화성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우리에겐 수많은 길이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지고 삶이 변화될 것이다. 계묘년이 시작된 지금 같은 날의 반복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면 가는 길이 또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취도 한 번 돌아보고 지난 나의 삶도 돌아보면서 부정적인 것은 버리고 더 긍정적인 길을 선택해
씨감자 사랑 / 정찬경 네 쪽을 잘라내어도 싹을 틔우는 모성 심장도 내어주며 썩어간다 사랑의 빛 흔적 남기며 어두운 흙 속에서 뽀얀 생명을 잉태하고 종달새 울어 한철 지나면 탐스러운 아가들 얼굴 보라색 꽃대 밀어내며 보릿고개 탈출을 꿈꾼다 [시인] 정찬경 경기 부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癸卯年 새해가 활짝 열렸습니다. 반복되는 삶의 시작이겠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다잡고 올 한해는 모두가 좀 더 좋아지길 바라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 따뜻한 미소를 건네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멋진 날들이 되길 희망하면서 정찬경 시인의 ‘씨감자 사랑’ 시향에 마음 함께합니다. 누군가의 진심 어린 사랑은 행복을 꽃피웁니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 / 기영석 나는 당신을 믿으니까 어떤 잘못이 있어도 나를 믿어준다는 것을 믿어요 내가 당신을 좋아하니까 어떤 일이든 따라주고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내가 어느 날 힘겨워할 때 말없이 보듬어 주었지! 사랑으로 맺어진 인연인 것을요 한때는 길 한복판에서 갈 길을 몰라 갈팡질팡할 때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거 알아요 때론 좋은 일에는 웃었고 나빴던 일엔 울기도 했었는데 세상은 그렇게 사는 것이라 했어요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걸 내가 귀신처럼 당신의 애틋한 마음을 다 압니다. [시인] 기영석 경북 예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대구경북지회 정회원) 대한창작문예대학 졸업 문예창작지도자 자격 취득 [공저] 명인명시 특선 시인선 외 다수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있고 알 수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함께해 온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나를 믿어주고 좋아해 준다는 것은 큰 힘이 되고 또 내 편이 있다는 것이 참 행복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1년을 어떻게 지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또 새롭게 다가오는 2023년에는 웃
흩어진 시간 / 이의자 녹음이 짙어가는 칠월 엊그제만 하여도 연둣빛으로 살랑대던 봄 냄새도 내리쬐던 햇살 속으로 묻혀 꽉 다문 입술처럼 연정은 흘러내리고 묻혀버린 심장 소리는 고요하기만 하다 빈 가슴 두들겨 보지만 소식은 캄캄해 뜨거운 햇살에 녹아 바람으로 변형되었는지 스치는 바람결은 매섭기만 하다 푸른 바다는 무엇이든 수용하듯 온화하기만 하다 폭풍처럼 밀려올 땐 태산 같은 파도로 나를 삼키고 썰물처럼 빠져나갈 땐 잔잔한 모래알까지 쓸어가 버리는 무심한 영혼 다시는 그 자리에 휩쓸려 가지 않으려 일렁이는 파도를 붙잡고 매달렸지만 몰아치는 바람을 누가 막으리오 이미 강화된 퇴적물 고이 흩어진 마음 접어 샘솟는 맑은 수정체로 차근차근 채워 순응하리라. [시인] 이의자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부산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바다는 참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또 내뿜는다.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함께 울어주고, 같이 가슴을 치기도 하며 답답한 마음 파도로 함께 쓸려 보내기도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뜰히 보낸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후회스러운 날들이 많이 있다. 그 후회로 멈추지
새로운 시작을 해처럼 / 김희영 노을이 빛나는 것은 어두움이 곧 시작되고 밤을 지나 새벽에 돋는 해가 찬란하기를 위한 준비입니다 길고 추운 얼음꽃 피는 계절을 지나 둔덕에 파란 잎새 피어오르는 시절이 오기까지 또 수많은 인내와 오래 참음과 환경들이 지나갑니다 좁고 어두운 길을 통과할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 주는 심장에 묻어둔 홀로 존재하는 별 하나 그 별빛을 따라 좁은 길을 통과합니다 아침 햇살은 빛나게 퍼지고 또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을 마주하며 새로운 시작을 여는 햇살과 마주합니다 [시인] 김희영 대한문학세계 시, 수필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이사 대한문인협회 인천지회 정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순우리말 글짓기 대상, 짧은 시 짓기 대상 대한문인협회 한국문학예술인 대상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6회 선정 <저서> 시집“시간 속에 갇힌 여백” [詩 감상] 박영애 시인 2022년이 어느새 저물어가고 있다. 시간의 빠름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올 한해는 또 얼마나 잘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마지막 달력 한 장을 앞두고 신년에 계획했던 것을 다시 들춰보기도 하면서 얼만 남지 않은 올해의 시간을 후회 없이 마무리하고 다가올 2023년을 밝
모닝커피 한 잔 / 박영애 아침 커피 한 잔 속에 세상사 이야기 다 담아있다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 이야기보따리 풀어내고 기분에 따라 커피 향이 달라진다 누군가는 달달하며 부드럽고 누군가는 씁쓸하고 텁텁할 수 있지만 그 한 잔 속에 삶의 희로애락 다 녹아있다 커피 한 모금으로 지난 밤사이 불편했던 마음을 마셔 버리고 또 한 모금으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마신다 진한 커피 한 잔 속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담는다.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어느새 따뜻한 커피가 더 생각나는 겨울이 왔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참으로 행복하다. 커피 한 모금이 때로는 그 어떤 휴식보다 달콤하고,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는 귀한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저마다 커피 취향은 다를 수 있지만, 그 맛과 분위기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 “모닝커피 한 잔” 시향이 따뜻한 온기가 되어 시리고 추운 겨울이 조금은 더 따뜻해지는 12월이 되길 바란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
보릿고개 / 정찬열 삘기 꽃이 하얗다 가슴 시린 보릿고개 봄은 저만큼 가버렸지만 어릴 적 잘도 찾던 한 줌의 삘기 트로트 노래 경쟁 속에 나이 어린 가수가 박수받은 그 노래 “아이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젊은이들은 알까 한 많은 보릿고개를 봄이면 언덕을 헤매며 허기에 뽑아 든 한 주먹 삘기 감 쪼개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고 송기松肌 껍질 벗겨 먹었던 앙금 같은 세월 삘기 뿌리 칡넝쿨에 찔레 순을 꺾어 먹었던 그 시절 한 많은 보릿고개 [시인] 정찬열 광주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수필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 저서 : 1 시집 / 날개 꺾인 삶의 노래 2 시집 / 다시 오지 않는 삶의 구간들 수필 / 짓눌린 발자국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어릴 적 먹었던 삘기, 껌처럼 오래도록 씹어 먹기도 하고 가시에 찔리면서 맛난 순을 먹기 위해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꺾어 먹었던 찔레, 키만큼이나 깊게 파야 나오는 칡뿌리를 들고 질겅질겅 씹던 시간, 돌아보면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도 그리움과 추억으로 가슴에 남는다. 지금은 보릿고개가 없지만, 또 다른 빈곤으로 다가오는 보릿고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아픔이 그 또한 그리움으로 자리할 것
마음속에 핀 꽃 / 김국현 만날 때마다 반달같이 웃으며 반겨주던 아름다운 꽃이 어느 날 떨어지고 없었습니다 그래서 꽃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했습니다. 마음속에 기름진 밭을 일구어 기쁨이란 꽃을 심고 사랑이란 꽃도 심기로 했습니다 어렵고 힘든 날이 와도 인내할 수 있는 꽃을 심어 가꾸다 보니 어느새 여러 모양의 꽃들이 내 마음속에 곱게도 피어났습니다 어느 날 먹구름이 덮어오더니 폭풍이 불어 아름다운 꽃들이 떨어진 후 척박하고 메마른 땅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오래도록 피어 있는 꽃은 없다고 해도 다시 마음속에 꽃나무가 자라 향기로운 꽃이 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 거름도 주고 물도 줘 기름진 땅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시인] 김국현 울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울산지회) 대한창작문예대학 졸업 공저 “詩 길을 가다” 제 8기 대한창작문예대학 졸업 작품집 “명시 가슴에 스미다” 박영애 시낭송 모음 11집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계절에 따라 꽃이 피고 지지만, 마음속에 피어난 꽃은 시들지 않고 더욱 향기로움에 기쁨이 두 배가 된다. 내 마음속에 어떤 꽃의 싹이 트고 또 활짝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