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소풍 가던 날 / 서석노 들마다 산마다 초록 향연 펼치고 꽃향기와 흙 내음 스미는 봄날 부드럽게 스치는 바람에 등 떠밀려 하늘하늘 날아 지친 세상만사 다 버리고 정다운 미소와 그리움 남긴 채 하늘 꽃밭으로 떠나시는 길 긴 세월 기억은 다 접어두고 소쩍새 울던 숲 맑은 하늘 건너 고요와 평안의 집으로 소풍 가셨다 나의 엄마여서 감사하고 한없이 주신 사랑과 희생을 고이 새겨 가슴 한구석에 묻어 두고 새삼 그리워 먹먹한 가슴 한없이 보고 싶습니다 [시인] 서석노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서울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아프다. 그래도 그 아픔 속에서 떠나는 이가 좀 더 편안하게 삶을 마감하길 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고단했던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면서 이 세상 뒤로하고 편안하게 가셨길 바라면서 다시 볼 수 없는 이별의 아픔을 시적 화자는 소풍으로 나들이한 것처럼 표현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슬픈 마음을 위로 한다. 그 보고 싶은 마음이야 시간이 갈수록 더하겠지만, 흐르는 세월 따라 그리워하면서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또 살아있는 자의 몫이다. [
붉은 작약꽃 / 이원희 작약의 붉은 꽃봉오리에서 고(苦)를 봅니다 붉은색의 깊이가 깊을수록 고(苦)의 속도 깊어집니다 붉게 찢어지는 파열음 꽃잎이 하늘을 향해 벌어집니다 꽃의 향기는 노란빛 수술 위로 비가(悲歌)가 되어 피어오르고 지나가는 미풍에 실려 벌과 나비를 불러들입니다 사랑의 열정은 즐거운 고통 두 주먹 불끈 쥐고 어머니의 자궁을 통해 쿨럭 생산된 붉은빛 작약 꽃봉오리 아래의 푸른 잎은 핏빛을 감쌉니다 [시인] 이원희 경남 양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붉은 작약꽃을 바라보면서 한 생명이 탄생하는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 그리고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의 고통과 희생 또한 희열과 깊은 사랑을 이원희 시인의 시각으로 표현한 ‘붉은 작약꽃’ 작품을 감상해 본다. 누군가의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참 놀랍고 신기하다. 그러면서 좋은 엄마가 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럼에도 엄마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감사와 행복이 크다. 오늘도 어디선가 생명이 피어날 것이다. 그 생명이 멋지게 아름답게 잘 자라길 기원한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
붉은 가을 앞에서 / 조한직 붉은빛 앞세워 낮은 자세로 어둠을 베고 누웠던 태양이 사박사박 이슬을 밟으며 아침을 걸어온다 아린 가슴을 움켜쥔 채 미련에 떨고 있는 붉은 잎 찬란했던 푸른 날들 더 없이 살려낸 한 줌 햇살에도 붉은빛 찬연하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떨어지는 잎을 바라보는 마음 애잔함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잎이 지듯 지면 그만이라 언제나 슬픈 건 인생이니 살아서 붉은 잎보다 진한 참사랑을 하자 아! 인생아 네 앞에 지금 찬연한 가을이란다 한 생 꽃피운 날들 찬란하게 불사르자 붉게 붉게 더 붉은 빛으로. [시인] 조한직 대전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 제 1시집 <별의 향기>, 제 2시집 <고독 위에 핀 꽃>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붉게 물드는 나뭇잎을 바라보면서 나의 삶은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잠시 돌아본다. 참으로 화려했던 시절, 꿈 많고 열정이 넘쳤던 시간 뒤로하고 이제는 하나둘 물들어 가는 나뭇잎이 되어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도 떨어지는 계절 앞에 와 있다. 그럼에도 마음은 청춘이고 지치지 않은 시적 화자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화사하고 밝게 빛나는 가을처럼 나의 삶을 뜨겁게
하늘의 기둥 / 윤만주 하늘의 기둥으로 웅장한 태산의 고요 무너지지 않는 그리움은 가을색 취기에 빛 내림이 뜨겁다. 구름이 밟고 가는 징검다리 산마루의 디딤돌은 대머리의 억새꽃 은빛 가발 다채롭다. [시인] 윤만주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서울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겨울 문턱에 와 있는 자연을 본다. 윤만주 시인의 ‘하늘의 기둥’ 작품을 감상하면서 돌고 도는 시간 속에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채색해 가고 있는지 생각에 젖는 오늘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억 저편에 화가 / 최하정 축 처진 어깨 등에 메고 늦은 귀가하는 아랫방 노총각 물 말은 국수를 허기진 뱃속으로 순식간에 감춘다 툇마루에 걸쳐진 단물 빠진 옷가지들 계절이 바뀌어도 색 바랜 옷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장대비 쏟아지는 날이면 슬레이트 지붕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빗물 따라 그의 한숨이 더욱 깊게 흐른다 그 시절 돌아보면 내 삶의 틈새로 먹먹한 애환이 밀려와 펜 끝에 눈물방울 맺힌다. [시인] 최하정 천안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대전충청 지회) 대한창작문예대학 졸업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기억 저편에 화가’ 작품을 보면 가난이라는 의미를 담아 시적 화자의 시각으로 잘 묘사되어 나타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화가를 회상하면서 시적 화자의 힘들었던 삶을 돌아보며 현재의 삶에서 지나온 시간을 詩로 풀어내며 위로 받고 있다. 그 펜 끝에서 나오는 시심이 이 가을 아름답게 물들이길 바라면서 시향에 젖어본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그대의 미소 / 김국현 깊은 적막 흐르는 검게 물든 한 밤 그대가 준 꽃다발 그 향기에 취해 더듬어 보니 세모, 네모, 동그란 모양으로 흘러내렸습니다 주섬주섬 가슴에 담았더니 그리움 담은 별이 되어 반짝 거리며 밀려와 이것을 갈매기 노래 파도 부딪치는 바닷가 모래밭 시냇물 흐르는 계곡의 새소리 나는 숲속 출렁이는 갈대밭 사이를 붙이다 보니 그대의 얼굴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인] 김국현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곳곳에 나뭇잎이 울긋불긋 조화를 이루어 햇살에 비친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그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저마다의 고충이 있겠지만, 보는 이의 눈은 즐겁고 마음이 설레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환하게 웃는 사랑하는 이의 미소는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답고 생기 있으며 향기가 난다. 그 향기에 취해 어느 곳을 보아도 그녀의 흔적이 느껴지고, 그녀의 얼굴로 보이는 시를 감상하면서 마음이 더욱 풍성해지는 날이다. 그 사랑이 이 가을 고운 시향으로 아름답게 스미길 바란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
사랑 하나면 충분하리 / 정기성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사랑 하나면 충분하리. 사랑은 나를 낮추고 너를 높이는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겸손이 네 머리보다 낮아질 때 사랑은 시작되고 섬김이 네 허리보다 낮아질 때 사랑은 익어가고 더 낮출 수 없어 서로가 서로의 발등에 머물 때 사랑은 완성되리. 내가 작아질수록 마주 보는 이의 눈빛은 선해지고 나를 버릴수록 믿음은 깊어지리. 스스로 낮아짐은 서로가 높아져 존귀함으로 가는 머릿돌이라. 사랑하는 사람아 마음에 응어리져 화석 된 부모의 모습을 보아라. 내가 너보다 높아지고자 할 때 다툼이 시작되고 서로가 낮아질수록 끊이지 않던 웃음이 아니더냐. 서로의 가슴에 거울을 걸고 겸손으로 언어의 키를 낮추고 섬김으로 행동의 키를 높이자. 그리하여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사랑 하나면 충분하리. [시인] 정기성 전남 무안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정기성 시인의 작품 “사랑 하나면 충분하리” 본문 중에서 ‘내가 네가 되고 / 네가 내가 되는 / 사랑 하나면 충분하리.’ 표현하듯이 그 사랑을 가지고 함께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사랑의 그림자 / 염규식 사랑은 그리울 때가 더 아름답다고 하지만 그리울 때가 더 가슴 저미게 합니다 어떤 이유와 사연이 그리 많았는지 별빛 뿌리는 초연한 밤이면 추억의 공원을 거닐게 됩니다 쓸데없는 애착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대 사랑은 과거형이 되어 버렸는데 나의 사랑은 아직도 진행형이 되어 지나간 시간을 맴돌게 합니다 망각은 아름다운 축복이라고 했지만 아직 지워지지 않는 연민 속에서 늘 그리운 모습은 그림자처럼 같이하며 이만큼이나 지나온 후에도 가슴 저미게 합니다 언제쯤 사랑의 그림자를 떨쳐버릴 수 있을지 가슴속에 자리한 그리움의 샘물은 퍼내고 퍼내어도 줄어들질 않으니 흘러넘치는 감성으로 그리움만 넘치는 밤입니다. [시인] 염규식 부산 거주 한울무낙 시 부문 등단, 대한문학세계 수필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시집 “사랑을 시를 만들고”, “사랑을 시를 만들고” 수필집 “끝나지 않은 인생길”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면서 겪는 아픔과 고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이 되기도 하고 아픈 상처가 되어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그 그리움과 흔적이 지나가는 바람이 되어 다른
時 호수를 깨우다 / 정형근 구름처럼 떠도는 것을 삼켜 버리고 낮달이 뜨면 안개 속으로 눈을 감고 만삭(滿朔)의 어미가 되어 모든 것을 품어 안는다 그리곤 수풀 한복판에 술렁이며 서성이다 맘속에 있는 풍경을 슬그머니 가져다 놓고 길손을 불러 세운다 아름다운 것 그리운 것을 녹여 삼키고 남겨진 아름다움에 놀라 소리치는 호수 고독한 맑음에 나도 몰래 물소리 흩어지고 부딪히는 어둠 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건 빛과 색채가 녹아 엉키다 못해 식은 너의 향기 바람에 금이 가고 틈새에 낀 봄의 유혹이 꽃구름 타고 내려와 그린 수채화의 반영 산책로 따라 걸음 재촉하는 발자국 따라 봄바람 남실남실 불어오는 사월이면 비릿한 물 향기 쫓아 피어나는 웃음꽃 빨간 지문이 남긴 시화전, 문향이 뜨겁습니다. [시인] 정형근 인천 거주 현대시선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인천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누렇게 익어가는 벼와 길가에 활짝 핀 코스모스가 가을의 풍성함을 더해준다. 깊어져가는 이 가을 정형근 시인의 ‘時 호수를 깨우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곳곳에 시인들의 시향이 곱게 물들어 가기를 시인의 한 사람으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 한 편을
주막 앞의 초상화 /김정윤 깊어져 갈수록 출렁이는 도시의 밤 골목길 외진 곳에도 어둠을 적시는 네온 빛 구슬비가 내립니다 가난의 은신처인 초라한 주막 처마 밑에 회색 도리구찌를 눌러쓰고 지그시 눈을 감고 졸고 있는 노파 얇은 외투 위로 무겁게 내려앉은 뿌리 깊은 고독 거친 숨을 쉴 때마다 흐느끼듯 흔들리는 작은 어깨 위로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어머니! 얼마나 외로우셨기에 이처럼 많이 취하셨나요? 고단했던 삶 전부를 자식 위해 던지시느라 문신처럼 새겨진 골 깊은 주름 손가락 마디마디 옹이처럼 박인 굳은살이 이제는 술잔을 들기에도 무디어 가는 감각 한 자락 흘러내린 흰 머리카락에서 마지막 소리 없는 고통으로 떨어지는 빗물 이 세상 어머니의 살아있는 초상화를 바라봅니다. [시인] 김정윤 대한문학세계시 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 시집 “감자꽃 피는 오월”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어릴 적 크게만 보였던 어머니! 세월이 흘러 어느 순간 바라볼 때 너무 왜소해 보이고 작게 보이던 어머니 모습이 눈에 선해집니다. 세상 어머니가 그러하듯이 모든 것을 쏟아부어 가족을 위해 삶을 내어주신 어머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