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 (일)

  • 맑음동두천 -2.1℃
  • 맑음강릉 1.3℃
  • 맑음서울 0.3℃
  • 구름많음대전 1.9℃
  • 맑음대구 3.0℃
  • 맑음울산 2.4℃
  • 구름많음광주 2.5℃
  • 맑음부산 4.2℃
  • 흐림고창 2.9℃
  • 제주 8.8℃
  • 맑음강화 1.1℃
  • 구름조금보은 1.1℃
  • 구름많음금산 2.0℃
  • 구름많음강진군 4.6℃
  • 맑음경주시 2.3℃
  • 구름조금거제 4.5℃
기상청 제공

문화

[詩가 있는 아침] 가지치기

 

 

가지치기 / 정상화

 

감나무 가지 잡고

갈등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튼실한 꽃눈 남기고 잘라버린다

 

좀 전까지 한 몸이

선택되지 못한 체 짤려진 아픔 되어

툭 떨어진다

품었던 꿈과 함께

 

피어서 추한 꽃의 설움보다

피지 않음이 다행이고

억지로 피어지는 고통보다

스스로 피어짐이 아름다운 것을

 

죽을 때까지 끊을 수 없는

연의 끈 자른 농심의 가슴엔

동행할 수 없는 이별의

눈물 흐른다

 

떨어져 썩은 네 육신 부활할 때쯤

탐스런 감 탱글거리겠지

어차피 세상은

적자생존인 것을

 

 

[시인] 정상화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울산지회 지회장

 

<저 서>

-제1시집 "스스로 피어짐이 아름다운 것을"

-제2시집 "산다는 것은 한 편의 詩"

-제3시집 "그러하더라도 사랑해야지"

-제4시집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는 것은"

-제5시집 "곱게 물들었으면"

 

 

[시감상] 박영애

정상화 시인의 ‘가지치기’ 시를 보면서 농부 시인의 마음이 가슴 깊게 잘 전달된다. 씨앗을 심고, 또 새싹이 나와 커가는 것을 보면서 때로는 정성 들여 가꾸어 놓은 농작물을 선택해서 버려야 할 때가 있다. 그 버림은 더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가끔은 아픔도 있고 후회도 있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선택을 잘해야 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다 보면 어느 한순간 무엇인가 선택해야 할 시점에 서 있을 수 있다. 그 선택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밑거름이 되길 바라면서 ‘가지치기’ 시향에 마음 적셔본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2014~2020)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