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1 (금)

  • 흐림강릉 29.4℃
기상청 제공

문화

[詩가 있는 아침] 그늘에도 두께가 있다

 

그늘에도 두께가 있다 / 김태윤

 

여름 빛살이 희디흰 날

산을 걷다 보면

유독 더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다

 

그 곁의 나무와

별반 다를 게 없는데도 그렇다

가만, 가만 생각하니

그늘에도 두께가 있다

 

수십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

저 나무는 이가 빠지고

한쪽 가슴이 금이 가고

이 나무는 모진 풍파로

눈이 멀었고 머리카락이 더러 말라졌다

 

그 흔한 상처 하나 없는

얇은 그늘보다

해를 거듭하며

비바람 눈 서리를 버텨낸 두꺼운 그늘이

이 사이로, 금 간 가슴 골짜기로

눈이 차갑고 모공이 서늘하도록

시원한 바람이 스며든다

 

사람 사는 것이

저 나무와 다르랴

똑같이 보이는 그늘이지만

그늘에도 두께가 있다.

 

 

[시인] 김태윤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대구경북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무더운 여름에 나무 그늘은 많은 행복감을 안겨 준다. 더위를 피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 오고 가는 정감 속에 인생을 나누고 마음을 나눈다. 그 그늘을 만들기까지 나무는 많은 시간을 견디고 모진 풍파 세월을 이겨냈을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도 함께 들었을 것이다. 그 일이 기쁜 일이든지, 슬픈 일이든지 어떤 이야기든 들어주기만 하고 소문내지 않았다. 세월의 무게만큼 몸통은 여기저기 상처가 나고 비뚤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휘어지기도 했지만,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그늘은 더욱더 넓고 깊어졌다. 시적 화자는 그 부분을 세밀하게 잘 관찰하여 그늘에도 두께가 있다는 것을 잘 표현했다. 누군가에게 넉넉한 그늘이 되어 쉬게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격동과 혼동을 이기는, 통통정정기기직직학학(統統政政企企職職學學)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작년 12월에 느닷없이 터진 비상계엄, 그리고 탄핵, 대선, 그에 따라 벌어진 국민 간의 분열과 혼란은 그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을 격동의 아수라장으로 내몰리게 했다. 이 여파로 경제는 곤두박질, 어려워진 민생과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모든 국민들의 마음 속은 불안과 두려움으로 새까맣게 타고 들었다. 누구를 만나던 정치 얘기 끄집어내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가족 간에도 정치 얘기로 언쟁이 높아지고 사람들 간의 교류가 화기애애보다는 앙앙불락의 분위기가 드세다. 드디어 새로운 정치권력을 선택하기 위한 대선의 여정이 바야흐로 끝나 엄정한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새정부가 들어섰다. 새정부의 과제는 무엇일까? 독립투사인 김구 선생은 평소 얘기한 나의 소원으로 첫째 독립, 둘째도 독립, 셋째도 완전한 독립이라 천명했다. 이 시국에 우리 국민들의 소원도 첫째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안정된 민생이라 천명하고 싶을 정도로 국민들 개개인의 생활안전과 소득이 대내외적의 변수로 인해 앞날을 가름하길 힘들 정도로 암울하다. 온갖 학자와 정치가들이 짖어대는 경제회복의 전략을 보면 하늘의 뜬구름 잡는 미사여구의 입방아에 불과하다. 필자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