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가 수다다 / 홍재향 헛가게의 빈자리가 들썩인다. 그동안에 색다른 구색으로 나타나 쓰잘머리 없이 심오한 틈새만 알뜰히 비집으며 시작한다. 혼자만의 생각으론 이어가지 못하면서 그렇다고 아무렇게 천박하게 굴지도 못하면서 세상 온갖 눙칠 말로 서로의 굴레를 곱씹는다. 오늘에 사는 후련해진 기분으로 내일에 있을 생각을 다듬고서야 말끔히 일어나 심오한 틈새로 빠져나간다. [시인] 홍재향 경북 청도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삼삼오오 모여 수다 떨기에 좋은 날이다. 그 마음 고스란히 담긴 홍재향 시인의 ‘수다가 수다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대신 위로받는다. 어떤 목적보다 서로 만나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같이 공감하면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수다를 통해서 묵혀두었던 속내를 속 시원히 털어내고 또 그 수다가 부정적인 것보다는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긍정의 효과를 가지고 행복이 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수다는 수다이다. 비가 오는 오늘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며 추억 보따리 풀어내고 싶은 날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
그리움의 뜨락 / 문장우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나 홀로 연필을 쥐고 그리움 그리고자 하얀 백지를 깔아놓고 추억에 잠긴다 고운 임 그리운 사랑에 마음은 춤을 춘다 침묵 속에 별이 되고파 가만히 눈을 감으니 애간장 녹아드는 살풀이 구음이라 하얀 백지에 가슴 가득 그리움으로 춤을 그린다. [시인] 문장우 대구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대구경북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그리움의 뜨락’ 작품을 감상하고 있으면 하얀 백지를 펼쳐놓고 지나온 시간을 회상하며 추억을 풀어 놓은 시적 화자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그 안에서 보고 싶은 사람도, 행복하고 아팠던 사랑도 모두 그리움이 되어 이제는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삶을 엿볼 수 있다. 비가 내리는 오늘 문장우 시인의 시향이 가슴으로 더 깊게 스며든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
부르다 / 주야옥 한 알의 작은 씨앗이 어두운 땅속을 밀어 올리는 것은 따스한 햇살이 불렀기 때문이다 여리고 여린 봄꽃이 깜깜하고 깊은 밤 홀로 별빛을 보며 꽃망울을 터뜨린 것은 비를 불렀기 때문이다 내가 아픔 속에서 너를 흔들어 깨우면서 부른 것은 내가 봄이 되어서 너에게 가고 싶기 때문이다. [시인] 주야옥 인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동화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인천지회 사무국장) 저서 : 동화 <꿈꾸는 화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봄은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부르고 행복을 부른다. 그 부름과 함께 삶이 좀 더 여유롭고 넉넉해지길 바라는 오늘이다. 주야옥 시인의 ‘부르다’ 맑고 깨끗한 고운 시향과 더불어 내가 봄이 되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따뜻한 햇살로 온화한 미소로 다가가고 싶은 봄날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그리움에 저무는 하루 / 박외도 오늘도 저무는 하루였다 그리움에 지쳐버린 외로운 하루 내 인생도 저물어 가는데 갯바위에 부딪히는 물보라 속에 홀로 나는 갈매기 한 마리 아직 한 마리의 고기를 더 잡아야 한다 온종일 갯바위에서 한 마리의 고기를 잡기 위해서 지친 날개를 열심히 퍼덕였다 날개에 힘도 빠지고 다리도 후들거리니 파도 소리에 밀려오는 슬픔 그리움에 저미는 가슴이었다 저 멀리에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 배고파 울부짖는 새끼들의 울음소리 이제는 돌아가야 하는데 후드득 떨어지는 깃을 털고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하늘을 날았다 입에는 한 마리의 물고기가 물려있었다. [시인] 박외도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부산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주어진 시간은 같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시간이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부모가 되어 책임을 지고 어떠한 사고를 하고 어떤 마음으로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자녀를 돌보고 가정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천차만별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박외도 시인의 “그리움에 저무는 하루” 작품을 보면
봄과 함께 춤을 / 경규민 기세가 하늘을 찌르더니 세월 앞엔 묘수가 없나 보다. 원성(怨聲)이 무성한데도 양수까지 마련하고는 기어이 봄을 잉태하고야 마는 네 심성과 뚝심엔 오히려 두말없이 손뼉 칠 일이다 검은 토끼가 지혜와 풍요를 잔뜩 안고 찾아온 것도 희망의 서막이요 지루하고 답답하던 마스크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징검다리 되어 준 2월도 아무 탈 없었으니 이들 또한 길조(吉兆) 아니겠나. 오랜 진통 끝에 옥동자를 생산하듯 우리가 기다리는 봄은 분명, 모두가 흠모(欽慕)해야 할 장한 모습으로 서서히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으리라 몸도 마음도, 주위까지도 정결히 하고 그리던 임처럼 기꺼이 맞이하련다. 멀고도 험한 길 마다치 않고 찾아와선 숨 고르며 마침내, 곱게 수채화 그려 내면 새소리 물소리 벌 나비들 어우러져 대대적으로 향연을 펼칠 테지 함께 신나게 춤을 추어야겠다 이 봄엔, 덩실덩실 춤을 [시인] 경규민 경기도 고양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제1시집 <작은소리>, 제2시집 <아름다운 유혹>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생명을 태동하는 봄, 그 봄과 함께 지쳐있던 우
문학소녀로 핀 설화에게 / 민만규 설화야 너 참으로 예쁜데 말이야 어둠 속 긴 고통의 터널에서 하얀 눈밭을 헤집고 노란 꽃잎을 눈물로 피워내는 외로운 너의 작은 몸부림에 꽃잎마다 자기 자신을 유폐시키는 아픔과 고독의 슬픔이 묻어 있어 숲속 어둠에 매몰되어 밝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편협된 사유에 갇혀 어둡고 난해한 시어들을 울분으로 토해내는 네가 너무 가엽고 처연해 하지만 말이야 설화야! 마음의 빗장을 풀고 밝은 세상도 한번 살아봐 따사로운 봄날 봄 햇살이 너를 부르거든 머뭇거리지 말고 숲속 어둠에서 얼른 뛰쳐나와 봐! 밝고 넓은 세상이 널 기다리고 있어! [시인] 민만규 대구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대구 경북지회 사무국장 저서 : 시집 <메타에 핀 글꽃>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눈 속에서 방긋 미소 짓는 복수초, 눈색이꽃, 얼음새꽃이라 부르기도하고 눈 속에 피는 연꽃과 같다고도 하여 설연화(雪蓮花)라고 부르기도 한다. 봄을 먼저 알리는 전령사이면서 눈 속에 피어 보기 힘들기도 한 꽃이다. 시인은 복수초에 생명을 불어넣어 의인화함으로써 인격체로 대하며, 추운 겨울을 이겨
행복의 길 / 최윤서 계곡을 타고 흐른 어미의 젖줄이런가 백 년의 길 천천히 걸어가 보자 흙과 나무 산새들의 노래는 잠든 오감을 청아하게 깨워 주고 총총 그네 삼아 뛰는 다람쥐의 장난스런 눈망울에 살며시 올라가는 입꼬리 넓은 바위에 앉아 시 한 구절 읊조리며 자연이 주는 선물에 만족하는 삶이 환희롭다 이런 삶 이런 행복을 무엇에다 비할까? [시인] 최윤서 경남 김해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남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이다. 큰 것에서 찾지 않고 일상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으로도 그 무엇보다 행복임을 안다.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봄을 만끽하며, 계절의 변화를 보고 느끼면서 기뻐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이다. 자연이 준 행복의 선물과 함께 시향 속에 빠지는 이 순간이 참 좋은 날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
겨울 이팝나무 / 황다연 계절의 끝까지에 매달려 있는 상념의 그림자가 앗아간 시간 속에 갇혀 있다 혹한의 칼바람이 춤추는 가운데 뒤엉킨 생각들이 묘안을 짠다 된바람 눈바람도 끄떡없이 붉게 채도를 높이는 위풍당당한 남천을 바라보며 비장한 각오로 봄을 그린다 쓰라린 고통 뒤에 따라오는 편안한 안식이 더 따뜻할 거라 믿으며 울긋불긋 남천의 다홍빛 치마와 겨울을 품어 안은 산호알 따위는 별것 아니라는 듯 파란 하늘과 푸르른 초원을 그리며 연초록 잎 사이 하얀 고봉밥을 퍼 담으리라 생각한다 겨울 이팝나무 시린 손끝에 벌써 봄이 들려있다 [시인] 황다연 경남 창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경남지회 저서 : 시집 “때로는 아픔마저 사랑이었다”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겨울옷을 벗고 봄꽃이 활짝 인사를 한다. 어느 사이 저렇게 꽃이 피었는지 정말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 추위를 견디고 살포시 미소 짓는 매화꽃, 하얀 목련꽃, 노란 개나리꽃, 연분홍 진달래꽃이 지난 해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때 묻은 모든 것을 털어 버릴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길 이 봄에 희망한다. 겨울을 이겨내고 활짝 핀 봄꽃이 더욱 사랑스럽고 예쁘다. 이제 곧
남자의 일생 / 김연식 인생 별것인가 잡초같이 살다 잡초같이 사라지는 소멸의 연속 사랑이 찾아오면 뜨겁게 사랑하고 타오르는 장작처럼 훨훨 타오르다 바람 불면 날아가는 재 되더라도 후회 없이 사랑하는 거지 가족에 대한 부담과 미안한 마음 끝없음에 의지는 무너져도 하고 싶은 일 포기 하며 시곗바늘처럼 앞만 보며 달린다 남자라서 울지 못하지만 비 오는 날에 비 맞으며 걸어가 어깨 들썩 말고 눈물만 흘리고 비 멈추면 또다시 피에로가 된다 소멸 전까지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면 가족이 희망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여 하늘 보며 참고 멍에 쓴 황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간다. [시인] 김연식 강원도 영월 출생 인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인천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여자의 일생은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남자의 일생은 상대적으로 많이 듣지 못했던 것 같다. 김연식 시인의 ‘남자의 일생’ 시를 감상하면서 여자와 또 다른 책임감과 무게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한 번 왔다 가는 세상 여자든, 남자든 모두가 마음껏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다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햇살이 따듯하게 내리쬐
깜박깜박 / 김정화 예전에 태연했던 모습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팡이에 기대어 두리번두리번 굽어진 할미꽃 빵빵 울려대는 경적에 허둥지둥 허겁지겁 살아 온 인생처럼 버스에 탑승해선 아이고 가방 두고 왔네 깜박깜박 신호등 같은 기억 안절부절 끝에 한마디 여기 있네 안도의 미소 가실 틈 없이 코미디언 대사도 아닌데 깔깔 웃어대는 탑승자들 화사한 봄날을 기약하며 살아 온 날에 남은 건 지우개 같은 머릿속 가볍게 빈 웃음 보내고 무작정 달려온 세월처럼 깜박이는 신호등을 향해 달린다. [시인] 김정화 인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인천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늘 마음은 청춘인 것 같은데 지나온 세월만큼 모든 것이 퇴색 되어 감을 뼈저리게 느낀다. 3월하면 무엇인가 꿈틀거리면서 설레는 마음과 더불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또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산만함과 더불어 분주함도 느끼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설레는 3월이 좋다. 기억력을 자랑하던 시간도 있었는데 허무하게 언제 그랬냐는 듯 자꾸 깜박거리는 모습이 서툴고 어색하지만, 그 또한 세월과 함께 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안다. 깜빡거리