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이만우 비 오는 날은 나뭇가지에 빗물이 소리 없이 흘러 동그랗게 맺혀진다. 좀 더 커지면 뚝뚝 소리 내며 바닥을 두드리면서 땅에 일어나라 재촉한다. 맑고 깨끗한 작은 물방울이 큰 울림을 주며 넓게 퍼지고 작은 파고를 일으키며 사라진다. 물방울이 맺혀있는 동안은 새로운 세상 속으로 가서 그 세상을 만나고 싶다. [시인] 이만우 경기도 수원 거주 2018년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기획국장 2019년 한국문학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20년 특별초대 명인명시 출품 2021년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출품 [시감상] 박영애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문득 하늘을 쳐다본다. 무더위와는 상관없이 청명하고 깨끗한 하늘을 본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만우 시인의 ‘물방울’ 시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지친 누군가에게 목을 축일 수 있고, 잠시 쉼을 줄 수 있는 빗방울이 되어 지친 마음 촉촉하게 젖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삶을 산다면 참 행복할 것이다. 맑고 깨끗한 작은 물방울이 되어 큰 울림을 주고 싶은 날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
한 페이지의 꿈 / 최명오 공간 속에 보이는 내 모습은 어떨까 그려볼 수만 있다면 허공을 맴돌다 흐려진 기억 구름은 기억하려나 하얀 종이 위에 그려진 동그라미 하나 볼 수는 있어도 들어갈 수는 없고 내 안에 모든 꿈 실어 적어볼 수는 있지 않을까 그곳에 들어가면 길이 있지 않을까 안개가 자욱한 그 길일지라도 나는 그곳에 쉼표 하나 찍어서 잠시 쉬어 갈 수는 없는 걸까 혼자 가는 길에 외롭고 힘들어도 언젠가 누군가 에게는 마음의 위로가 되어주는 한 페이지일지라도 공감이 되어 널리 알려져 그들의 꿈이 되어 주길 바라며 그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시인] 최명오 경기 남양주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수필, 소설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정회원 시집 “슬픔도 그리울 때가” [시감상] 박영애 꿈이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나의 꿈이 그 누군가에게 꿈을 줄 수 있고 또 마음의 위로를 준다면 그처럼 보람되고 또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눈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보이는 것으로 인하여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영향력을 미치기도 한다. 좋은 시 한 편 만남으로 힘들고 지친 삶에서 잠시라도 마음의 따뜻한 위로가 되길
봄 여행 / 유영서 봄기운이 완연하다 배낭 하나 걸머지고 길을 나선다 목적지는 없다 그냥 젖어지고 싶어 걷는다 풍경 하나 펼쳐지고 들길 가장자리에 핀 아기 꽃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하늘 끝 구름 속에 걸려 있는 낮달이 졸고 있다 에움길 돌아 바람 분다 그 바람 속에 내가 서 있다 지나간 청춘 무거운 등짐 내려놓고 웃다가 울다가 풍경 속에 머물고 싶다 [시인] 유영서 충북 진천 출생, 인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2018년 5월)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인천지회 정회원 문학 어울림 회원 대한문인협회 2018, 2019, 2020년 금주의 시 선정 대한문인협회 2019년 2월 1주, 5월 3주 좋은 시 선정 수상 2019년 5월 대한문인협회 인천지회 향토문학 글짓기 경연대회 은상 저서 ‘탐하다 시를’(2020) 공저 글꽃 바람(대한문인협회 인천지회 동인 시집,2019), 시 마음으로 읽다(박영애 시낭송 모음 8집,2020) [시감상] 박영애 시원한 바람이 갈증나는 하루다.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성큼 우리 곁에 찾아와 가끔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따라 행복의 미소를 짓게 한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또다시 떠나는 인생 여행 반복적이지만
봄 / 박상현 백설기 닮은 함박눈 속을 푸드덕거리며 날아오르는 꿩처럼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 속에 박힌 햇살이 진달래꽃 봉오리 속에 수줍게 녹아들듯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 어린 송아지 탯줄도 마르기 전에 보리밭 뛰어다닐 때 어미소 새끼 부르는 소리처럼 연둣빛으로 분홍빛으로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 [시인] 박상현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정회원 (서울지회) [시감상] 박영애 코로나19 이후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그중에서 관계가 자유롭지 못하고 소통을 마음껏 나눌 수 없는 것이 참 답답하다. 우리의 삶 속에 박상현 시인의 ‘봄’ 시향처럼 다시금 희망찬 봄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자연의 변화를 마음껏 즐기며 서로 소통하면서 행복을 나누는 기쁨의 봄이 왔으면 좋겠다. 마스크를 벗고 계절 따라 분홍빛, 연둣빛, 초록빛 마음껏 느끼며 삶의 활력소를 찾기 바라면서 오늘이라는 시간에 최선을 다해 본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
꽃처럼 살라 하셨나 / 이도연 반가의 자제로 태어나 글공부는 뒷전으로 사당패 놀이패 장단 소리에 발끝에 먼지 나도록 뛰어가시고 서당 훈장님 눈치 보며 육자배기 장타령에 장구 치고 북 치며 흥타령이 더 좋았던 아버지 아들 이름 석 자에 꽃 세 송이 꼽아 주시며 인생살이 꽃길만 걸으라고 지어 주셨나 오얏이라 이화(李花)이니 자두꽃이요 천도복숭아 도화(桃花)에 취해 고귀하고 순결한 연화(蓮花)라 향기로운 이름 석 자 꽃송이 흐드러지구나! [시인] 이도연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학세계 시, 소설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인천지회 기획국장 인천광역시 객원기자 인천재능대 특임교수, 일학습병행 사외위원 역임 저서: 『시,선 따라 떠나는 사계』 (에세이) 1권 『시와 깨달음』 2권 『겨울로 가는 숲』 동인지: 『글꽃 바람』, 『문학 어울림』 1, 2 『2019특선 시인선』 [시감상] 박영애 ‘꽃처럼 살라 하셨나’ 시 작품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이름을 지을 때나 어떤 대표적인 상징을 담고 있는 이름을 지을 때도 그 이름대로 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의미를 담아 짓는다. 그래서 어떤 행동에 대해 말할 때 이름값을 한다 ‧ 못 한다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선생님 / 주야옥 모두가 잠든 밤 아무에게 침해받지 않는 온전한 나의 시간 유리창을 열어본다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을 간지럼 태운다 오월의 바람 속으로 날아온 그리움을 잡아본다 교실 문이 열린다 회색 양복 웃으실 땐 반달 모양 눈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는 느낌은 무엇일까 어떤 수식어가 붙지 않은 마냥 선생님이 좋았다 수학책을 펼쳐본다 방정식을 풀어본다 풀리지 않는 방정식을 어느 누구보다 수학만큼 잘하고 싶었다 그리고 선생님 앞에서는 빛나고 싶었다 하지만 늘 백 점은 예쁜 친구 몫이었다 그 친구는 뭐든 잘했다 팔방미인 난 나만의 섬에 갇혀 버렸다 그 마음을 아셨을까 선생님은 차별을 하지 않으시고 모두 감싸주셨다 늘 격려해 주고 용기를 주었던 선생님 나에게 선생님은 삶의 나침반이었다 어려운 학생들 등록금 내어주시고 늘 용기를 주셨던 선생님 오월이면 선생님이 그립다 참 스승을 만난 것은 축복이었다 그 사랑 나도 아이들에게 전해본다. [시인] 주야옥 대한문학세계 시.동화 부문 등단 국문학 학사 (사) 창작문학예술인 협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인천지회 기획차장) 참 소중한 당신 명예기자 역임 -수상- 소년문학 동시 신인문학상 2020년 전국대회 짧은 글 대상 향토문학
야인 / 송근주 들에 사는 들풀과 들에 사는 들꽃은 야인이다 들과 하나 되어 들에 사는 들의 풀과 꽃 야인이 되어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야인의 생을 한 해로 보내기도 하고 여러 해를 보내기도 하면서 사는 재미를 붙인다 야인으로 살기에 꽃 피워 씨 날리고 더 멀리 더 멀리 날려 보내려고 바람에 길을 내 달라고 살랑살랑 바람결을 파도타기하고 날아간다. [시인] 송근주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등단 대한문인협회정회원(서울지회) [시감상] 박영애 바람이 강하게 부는 오늘, 야인으로 살아가는 들꽃과 들풀은 바람을 따라 자유롭게 날아 정해지지 않은 어느 곳에서 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면서 살아낼 것이다. 그 삶이 행복일 수 있고 또 고난일 수 있겠지만, 끈기 있는 생명력으로 견딜 것이며 끊임없이 번식할 것이다. 그래서 또 다른 곳에서 흔적을 남기고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웃음을 주기도 한다. 때로는 지쳐있는 우리의 삶 속에서 이름 모를 들꽃과 들풀을 보면서 그 어떤 것보다 많은 용기를 얻을 때가 있기도 하다. 조건 없이 행복을 전하는 그 씨앗이 강한 바람과 함께 멀리멀리 날아간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
어버이날 / 윤인성 눈에 밟힌 고향 집 뜰 앞에 짙은 보랏빛 제비꽃이 담벼락 한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소녀처럼 수줍게 피고 있습니다 샛노랗게 터트린 개나리 향기가 지천에 한들한들 흩날릴 때 참새 떼는 여기저기 쏘다니며 봄꽃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양지바른 아버지 산소에 인정 많던 새빨간 할미꽃이 놀러 와 “영감 잘 계셨소?” 인사하는데 꽃술에서 슬픈 이슬이 방울방울 맺혀있습니다 고향 내려온 흰나비 한 쌍이 나풀나풀 손잡고 다가서서 카네이션 바구니를 묘지에 놓아 드리며 어버이날 두 분께 큰절로 인사 올립니다. [시인] 윤인성 경북 영양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대구경북지회) [시감상] 박영애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그런 만큼 다른 달 보다 서로 챙겨야 할 기념일도 많고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할 시간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5월을 맞이해 윤인성 시인의 ‘어버이날’ 시 한 편을 소개해 봅니다. 살아계실 때는 잘 모르다가 돌아가시면 왜 모든 것이 후회스럽고 못 한 것만 생각나는지 가슴이 미어지고 슬퍼집니다. 살아생전 좀 더 잘해드렸다면 하는 아쉬움과 표현하지 못한 마음이 더 깊은 그리움으로 자리합니다. 이제
첫사랑 / 전경자 아련하게 떠오르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 그리움에 찾은 바닷가 나 대신 소리 내어 울어주는 갈매기 내 마음을 아는지 소리친다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밭에 묻어둔 너와의 사랑 가슴에서 파도칠 때 인적 없는 백사장 등대 아래 둘이서 걷던 바닷가에 잃어버린 너를 찾는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 조각난 너의 그림자 눈물짓고 있다 [시인] 전경자 경기 의정부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경기지회) [시감상] 박영애 무엇인가를 처음 접하고 시작한다는 것은 기대와 설렘, 동시에 두려움과 익숙하지 않은 탓에 모든 것이 서툰 시간이기도 하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처음이라는 것은 어색하지만, 참 소중하고 가슴 깊이 남아 있는 흔적이 된다. 그 흔적이 행복일 수 있고 생채기 난 아픔일 수 있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이 된다. ‘첫사랑’ 생각만 해도 가슴 아련해진다. 그 사랑 살포시 묻어두었기에 가끔 꺼내 보면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해 본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
초록의 봄 / 황다연 지름길은 없다 하여 에움길 돌아 돌아가는 길 흔들리는 마음 위에 다짐의 꽃씨 싹을 보고도 불현듯 서럽게 우는 바람의 매운맛에 거친 호흡 뒤처지는 느린 속도 타협점을 찾지만 어림없는 일이다 걷다 뛰다 가다 보면 언젠가는 닿을 길 속도가 뭐라고 한자락 마음 깃에 접어둔 사랑 허기져 배고플 때 요기로 힘내니 망설임 없이 다가와 불 밝힌 확신이란 그 단어 어느 사이 앞장서서 안내자 되고 주춤하던 발걸음은 다시 용기백배 희망의 빛 어깨너머 웃자라 키만 큰 줄 알았던 꿈의 씨앗 허비한 세월 아니라며 초록으로 일어서는 봄이란다 [시인] 황다연 경남 창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남지회) [시감상] 박영애 초록의 봄이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지 안다. 그 고통만큼 새록새록 올라오는 새싹과 초록의 향연 그리고 활짝 피는 봄꽃이 안겨주는 행복이 무엇보다 크다. 우리의 삶 또한 저마다 다른 속도로 살아가고 방법이 다를 수 있지만, 추구하는 행복과 마지막으로 가야 할 곳은 모두가 안다. 가끔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와 불신 속에서 상처 입을 때도 있지만, 그 길이 바른길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